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세요 -_-

스타크래프트에서 과도한 세리머니를 금지하겠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대개 반대의 입장인데 일단 저는 최진실법마냥 과도한 짓만 아니라면 괜찮다고 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가 지금껏 뜨는 데 엄재경의 역할을 빼놓기는 힘듭니다. 마치 WWE의 빈스 맥마흔처럼 최고의 프로모터 역할을 해냈죠. 그 프로모터 역할도 거의 WWE를 본받아 선수들마다 별명을 붙이고 스토리를 만들었고요. 하지만 정말로 스타크래프트가 비상한 것은 엄재경의 품을 떠난 후부터입니다. 그 때부터는 선수들과 팬이 주도했죠. 팬들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발굴해 냈고 이가 자연히 스토리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 팬덕후들에 호응하듯 선수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팬들에게 선보였고 이 중심에 세리모니가 있었죠.

문제는 이게 좀 과해졌습니다. 자기 팬들을 즐겁게 하는 정도를 넘어 상대 팬들의 눈을 찌푸리게 할 정도라면 문제가 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스포츠도 결국 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하고요. 더군다나 할아버지 할머니도 보는 프로야구와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팬이 10대 중심입니다. 20대 중반만 되도 올드 팬 소리를 들을 정도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방송에서 '좆밥' 이런 소리를 하면 쓰겠냐...

미국 NBA에도 유사 케이스가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기석에 앉은 NBA 선수들의 복장은 자유였습니다. 그런데 2005-06 시즌 이후 정장이 필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기존 팬은 불만이 많았지만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농구가 신체능력에 무지 의존하는 스포츠이다보니 선수들이 대개 흑인인데 그러다보니 많은 흑인 애들이 이들을 우상으로 삼거든요. 그런데 너무 자유분방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에 조금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주류에서 밀려난 흑인이니 단순히 볼 문제만은 아니죠. 결국 세상은 힙합퍼보다 오바마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의 세리모니도 너무 과한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WWE와는 다른 게 이건 애초에 쇼이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스포츠입니다. 이기고 나서 상대방 도발하는 것은 제가 봐도 좀 심하고 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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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손윤님이 스포츠가 할 수 있는 사회 공헌 (, )을 다루어 주셨습니다. 한국에 이 정도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제가 바라보는 한국 스포츠는 적극적 사회 공헌 이전에 소극적 사회 의식마저도 너무 부족합니다. 굳이 스포츠가 사회에 돈 내며 기여하지 않아도 최소한 올바른 의식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다는 거에요.

5.18이 겨우 반도체의 날로 둔갑하는 정치의식 부재는 애교입니다.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게임을 도박 대상으로 여기는 행위에 대해 겨우 20여게임 출장 정지의 가벼운 징계를 내렸는데 이는 리그가 스스로를 얼마나 낮게 보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미국이었으면 바로 영구제명감이니까요. 예전 특수강간죄를 저지른 윤승균 선수도 아무렇지도 않게 복귀합니다. 심판에 대한 항의는 왜 이리도 많은지요? 이래서야 스포츠를 도무지 존중하기가 힘듭니다. 그냥 심심풀이 땅콩 먹기에 불과하게 되어 버리죠.

때문에 저는 이번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스포츠는 게임이기에 앞서 그것은 사회 안에 속해 있으며 이번 결정이 타 스포츠도 이러한 점을 되새겨 볼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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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색 2008/10/06 23:02 | PERMALINK | EDIT | REPLY |

    얘들이 이제 게임 속에서는 할게 더 없으니 이러는 걸까? 통 안보다보니 별 일이 다있었네.

  2.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6 | PERMALINK | EDIT |

    게임 속에서 뭔가 더 할 게 있겠지... 4SCV 러시라거나...

  3. 어리민쯔 2008/10/07 13:20 | PERMALINK | EDIT | REPLY |

    아.. 스파키즈 -_-
    한 번 밉보이니 쟤들 하는 짓은 이제 다 짜증난다는;
    뭐 스파키즈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4.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7 | PERMALINK | EDIT |

    우리의 창희 오빠가 좀 원죄가 있는지라 -_-ㅋ

  5. BlogIcon kidcherry 2008/10/07 02:07 | PERMALINK | EDIT | REPLY |

    프로게이머 연령대가 어려서 그런건가요? 카메라 앞에서 버젓이 잣밥 발언은 제겐 좀 충격적이네요 세상에..-_-;

  6.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7 | PERMALINK | EDIT |

    뭐, 대부분이 10대이다보니... 덕택에 팬층도 쉽게 형성되는 거겠지만요.

  7. 손윤 2008/10/07 04:07 | PERMALINK | EDIT | REPLY |

    요즘은 스타크래프트를 잘 보지 않지만 ... 종종 본 동영상에서 생각한 것은 '생각없음'을 '쿨함'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프로 리그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팬과 일체화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세련되게 표현하느냐는 고민이 한국의 프로리그에서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 프로 리그의 한계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

  8.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8 | PERMALINK | EDIT |

    사실 연예계를 보면 그런 게 더욱 눈에 집힙니다. 스타뿐만 아니라 각 단체가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지요 ^^

  9. BlogIcon 요시토시 2008/10/08 09:18 | PERMALINK | EDIT | REPLY |

    스타리그는 어찌 날에 날을 더해서 망가져가는 듯한 느낌이..=_=);;??

  10.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8 | PERMALINK | EDIT |

    실력과 반비례하는 개념 -_-? 일까요.

  11. 민트 2008/10/09 10:26 | PERMALINK | EDIT | REPLY |

    랄랄라. 스타는 먼 옛날 이야기. 역시 화투가..ㅋㅋㅋ 화투패를 잡으면 혈액순환에 좋다고 정마담이 그랬었죠.ㅋ 저도 혈액순환을 위해..

  12. BlogIcon 이승환 2008/10/09 15:21 | PERMALINK | EDIT |

    이젠 그것도 귀찮아서 온라인으로...

댓글을 남겨주세요~ 밝은 인터넷을 위한 네티켓, 아시죠?

곧 서태지가 돌아오네요. 전 당연히 서태지 팬이 아닙니다. 여자 보기도 바쁜데 제가 왜 남정네를 좋아하겠습니까? 여하튼 서태지가 워낙에 대단한 인간인만큼 이번에도 언론이 시끌벅적, 덩달아 우리도 시끌벅적한데 대체 서태지는 어느 정도에 위치시켜야 할까용?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저는 적어도 '음악'으로 서태지는 더 이상 한국 대중음악계를 주름잡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물론 그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의 바람은 단순히 마케팅이나 시운(時運)에서 온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4집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것들은 한국 대중음악계에 항상 놀라움으로 등장했죠. 더군다나 거기에 대중성까지 절묘하게 덧칠한 그의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듯 합니다. 표절 문제가 붉어져 있고 그게 사실이라고는 해도 그가 세운 업적을 무너뜨리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래도 표절은 좀 인정했으면...

그러나 솔로 전향 후 그의 음악들은 그다지 충격적이지도 대단하지도 않았습니다. 평론가가 따라잡지 못하던 서태지와 아이들 1집, 그저 입 벌리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던 서태지와 아이들 2~4집과 달리 솔로 앨범 두 장에 대한 평가는 과거의 그것들에 비해 많이 떨어졌음은 부정할 수 없죠. 더군다나 앨범 발매 때마다 긴 공백 기간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이미 그가 한국 대중음악계의 압도적 존재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서태지 팬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한 명의 천재가 계속해서 음악계를 주름잡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입니다. 예전에는 시장도 작고 원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켜야 했으며 해외 음악의 유입도 매우 작아 소수만의 것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곡을 다운 받을 수 있으며 외국에서 생활하며 현지 음악을 느끼던 이들이 귀국해 국내에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디계에는 더욱 다양하고 뛰어난 음악이 존재하여 천편일률적 대중음악계에 또 다른 동력원으로 존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대는 다르지만 우리는 하나

서태지가 비록 명성을 위해 은퇴한 것은 아니겠지만 은퇴가 그의 능력을 과대 포장하고 있음은 사실이라 봅니다. 비단 서태지만이 아니고 대중음악계만이 아닙니다. 당시 서태지와 함께 칭송받던 듀스의 이현도를 보세요. 힙합 구조한다고 나오더니 요즘은 거처도 궁금할 정도이지 않습니까? 신해철이 그나마 네임 밸류가 있다고는 하나 그가 내놓는 앨범이 압도적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꾸준히 인정받고 호응을 얻는 거죠. 영화 평론 쓰던 듀나가 당시 압도적인 해외 정보를 통해 자리를 굳혔으나 지금은 전혀 대단해 보이지 않는 것도 비슷한 현상이죠.

가요계 외에도 은퇴를 통해서 신화가 된 이들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클 조던이죠. 조던이 신화화 된 이유는 NBA가 세계화를 위해 그를 내세운 게 큽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화를 유지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6회 우승 후 NBA를 은퇴했기 때문입니다. 공백기를 거쳐 복귀한 그는 협회의 '뜨거운 감자'였는데 그로 인해 인기를 되살릴 수는 있겠으나 역으로 그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협회는 신화를 무너뜨리지 않게 하려 했으나 나이가 마흔인지라 (...) 젊은 애들에게 치이며 결국 올스타전 투표에서 밀리고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죠. 거기다가 반강압적(...) 분위기로 선발출전을 하더니 (원래 감독 추천 선수는 후보입니다) 올스타전에서 머라이어 캐리가 'hero'를 열창하기까지 하는 등 온갖 배려를 하며 신화를 유지시키고자 했습니다. 뭐, 결국 게임은 반쯤은 조던 때문에 졌습니다만...


좋든 싫든 양키들 쇼맨십은 인정해야 할 듯...

마리아 타카기 역시 은퇴를 통해 전설로 남은 인물 중 하나입니다. 단지 농구나 음악계가 아닌 AV계(...)라는 차이가 좀 크기는 합니다만... 여하튼 2003년 최우수 신인상, 여배우상, 작품상, 미소녀상, 화제상을 해 먹으며 주요 6개부문 중 5개부문을 싹쓸이하는 진기록을 세우고서 다음 해 돌연 은퇴했습니다. 은퇴했으면 노모 하나쯤은 내 주는 센스도 없이 연예계로 진출해 많은 이들의 그리움을 받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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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과 일본야구 역사상 5관왕은 각 한 명 씩 뿐이다. 이승엽과 이치로...

죽은 사람 들볶는 것 같기는 하나 저는 김광석도 마찬가지라 봅니다. 김광석이 사실 구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서태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사라진 덕택에 그리움이 극화되어 그 평가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죠. 그러나 사람은 결국 비슷한 것에는 조금씩이나마 질리게 마련입니다. 적어도 지금처럼 계속해서 찾고 하지는 않았을테고 열성 팬들을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란 게 제 생각입니다.

인간 심리는 참으로 신기해서 가까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선택한 것이 잘못됨을 후회하지만 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선택하지 않은 일을 후회합니다. 되돌아 올 수 없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큰 것이겠죠. 여하튼 서태지도 이제 계속 얼굴 비추며 그 명성은 조던이 올스타에 탈락했듯 조금씩 깎여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대중 음악이 죽는다고 징징 짜도 10년 전과 비교하기는 좀 그렇죠. 저같은 독거 노인이야 취향이 올드한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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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리아 타카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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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디노 2008/07/22 22:41 | PERMALINK | EDIT | REPLY |

    요즘 서태지의 컴백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욕을 하든 뭘 하든 별로 신경 안쓰이고
    빨리 앨범이나 나왔으면
    콘서트 날짜도 빨리 다가왔으면
    하악하악..

  2.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2 | PERMALINK | EDIT |

    팬심은 그 누구도 못 말리는 거죠 ^^

  3. 2008/07/22 23:50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 입니다

  4.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2 | PERMALINK | EDIT |

    맞춤법 지적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교양이 없는지라.... -.-;;;

    귀찮아서 고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는 주의하겠습니다 ^^

  5. 2008/07/23 02:51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 입니다

  6.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3 | PERMALINK | EDIT |

    아, 그냥 블로그뉴스 송고 플러그인이 있길래 송고하니 알아서 뜨네. 별 뜻은 없음. 애드센스도 없는데 뭐.

  7. BlogIcon SuJae 2008/07/23 03:03 | PERMALINK | EDIT | REPLY |

    여자 보기도 바쁜데 제가 왜 남정네를 좋아하겠습니까?...명언입니다.
    제가 남자 가수를 싫어하는 이유죠.

  8.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3 | PERMALINK | EDIT |

    여존남비 동호회라도...;

  9. BlogIcon capcold 2008/07/23 05:21 | PERMALINK | EDIT | REPLY |

    !@#... 하지만 역시 정점에 있을때 자빠져서 신화가 되는 것보다, 계속 좋은 작품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좀 덜 신화스럽더라도 최소한 무척 우수한 결과 정도는 내주니까요. (카나분의 노모 컴백을 환영했던 1인)

  10.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4 | PERMALINK | EDIT |

    동감합니다. 그런 면에서 너무 활동을 뜸 들여서 아쉽다는...
    분코사마는 참으로 양심을 가진 열사셨죠...;

  11. 2008/07/23 08:26 | PERMALINK | EDIT | REPLY |

    은퇴를 하던 안하던 신화였는데...
    은퇴했다고 능력이 과대포장 됬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다만 최고의 기억으로 남는다는것...


    서태지가 꼭 충격적이고 새로운 음악만 들고 나와야 하나요?
    음악적으로 평가를 받아야지...
    지금까지 3장의 솔로앨범을 냈는데 2장은 어떤 앨범을 말하는지 모르겠요.
    솔로1집은 명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정도면 괜찮은거 아닌가??



    그리고 원래 초기에는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하는거 아닌가?
    내가 보기엔 영향을 받았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재창조했다는것에 큰 의의를 두지
    나쁜 의도에 표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또 그런소리 들을만큼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들지 않는데요??

    밀리바닐리는 뭔가 전체적으로 똑같은 리프나 멜로디가 반복되서 그렇지 정작
    서태지랑 비슷한건 몇 부분 안돼고, 그것도 영향을 받았다고 느껴질뿐이지 완전히
    똑같다고 생각들지 않습니다.

    댄스음악 초기에 그 정도 영향은 여타 다른 가수도 있는건데 왜 서태지한테만 화살을
    집중하면서 표절이니 어쩌니 하면서 표절가수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네요.
    차라리 서태지는 완벽한줄 알았는데 비슷한 부분을 들으니 실망이다 그렇게 표현하던가
    그쪽이야 말로 뭐 얼마나 알고 있다고 서태지한테 표절을 인정하느니 말라느니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무슨 밀리바닐리와의 관계가 지금와서 우연히 밝혀진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이미 서태지와 아이들 당시 서태지 본인이 밀리바닐리한테 영향을 받았고 좋아했다고
    직접 밝힌적이 있고, 물론 평론가들이나 음악관계자들도 그 정도 사실은 알고 있었겠지만
    표절이라고 그런식으로 비하한적은 없었습니다.


    전 서태지 비판하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공감이 안가는게 많아요.
    자기딴에는 객관적으로 거론한다고 거론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자기 기준에서 서태지를 엮어둘려는걸로 보이거든요.
    정작 진지하게 음악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못 본것 같아요.
    그냥 새롭지 않다, 충격적이지 않다, 표절이다 이런걸로 한방에 평가하려는 듯.
    물론 그것도 삐뚤어진 시선으로....

  12.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7 | PERMALINK | EDIT |

    은퇴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야 급이 낮겠죠. 팬, 평론, 일반 대중은 모두 따로 놉니다.

    저는 음악에 별 관심이 없어 개인 감상은 언급할 필요가 없으나 솔로부터는 평가가 확실히 낮아졌죠.

    90년대에는 되려 지금보다 표절이라 불릴 곡은 적었습니다. 외국 음악의 유입이 적었던지라 베끼면 대놓고 베끼던 시절이고 들여 올 때도 한국틱한 변방의 매력을 가지고서 수입했죠. 하지만 서태지 정도면 표절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영향 받고 좋아했다고 해서 곡을 가져다 쓰면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죠.

  13. BlogIcon 생강 2008/07/23 13:11 | PERMALINK | EDIT | REPLY |

    윗분이야말로 음악적으로 서태지가 어떤지 좀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

    나도 서태지 솔로 1집은 정말 안습이었음. 싸구려 하드코어~반면 시대유감이나 프리스타일 같은 곡은 지금 들어도 좋더라. 초큼 촌스러운 감은 있지만....

  14. BlogIcon 이승환 2008/07/23 13:48 | PERMALINK | EDIT |

    본인이 미국 계속 있어서인지 위에서 언급한 변방의 매력을 잃은 것 같기도...

  15. BlogIcon 히치하이커 2008/07/23 19:33 | PERMALINK | EDIT | REPLY |

    죽거나 사라지면 그 가진 바에 비해 크고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라지요. 쩝.
    어쨌거나 서씨 아자씬 주위에서 '언제나 짱이에염', '당신이 개척자' 이 딴 소리만 안 하면 그냥 슥 지나치면 그만인데 하도 여기저기서 떠드는 통에 괜히 심술을 부리게 만들더군요. -_-;

    마리아 타카기라...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한데 얼핏 보니 제 취향에 맞는 처자는 아닌 듯...컥)

  16. BlogIcon 이승환 2008/07/24 22:27 | PERMALINK | EDIT |

    명성의 힘이란 게 대단한 만큼 또 쌓기도 힘들죠. 아직까지 서태지 붙들고 늘어지는 건 그간 가요계에 얼마나 빅 스타가 없었나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도 해 봅니다. 취향은... 보다 보면 또 바뀌덥니다 -_-;

  17. BlogIcon 쉐아르 2008/07/24 02:15 | PERMALINK | EDIT | REPLY |

    서태지에 대한 관심이 거의 전무한지라... 지나쳤던 글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인간 심리는 참으로 신기해서 가까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선택한 것이 잘못됨을 후회하지만 긴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선택하지 않은 일을 후회합니다" 이 말씀에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득도하신듯한 표현입니다 ^^

  18. BlogIcon 이승환 2008/07/24 22:27 | PERMALINK | EDIT |

    저는 양자 다 후회하는 독특한 사고와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ㅜ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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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영현이 무려 14초만에 넉다운 되었습니다. 불쌍해서 동영상 올리기도 거시기할 정도네요. 이를 두고 격투기 팬들은 대개 김영현은 가능성이 없다고 씹는 편이고 다른 사람들도 덩치가 아깝다고 하죠. 특히 재미는 없어도 나름 잘 나가는 최홍만과의 비교가 이를 더욱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최홍만이 낫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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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만 해도 라이벌 대우 받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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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런 사정...;

그런데 사람들이 간과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체격이 크면 무조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타 스포츠에서 체격이 가장 중요한 두 종목은 농구와 배구입니다. 배구의 경우는 단순히 덩치 뿐 아니라 유연성, 탄력성 등도 필요하기에 제쳐두고 농구를 한 번 보도록 하죠.

현 NBA에서의 최장신은 7피트 5인치의 야오밍입니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좋은 표본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노쇠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7피트 2인치의 샤킬 오닐이 지난 10년간 팀 던컨과 함께 NBA를 양분한 사실 역시 체격이 중요하다는 선입관을 심어 줍니다. 다른 팀도 대부분 7피트 이상의 선수를 한 명씩은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현재 7피트의 선수 중 NBA 올스타는 단 두 명입니다. 야오밍, 그리고 케빈 가넷. 다른 선수들은 대개 몸빵 센터로 출장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최근 각광받는 선수는 오히려 키는 좀 작아도 빠른 순간 스피드와 강한 운동 능력을 가진 선수들입니다. 이 예로 2008 아테네 올림픽 미국 대표팀에는 단 한명의 7-footer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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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6-11도 드와잇 하워드 단 한 명입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7-footer의 수가 기본적으로 적고 그만큼 일류 선수가 나올 확률이 적은 데서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타 포지션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어느 정도 장신화 경향이 지속되는 속에서도 NBA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각 팀의 감독들은 왜 더 크고 더 힘 좋은 선수를 사용하지 않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체격이 크다는 게 무조건적으로 경쟁력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센터에서 7-footer가 필요한 것은 그것이 비교우위로 (경쟁력이 아닙니다) 활용 가능하여 그것을 필요로 하는 특정 상황에만 출전하는 정도가 많습니다. 좀 더 냉정히 말하면 체격이 좋음은 되려 경쟁력을 잃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느리다.

느립니다. 다들 '거인증'이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김영현과 최홍만 모두 이에 해당합니다. 두 선수 모두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죠. 이 병은 운동능력과 지능에까지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김영현과 최홍만을 두고 느리다고 하는데 그 체격에 그 정도 몸매에 스피드가 나오면 되려 빠른 축이라 봅니다. 큰 몸에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는 새미 슐츠같은 경우가 특이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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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인간과 비교하면 곤란하단 소리...

2. 체력이 부친다.

당연히 몸이 크니까 움직임 하나 하나에 체력 소모가 동반됩니다. 앞서 언급한 농구의 경우 그래도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집니다. 대개 35분을 넘지 않도록 감독이 배려하죠. 야오밍의 경우 지난 시즌 평균 37분으로 꽤 무리했고 덕택에 부상으로 시즌아웃 되었습니다. 하승진이 아직 30분을 잘 뛰지 못하는 것도 체력이 약하다기보다는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감독이 알아서 조절할 일이죠.

그러나 격투기는 농구처럼 휴식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격투기는 농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처럼 특정 동작에 힘을 집중하는 스포츠가 아닌 플레이 시간 내내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 스포츠입니다. 때문에 체격이 큰 선수도 작은 선수와 마찬가지로 힘을 쏟을 수 밖에 없고 시간이 흐를수록 체격이 큰 선수에게 불리해집니다. 더군다나 K-1처럼 하루에 여러 경기를 치루는 스포츠에서 이는 큰 위험 요인이죠.

3. 부상 위험이 크다.

무거운 몸을 지탱함은 그만큼 많은 무게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순간적으로 근육을 쓰는 것은 그만큼 부상 위험을 안는 행위죠. 때문에 농구에서 장신들은 대개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격투기에서 점프는 없으니 무릎은 괜찮겠으나 상대방에게 받는 충격에 의해 지지대 역할을 하는 근육이 손상받는 일 역시 더 쉽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순한 충격에 대한 흡수 능력이야 좀 더 좋겠지만 대개 이는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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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놈도 목 부상(...)및 질병이 꽤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다윗과 골리앗이라 불리는 싸움에서 골리앗이 정말 그저 유리한지에 대해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네 싸움에서야 10cm만 차이나도 이기기 힘들기에 우리는 흔히 그런 선입관을 가지지만 체격이 너무 큰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것 자체가 되려 불리함을 안겨 주기 때문이죠. 그나마 농구는 팀 스포츠이기에 그들의 체격을 적절히 팀 전술에 녹일 수 있으나 개인 스포츠인 격투기는 이마저도 안 됩니다.

이종 격투기의 초창기에는 그저 힘 좋고 체격 큰 선수가 휩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기술과 힘을 적절히 갖춘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의 체격 역시 그리 크지 않습니다. UFC는 차치하고서라도 K-1에서도 새미 슐츠를 제외한 A급 선수 중 그 정도의 체격을 지닌 선수는 없습니다. 다들 키는 2미터가 되지 않고 몸매도 프로레슬러마냥 벌크업한 몸이 아닌 균형잡힌 몸매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지는 골리앗이 한심하다는 듯한 시선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일부 능력이 지나치게 발달해 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천재와 같습니다. 수학에는 너무나 강하지만 언어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처럼 말이죠. 그들에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활용하게끔 하는 문제를 제시할 경우 두 가지 능력에서 평균적인 이들을 이긴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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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습의 영현이, 힘 좀 내라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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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디노 2008/07/14 18:00 | PERMALINK | EDIT | REPLY |

    또 경기 했나보내요;;
    전 저번경기 봤는데 진짜 너무 안타까워서 못 보겠더라구요.
    나름 열심히 연습하고 그랬을텐데...
    뭐하러 여기 왔나 싶을 생각이들 정도..

    14초만에 넉다운이면 안보는게 낫겠네요.

  2. BlogIcon 이승환 2008/07/15 19:02 | PERMALINK | EDIT |

    네, 보면 마음이 아파요 ㅡ.ㅡ...

  3. BlogIcon 김선생 2008/07/14 22:03 | PERMALINK | EDIT | REPLY |

    역시 축복받은 세미슐트같은 생물이 아닌이상 살아남을라면 죽어라 훈련밖에 없을듯 보입니다.
    남자훈련소에라도 ㅎㅎ...

  4. BlogIcon 이승환 2008/07/15 19:03 | PERMALINK | EDIT |

    남자훈련소라면 뭐든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북두의 권이라도...;

  5. BlogIcon 서민당총재 2008/07/15 02:01 | PERMALINK | EDIT | REPLY |

    김형연은 사실 큰 덩치를 가지고 있어서 느리다고는 하지만 사실 너무 느린편입니다.
    그리고 k-1에서는 키가큰게 mma보다는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홍만이는 굉장한 선수들과 그렇게도 잘 이겨나갈 수 있기때문입니다. 누워서 관절기라든지 파운딩을 안당하니까요. 특히 거인선수들은 스트레이트를 맞아다 작은 선수에게서 맞으면 데미지가 100으로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허나 개인적으로는 전 김형연 선수보다는 박용수 선수가 더욱 마이너하다고 느낌니다. 신체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스펙입니다만 나아질만한게 보이지 않습니다.
    입식의 김민수 선수 정도라고나 할까요? 이제는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6. BlogIcon 이승환 2008/07/15 19:04 | PERMALINK | EDIT |

    정확히 말하면 K-1 진출하는 거구들 중 느린 편이겠죠. 사실 키가 큰 게 입식에서는 분명 어드벤티지가 큰 편입니다. 유술에서는 아예 그런 덩치들이 제외될 정도니까요. 다만 그러한 덩치들 중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선수는 극 일부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

    박용수 선수는 전에는 아예 팔을 내리더니 그래도 이제 가드를 하기는 하더군요. 허나 정작 발을 뻗을 때는 버릇처럼 팔이 아래로 내려간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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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는 경험'이라는 말은 아마 스포츠에 별 관심 없는 분들도 꽤나 들어봤을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명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업과 같은 조직이라면 이게 어느 정도 들어 맞을 수 있겠지만 스포츠에서는 별 관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최근 플레이오프 시즌을 맞아 중국에서는 NBA 중계를 줄창나게 해 대는데 정말 플레이오프에서 경험이 중요한지 그간 전적을 살펴 보았습니다.

방법인 즉 1984시즌(83~84)부터 2002시즌(2001~2002)까지 19시즌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대상으로 하여 3년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귀차니즘에 '언더독'이라 부릅니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 일반 팀에 비해 어떤 성적을 거두는 지를 비교했는데요.  대상을 이렇게 한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우선 농구가 그나마 의외성이 적고 홈 코트 어드벤티지는 더럽게 높다는 점.
1. 84시즌부터 8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점. (과거는 4팀)
2. 03시즌부터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7전 4승제로 변경되었다는 점. (이전까지는 5전3승)
3. 3년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그간 젊은 선수로 리빌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5. 2라운드는 7전 4승제인데다가 팀간 격차가 적고 언더독이 거의 없기에 제외.
요약하면 귀차니즘과 능력의 한계로 발로 만든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_-

여하튼 이 발로 만든 모델에 따르면...

19시즌간 총 152번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있었고 그 중 언더독이 진출한 경우는 26회입니다. 이들의 성적은 26회 중 총 11회 승리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으며 15회 탈락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경험이 나름 의미 있는 변수로 보이지만 이는 팀간 실력 격차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언더독은 대개 홈코트 어드벤티지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를 고려하기 위해 업셋의 발생을 살펴 보겠습니다.

언더독을 제외한 팀끼리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총 126회 중 업셋은 25회 발생했습니다. 즉 19.8%의 업셋 확률로 뒤집힌 것이죠. 언더독은 홈 코트 어드벤티지를 9회 가졌고 2회 업셋당했으니 업셋당할 확률은 22.2%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업셋할 확률 역시 언더독 쪽이 더 높습니다. 총 17회 중 4회를 뒤집었으니 23.5%네요. 여러 한계로 통계적 적합성은 별로 높지 않겠지만 이를 볼 때 언더독이라고 딱히 큰 경기, 플레이오프에서 불리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큰 경기에 '경험'이라는 요소를 중시하는 것일까요? 저는 사람들이 범주화할 수 있는 요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 중 영향력 있는 범주를 찾기도 힘들고요. 흔히들 자주 하는 범주화가 '선수 포지션'(가드/포워드/센터...)이며 그 다음이 '선수의 역할'(에이스/리더/수비전담...)입니다. 그리고 '팀의 각 능력'(공격력/수비력/선수층...), '선수들의 경험 정도'(베테랑/중견/애송이...)이겠죠. 물론 그 외에 온갖 범주가 등장할 수 있으나 (모범생/또라이, 깜둥이/흰둥이, 고졸/대졸) 실질적으로 선수 평가에 해당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또한 감독의 작전이나 벤치의 깊이는 아무래도 정규시즌에 비해 플옵에서는 살짝 뒤로 쳐지는 요소이고요.

앞서 언급한 주요 각 범주에서 플레이오프에서 중시할만한 요소는 하나씩 다 나옵니다. 플레이오프 가면 골밑과 에이스, 수비가 중시되죠.  여기서 수비(팀의 각 능력)와 골밑(선수 포지션)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요소고 에이스(선수 역할)는 터프한 게임이나 불리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경험'이 또 등장할까요? 저는 이것을 인간의 '범주화'시키는 인지 능력에 따른 하나의 착시 같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대개 강팀은 경험이 많은 선수로 채워지게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성적이 좋은 팀은 드래프트에서 항상 뒷순으로 밀리게 마련이고 좋은 선수의 수급은 상대적으로 트레이드에 의존하게 마련입니다. 이 트레이드도 대개 유망주를 내 주고 나이 좀 든 선수를 받아오게 마련이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강팀은 평균 연령이 좀 높습니다. 어떤 놈이 사고를 쳐도 그것이 경험으로 귀착될 여지가 큰 것이죠.

'경험 정도'라는 범주에 앞서 타 범주가 우선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강팀일수록 에이스나 리더와 같은 선수의 명성이 높고 나머지는 대개 자기 역할에 충실한 롤 플레이어가 대부분입니다. 어중간한 선수들로 짜집기된 팀이 어중간한 성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음은 이미 많은 팀들이 몸소 돈 낭비하며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사고를 칠 경우 딱히 뭔가 내세울 게 없기에 '경험'이 아무래도 전면에 보이게 되지 않을까요?

경험 있는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영리한 플레이'와 '적은 실수'이 그것인데 사실 이는 정규시즌에도 얼마든지 해당되는 요소입니다. '영리한 플레이'는 대개 '파울 유도'로, '적은 실수'는 대개 팀의 흐름을 끊지 않는 것으로 대표되는데 굳이 플옵에만 이게 적용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이는 한 해 한 해 쌓이며 변화하는 것이지, 큰 경기 간다고 갑자기 발현되는 게 아닙니다. '경험'이 상당부분 '허상'임은 수치에도 어느 정도 드러납니다. 예로 대표적인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로버트 오리'를 들여다 볼까요?

오리 출전시간 야투 삼점슛 자유투 리바운드 어시스트 득점
정규시즌 24.5 0.425 0.341 0.726 4.8 2.1         7.0
플레이오프 28.6 0.429       0.360 0.722 5.4 2.7 8.2

물론 로버트 오리가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빅샷' 한 방만은 아닙니다. 몇 번 날아다닌 경기가 있었죠. 그러나 위 통계는 그것도 어느 정도 경험이 집적되면 결국 평균에 상당히 수렴함을 보여줍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에이로드로 대표되는 플레이오프에 약한 선수들을 두고 '새가슴 논쟁'이 자주 일어나지만 통계 좋아하는 '세이버매트릭스 주의자'들은 이 역시 플레이오프 경기가 적음에 기인한다고들 하죠. 물론 농구에 비해 경기수가 적고 의외성이 큰지라 완전히 증명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상당히 설득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험'이 강조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의 인식에서 '귀납'이 가진 문제점과도 관련됩니다. 물론 지금은 자연 법칙을 과학으로 상당히 밝혀 냈지만 여전히 우리의 사고는 상당히 '귀납'에 지배당하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아침에 태양이 떴으니 오늘도, 내일도 뜬다는 거죠. 이 때문에 아무래도 강팀은 계속 이길 것처럼 보입니다. 작년에 이긴 팀이 하루 아침에 몰락함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게 몇 년간 지속되었다면 더욱 그러하겠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샌안토니오가 질 거라 생각하기 힘드니까요. 참고로 역대 대통령들이 초뻘짓은 자제했기에 이명박이 운하를 안 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_-...

저는 '경험'이란 게 가진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굳이 플레이오프에 크게 중요성을 가진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타 다른 조직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는 새롭게 일어나는 것이 과거의 일과 무조건 일치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할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정규시즌의 경기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수 차례 해당 팀과의 경기를 경험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경험이 그렇게 승패에 중요한 요인, 혹은 의외의 결정요인로 작용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군요. 결국 적어도 농구에 있어서는 큰 경기에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빚어 낸 하나의 '허상'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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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리무상 2008/05/06 10:29 | PERMALINK | EDIT | REPLY |

    실력과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은 시야를 넓혀주지요. 일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같은이유로 하지 않지요.
    다만 다른이유로 실패한다는...
    결론은 자본이 없으면 월급쟁이로 살아라?!

  2. BlogIcon 이승환 2008/05/09 19:05 | PERMALINK | EDIT |

    문제는 세상 일이 너무 복잡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3. 2008/09/27 03:21 | PERMALINK | EDIT | REPLY |

    "같은 일" 이라기보단, "동류의 범주에 넣어도 될만큼 비슷한 일"에 대한 실수가 준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이 복잡해도 본질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은 공통 분모가 있다보니, 한번 실수 했을 때 교훈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방면에 영향을 주던데.

  4. BlogIcon 이승환 2008/09/27 20:56 | PERMALINK | EDIT |

    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세상이 너무 냉정해서 실패 좀 하다보면 기회가 또 올지가 걱정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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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순위에 '키릴렌코'가 있기에 NBA의 안드레이 키릴렌코가 이적했나 해서 클릭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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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건 미모건 어쨌건 앗싸, 좋구나~

스포츠는 모두가 인정하듯 기본적으로 남성이 유리합니다. 사실 여성이 아무리 스포츠를 잘 한다고 해도 그것은 남성과 비교할 것이 아니죠. 대개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잘 한다면 그것은 남성이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잠재력에서 남성이 딸리기 때문은 아닙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