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없는 파워블로거들"
난 메타블로그도, 블로거 뉴스도 잘 가지 않는다. 여기 올라오는 글들이 내 손으로 수집한 RSS 리더기만큼의 효용을 보여주지 못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란 '의외의 좋은 글'을 보는 것인데 이전 글에서 언급한 공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구태여 그곳을 갈 필요가 있겠는가? 물론 아주 건지지 못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투자 대비 효용으로 높다면 그건 더 큰 거짓말일테다.
예전에 힘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요약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힘은 곧 영향력이다. power가 좀 더 가시적이고 직접적이라면 force는 좀 더 잠재적이고 삼투압적으로 작용할 뿐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생각할 때 지금의 많은 파워블로거들은 정말 힘이 없다. 그저 트래픽 유입 좀 늘리려 짜낸 글들은 사람들을 그 곳으로 오게는 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로 하여금 어떠한 변화도 낳을 수 없다. 약간의 여흥? 토토브라우저에서 일본 이름 아무거나 영문으로 검색해 봐라. 하루가 좀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만약 변화가 없다면 내게 연락해라, 추천 때려줄테니. 그래도 안 되면 비아그라와 상담을 추천한다.
나는 솔직히 돈벌이 블로거들이 잘 나가는 게 맘에 들지 않는다. 물론 예전에 언급했듯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아무리 논리적이고 잘 짜여지고 재미있는 글이라 해도 무한도전과 1박2일에 되도않은 의견 좀 얹어 놓은 쪽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왜냐고?
그나마 inuit님은 운영 기간이 길어서 이 정도이지, 민노사마가 대놓고 추천까지 때린 김우재사마의 블로그는 아예 혼자서 장문의 글을 쓰고 혼자서 댓글을 다는 왕따놀이까지 하고 계신다. 이 외에도 내가 RSS를 구독하는 블로그 중 일일 평균 hit가 1000단위인 곳은 정말 드물다. (foog사마는 쪽팔리는지 아예 비공개로 하셨는데 자진납세를 부탁...)
하지만 이런 변방(inuit사마는 좀 아니겠지만...) 블로그들로부터 내가 얻은 지식과 넓어진 지평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것은 곧 나에 대한 영향력이며 또한 나를 통한 세상에 대한 영향력이다. 그 수가 많아 이 곳에 굳이 모두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난 이러한 블로거들이 정말 가치 있는 파워 블로거라고 생각한다. 단지 1회성 유희적 유인, 그것조차도 있으나 없으나 어디에나 대체 가능한 컨텐츠가 아닌 '영향력', 그것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니 말이다.
굳이 고급 컨텐츠까지도 필요 없다. 최근 쉐아르님께서 스티븐 킹의 창작론을 언급하셨는데 좋은 글을 위한 이런 기본 요소 중에서도 기본은 자기 마음 가는대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내용은 좀 부족해도 온전한 자아와 실존이 담긴다면 그것은 분명 가치와 무게를 가지는 컨텐츠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블로그계에서 뜨는 블로그들은 쥐어 짜내기, 속보성, 적당히 긁기가 난무하고 있거나 적어도 그럴 태세고.
내가 불만인 점은 띄우려고 용 쓰는 블로거들이 뜨는 반면 좋은 컨텐츠를 꾸준히 생산해주는 블로거 분들의 글이 지독하게 묻힌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진짜 진보-보수가 없고 분야도 없다.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sonnet님이나 periskop 홈지기님이라고 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던가? 골수팬이야 좀 많지만. 분야로 따지면야 더욱 오타쿠틱해 질테니 여기까지.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은 개개인의 주목에 있어 time share의 경쟁자일 수밖에 없고 당연히 유명세도 빈익빈 부익부는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그래도 웹이라는 플랫폼은 기존 미디어들과 달리 사용자 주도적일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당연히 되도록 더 좋은 정보를 더 빠르게 얻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과연 지금 블로그계의 모습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짜증나서 일단 글을 막 써 갈겼는데 대안이 너무 없어서 미안하기까지 하다. 사실 IQ가 지렁이 급이라 무조건 문제를 덮어 씌우기 좋아하여 '이게 다 한국의 거대 포털 때문이다'라는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지라. 그저 음지에서나마 좋은 컨텐츠를 꾸준히 행사하여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블로거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랄 뿐. 그런데 놀랍게도 아거님을 비롯한 일당들이 블로그래픽이라는 재미있는 실험을 준비 중인 듯한데 어찌 될지는 나도 모르고 아무쪼록 관심을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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