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시대이다보니 학교에 대자보가 점점 줄어드는데 오늘 좀 웃기는 대자보를 보았습니다. 내용인 즉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현 총학생회의 등록금 정책을 마치 자신들의 일인 것처럼 선전물에 쓴 것을 사과하는 대자보이더군요. 대체 뭐가 잘못되었는지, 또 뭘 사과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왜냐면 대자보를 쓴 후보가 현 총학생회와 같은 집단이거든요. 언제라고 학생 정치에 희망을 가진 적은 없었지만 이런 어이 없는 일들을 보면 한숨만 푹푹.

독일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대학 내 정당이 있습니다. 따로 놀기도 하고 기존 정당과 함께 어울려 놀기도 한다던데 여하튼 저는 정당의 존재는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바로 책임 정치가 가능한 것이죠. 총학생회가 무슨 프로젝트 그룹으로 일년 일하고 땡처리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매년 이어지고 또 정파성을 달리하는 집단과 학생회를 장악하기 위해 싸우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이게 공식적으로 조직화되지 않으니 이번과 같은 어이 없는 일이 발생하는 거죠. 앞에서 잘못하면 나 몰라라, 잘 했으면 우리가 그 후계자다... 거, 참. 뭐라 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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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같아선 한 마디 해 주고 싶은데 이 나라 높으신 분들의 역사를생각하면 결국 저 위에 이쁜 처자처럼 마음으로만 삼키게 됩니다. 사실 이 나라에 제대로 된 정당 정치가 자리 잡은 역사가 없었던지라 말이죠. 삼권분립이라는 미명하에 김영삼이 한 일은 이회창이 모른다 식의 논리가 항상 전개되었죠.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정치 의식을 기대하는 게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정당 정치가 자리잡는다면 프로젝트 그룹마냥 놀아나는 학생회보다야 좀 더 책임 의식을 가지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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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뉴 2008/11/09 19:56 | PERMALINK | EDIT | REPLY |

    ...참 이게 문제죠. 예전에 관련 활동을 해서 좀 아는데, 이른바 윗분들이라고 할만한 분들의 머리 속을 이야기해본다면

    한나라당 - 이분들 정말 똑똑한 분들입니다. 사실 한나라당 이름으로 하는건 없고, 한나라당의 나름 인재 풀인 뉴라이트 쪽에서 대학 조직 전담해서 하고 있습니다. 승환님 학교 같은 경우는 모르겠지만, 수도권을 시작으로 대다수 대학들의 학생 조직은 이 뉴라이트 계열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선거자금같은 거창한게 아니라, 장학금같은 현실적인 조건으로 말이죠. 한나라당은 그래서 무척 열심히 한다고 나름 칭찬해줘야 합니다.

    민주당 - ....이름적고 보니 이 이름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군요. 하도 이름이 많이 바뀐 당이었으니. -_-; 쨌든 이 분들 논리가 참 현실적이면서도 어이가 없습니다. 사실 민주당 쪽에서 주도했던 이른바 대학생 정치 참여 위원회라는 곳에서 활동을 했는데 이 분들이 상당히 미적지근 합니다. 이유인 즉슨, 대학생들은 어차피 자기네 표밭이라는 마인드 때문입니다. 굳이 대학생 틈으로 파고들어가지 않아도 20대는 어차피 우리들을 찍게 되어있다라는 마인드 때문에 당내 몇 몇 의원분들을 제외하고는 관심도 없습니다. 작년에 이 분들 때문에 고생한걸 생각하면 -_-; 뭐 여튼 이쪽 당은 이런 이유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인재 풀 따위의 개념은 안드로메다에 있을 뿐이죠.

    민노당 - 이 분들도 상당히 활발하게 활동합니다만, 진성당원으로만 운영되는 탓에 그 존재 자체가 가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론 그래도 매 분기 혹은 반기 별로 한번씩 전국 대학생 당원들을 대상으로 2박 3일간의 캠프 같은걸 여는데 참여 인원이 약 8000명에 이릅니다. 나름 큰 편이죠. 확실히 내부 대상으로는 잘하고 있지만, 세를 넓혀볼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분들이라서 좀 난감하죠.

    여튼... 이런 상황입니다. :(

  2. BlogIcon 이승환 2008/11/10 11:12 | PERMALINK | EDIT |

    중요한 건 기존 정당이 어떻게 지원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표면화되고 책임정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겠죠. 사실 우파계통 총학생회도, 진보적인 총학생회도 자기들끼리 연합을 밝히고는 있지만 이게 느슨한 연계체로 횡적으로만 존재하지, 종적으로 그 책임을 이어 나가려 하지는 않거든요. 보고 있으면 이래저래 답답하기만 합니다 -.-

  3. 홍대방랑 2008/11/10 16:04 | PERMALINK | EDIT | REPLY |

    다른방향으로 문제제기를 한번해보고싶습니다.
    제가다니는 대학을 보면 총학생회는 제가 아는 한 몇년간 세습되왔죠
    그러다보니 점점 나태해지고 권력에 길들여지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언젠가 한번총학생회와 같이 일할기회가 왔었는데 대중앞에 선거인의 자세로 나왔을때와는
    정말 극명한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선거철에만 들고일어나고 선거철아닐땐 또 일안하고....
    공약은 입으로하라고 있는건가봅니다.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운동권이라 들었습니다. 진보의 최전방에서야할것같은 대학생총학생회가 권력에 물들고 길들여지고 나태해지고 선거철에만 공약을내세우는 모습을 보니 부아가 치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상황에서 나아질길은 별로 보이지 않네요. 총학생회는 이미 하나의 조직이어서 선거운동을 할때 같이 단체가 필요한경우에 상당히 파워풀하죠. 선거철만되면 학교에 붙는 대자보가 하나두개가 아닙니다. 어떻게든 이상황을 개선시키고싶은데 이외의 후보들은 그런조직력이나 자금력이 부족하고, 저는 이번총학생회선거에 반대편쪽 후보캠프가 생기면 지원을 하겠다고 신청할예정이긴하지만, 딱히 그이상의 개선은보이지 않네요.

  4. BlogIcon 이승환 2008/11/11 20:28 | PERMALINK | EDIT |

    뭐, 사실 공약이 점점 어이없어 질수밖에 없는 건 일단 이겨야 하니... 이것도 기존 정치판과 똑같군요. 확실히 선거운동 자체는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금은 아무도 학생회에 관심이 없는 상황이니 이런 양반들이라도 있음을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5. BlogIcon 충용무쌍 2008/11/10 21:01 | PERMALINK | EDIT | REPLY |

    아마 승환수령은 기성 여의도 정당의 대학지부가 아닌

    " 95년 당시 100원이던 자판기 커피값이 150원으로 인상되자 7일간의 단식투쟁끝에 커피가격 동결협상을 이끌어낸 자랑스런 17대 학생회장, 김택수님의 맥을잇는 적색당 "

    "당선사례시 정문 뽕빨주점의 주류창고를 바닥내버린 전설적인 13대 학생회 주지육림당"

    같은 대학안에서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들의 정치적 색깔을 가진 정당정치를 주문하시는 것 같군요.

    .
    .
    .
    .
    참 꼬꼬마들한테 바랄 걸 바래야지 욕심도 크셔.....

  6. BlogIcon 이승환 2008/11/11 20:30 | PERMALINK | EDIT |

    여의도 정당 대학지부라도 상관은 없지만 그게 좀 명시적이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래 예는 정말로 있었던 것인가요? 나오면 당장 뽑겠습니다만...;;;

  7. 프리스티 2008/11/15 18:47 | PERMALINK | EDIT | REPLY |

    한국 대학생들은 대학교에 정당 이름 걸고 나오는 총학생회를 '정치적'으로 보기 때문에 싫어합니다. 그래서 아마 안되는 걸거에요. 한국 대학생들에게는 총학생회가 '정치적'이면 안되거든요.

  8. BlogIcon 이승환 2008/11/15 19:22 | PERMALINK | EDIT |

    사실 그렇죠. 비운동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는 아이들을 보면 그럴 법하다는 생각도 들기는 할 정도니. 그래도 장기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정당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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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세대 총학생회가 이래저래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한총련 가입 원천봉쇄건 덕택인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총학생회장이 교외단체에 대한 조직가입, 지지 연대선언 등을 하고자 할 경우 집행부회의록을 확대운영위원회에 제출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첨부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확운위'(과회장 단위+a)의 동의를 구한다는 것인데 대개 대학교 학생회의 결정은 '중운위'(단대장 모임+a)에서 이뤄지는 것을 보면 이례적이다. 뭐 간단하게 말하면 운동권 애들이 워낙 열성이라 '중운위'는 잡기 어려우니 '확운위'로 하겠다는 것. 젊은 친구들이 참 똘똘하다. 개인적으로 한총련 별로 (솔직히 많이) 안 좋아하지만 굳이 이럴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은 든다. 비유하면 '한국이 초국가단체에 가입하거나 연대성명을 낼 경우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다'는 말을 넣자는 것인데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힘빠지는 일인가? 그래도 학생들이 한총련 싫어하니까 뭐 어쩔 수 없지. 어차피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세상에서 한국 학생정치의 높은 레벨을 바라는 것은 부시 딸내미가 평화주의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

사실 연세대 총학생회에 대해서 이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이슈가 있다. 한총련의 드높은 네임밸류에 가려져 있지만 총학생회는 위 건 외에도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고 총학생회 산하 성평등위원회로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현재 총여학생회가 지니고 있는 극단적 페미니즘, 조직의 비민주성, 여학생들과의 괴리, 수혜자 부담 원칙에 어긋남을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려는 이유로 꼽으며 여학생들에게서도 반감을 사고 있다고 총학생회 산하 남녀 평등기구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연세대 총여학생회가 실제로 그런지는 이 문제에 깊숙히 개입되어 있기는커녕 일류대 학생도 아닌 입장이라 잘 알지 못한다. 아마 어느 정도 그러할 거라고는 생각한다. 솔직히 이렇지 않은 총여학생회 찾기가 더 힘들고. 나도 가끔 얘네들 붙이는 대자보에서 극단적인 시각의 문구를 발견하 때면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총련건은 모르겠지만 총여학생회 부분에 대해서는 연세대 총학생회에게 좋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선의 때문이건 정치의식 때문이건 무작정 대중의 지지에 호소하며 총투표에 부치려 하기 때문이다. 연세춘추의 기사에 따르면 연세대 총학생회 측은 중앙운영위원회와 확대운영위원회가 반대한다고 해도 이 안건을 총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무시한 처사이다. 그 어떠한 상황이라 해도 민주주의의 원칙과 절차는 지켜져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단지 총학생회가 원하는 안건만 총투표에 맡길 수 없을 것이며 앞으로 너무나 많은 안건들이 전체 총투표에 맡겨져야 할지 계속해서 문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운영위원회의 위원들은 모두 총학생회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된 학우들이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각 단위들의 학우들의 의견을 대표하고 있기에 이들을 무시함은 민주주의는 물론 전체 학생을 무시함에 다름 아니다.

연세대 총학생회측은 (좋게 해석할 경우) 많은 과, 단대 학생회가 찬반투표로 행해지기에 이들이 학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리라 생각했기에 총투표를 진행하려 하는 것일수도 있다. (나쁘게 해석하면 자기 정치색에 안 맞으니까 제거하려는데 절차 지키려니 안 될 것 같으니 이러는 거고) 그러나 총투표라면 민주주의 실현에 가장 가까운 행동 같지만 사실 직접민주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대중에게 이슈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가부라는 의사결정에 앞서 대중에게 시비를 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 없이 가부를 묻는 것은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닌 호불호의 표현을 묻는 것에 불과하며 이가 좋은 결론을 낼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토스트를 구우며 예수가 찍히기를 기대하는 격이다.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얼마든지 모든 안건에 국민총투표가 가능한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안건을 의회와 지방자치단체 선에서 해결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웬지 예를 잘못 든 것 같다, 한국의 경우는 국회의원보다는 일반인이 좀 더 똑똑한 것 같으니...)

그렇기에 연세대 총학생회는 총투표를 강행하기에 앞서 그것의 시비를 가리기 위해 최대한 이슈화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답답해 하는 것, 어느 정도 이해한다. 가치의 충돌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때로 그 대립이 극심할 경우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절차는 준수되어야 하며 의사결정 참여자들로 하여금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이슈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장이 옳고 그름에 앞서 그것은 원칙에 의거할 때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더 좋은 의사결정은 구성원들이 그것에 대해 충분한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에 부탁하고 싶은 점은 바로 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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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therye 2007/04/22 02:53 | PERMALINK | EDIT | REPLY |

    맞습니다. 민주주의 열심히 배운 초등학생들이나 다수결에 환장하죠. 다 큰 대학생들이 저요저요 하는 모습을 보니 안습...

  2. BlogIcon 이승환 2007/04/23 23:28 | PERMALINK | EDIT |

    다수결이 공정해 보이지만 다수결만큼 무서운 게 없죠 -_-;

  3. BlogIcon 듀크토고 2007/04/23 04:59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보다 더 잘 알고 관심도 많은듯 -_-;

  4. BlogIcon 이승환 2007/04/23 23:28 | PERMALINK | EDIT |

    나랑 학교 바꾸자 -_-

  5. 세순이.. 2007/04/23 12:36 | PERMALINK | EDIT | REPLY |

    학교에서 총여학생회 모습을 봐보세요.....

  6. BlogIcon 이승환 2007/04/23 23:29 | PERMALINK | EDIT |

    그게 연대생이 아닌지라 -_-;;;

  7. BlogIcon Powring 2007/05/11 20:05 | PERMALINK | EDIT | REPLY |

    등록금 깎는거 노력한더니만 조낸 쓸모없는 것만 하고있죠.

  8. BlogIcon 이승환 2007/05/16 21:34 | PERMALINK | EDIT |

    뭐, 운동권이건 비권이건 정치인들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_-

  9. ^^ 2007/05/16 12:18 | PERMALINK | EDIT | REPLY |

    이거 어떻게 스크랩 해갈수가 있나요 ㅠ

  10. BlogIcon 이승환 2007/05/16 21:33 | PERMALINK | EDIT |

    출처만 밝히고 그냥 퍼가면 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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