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과 창당 사이"
노대통령 '지역당시대 청산한 우리당 지킬 것'
21세기 초, 위대하신 노무현 주석 동지께서는 탈당을 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한다, 안 한다... 하면서 버드나무 잎을 하나씩 뜯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통이 하나하나 잎을 뜯어내는 동시에 국민들의 지지율도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 구슬퍼라. 그러나 믿었던 여당 동지들조차
1. 탈당해도 되나?
우선 대통령이 탈당한 일이 우리 역사 속에 없지 않았으나 굉장히 우스운 일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당을 대표해서 대선주자로 나온 거지, 그럴 게 아니면 무소속으로 나왔어야 하니까요. 당을 대표해서 대선주자로 나왔다는 것은 그 정당의 핵심 가치나 정책을 공유하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아닐 거면 우리가 왜 기호 1,2번에 그렇게 몰아 주겠습니까?
이전 대통령들의 탈당과 지금 대통령의 탈당은 인과관계 측면에서 대동소이합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정당에서 내찬 것이죠. 늙은 것만 해도 서러운데 젊은 것들이 들이대니까 얼마나 서럽겠냐만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정신으로 물러나야죠. 물론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기는커녕 야당보다 더 세차게 씹으면서 보내주기는 하지만 말년에 감방에서 썩기 싫으면 조용히 몸 하나라도 보신하는 편이 낫죠. 단순해도 잘 먹히는 전술이 바로 이런 것임을 잘 보여줍니다. 그것도 쌍방의 이해에 조응하다니, 한국의 정치인들은 정말 기초에 충실한 윈윈게임을 이끌어낼 줄 아는 분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이 상황은 노통이 자처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정당 측에서 핑계거리가 있는 거죠. 그게 뭐냐면 이번 대통령께서는 정당을 빼고 혼자 잘 놀았거든요. 왜, 학창시절에 축구하면 혼자서 공 몰다가 게임 망치는 인간들 많잖아요? 노통이 그런 케이스입니다. 안 그래도 팀 멤버(열린우리당 멤버)도 허약하지, 심판(언론)도 노통 안 좋아하지, 팀 칼라는 관중이 원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향(개혁을 원하는 지지자와 보수로만 흐르는 열린우리당과 노대통령)인 판에 개인기도 심각하게 딸리는 노통이 혼자 드리블치니까 뭔 일이 되겠습니까, 믿을 구석이라고는
2. 신당 창당 논의는 적절한가?
신당논의가 제대로 등장하기도 전에 열린우리당 높은 아저씨들이 ‘우리당이 실패했다고 아주 멋지게 이야기하고 이야기하던데 참 자랑입니다. 정말 실패하는 순간은 실패를 인정하는 순간에 이뤄지니까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실패의 원인을 모른다는 데 있어요. 지지율이라는 결과를 보고 그냥 실패했다고 이야기하고 그 대책으로 신당창당을 이야기하는데 이건 정말 앞뒤가 안 맞습니다. 원인을 모르는데 어찌 대책이 나올 수 있습니까? 그냥 하다보면 가끔 이기는 동네야구도 아니고 말이죠. 열린 우리당 아저씨들, 신당을 만들건 말건은 우리가 알 바 아니지만 신당 창당한다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그냥 곱게 접어서 변기통 물 내리세요. 왜냐면 신당창당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없거든요.
좀 거칠게 이분법을 쓰면 문제해결의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겉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지 몰라도 결국 크게 변할 것은 없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양치기 소년처럼 신용을 잃을 뿐이고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에게 삼성 라이온스 옷 입힌다고 우승 못 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음은 속을 바꾸는 방법입니다. 이는 대단히 긴 시간이 걸리고 그 기간동안 어느 정도 침체를 겪게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작건 크건 변화의 효과가 지속됩니다. 그런데 지금 열린우리당이 신당창당을 한다는 것은 내부를 바꾸는 게 아니라 외부를 바꾸는 전형입니다. 이제껏 자신들이 왜 국민의 지지를 잃어왔는지에 대한 검토는 없이 그냥 이미지 쇄신 한 번 하자는 꼴이니까요.
뭐, 물론 이제껏 그러했던 것처럼 이미지 쇄신이라는 단기적 효과를 통해 정권재창출을 노리고 있기는 할 겁니다. 그러나 슬프게도 지금은 이미지 쇄신으로 정권창출을 할 법한 상황도 아닙니다. 현재 열린우리당은 과거
3. 왜 실패했나?
저는
노무현
그러나 이들의 근본 실패 이유는 결국 단순한 능력의 부재만이 아닌 정치철학의 부재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정치철학이라고 하니까 무슨 어려운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한 마디로 그들의 정치활동에 기초가 되는 주춧돌과 같은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지지율을 잃어가고 있는 원인에 대한 수정을 고려키는 커녕 신당창당을 통해 그냥 이기려고, 한 마디로 날로 먹으려고 하는 거죠. (보수언론들은 맨날 386세대의 의식, 어쩌고 하는데 제 생각에 그냥 이런 것은 이 양반들 너무 띄워주는 겁니다) 결국 이제 잃을만큼 잃은 열린우리당이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정권 재창출 같은 것은 뒤로 좀 미뤄두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방법 말이죠. 재창당, 분당 논의할 시간 있으면 정책 연구나 좀 더 하는 게 좋을 거에요. 그것도 귀찮고 정권 재창출하고 싶어 죽겠으면 왜 지지율이 낮은지부터 연구해 보고요.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나라당과 통합 한 번 이쁘게 해 주고 민주노동당에게 그 자리를 곱게 넘겨주는 쪽이 좋겠죠. 어차피 사실상 양당제라면 정책 차이가 큰 쪽이 좋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후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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