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기자들을 모아 놓고서는 자지 인증샷이라는 희대의 이벤트를 통해 기자들을 완전 버로우시키고 사람들을 모두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이번 나훈아 기자회견으로 인해 한국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말들이 많다. 존나 사실도 아닌 것들을 떠들어대는 게 무슨 언론이냐, 찌라시라는 거지. 그런데 나훈아 루머를 계속해서 보도한 이번 언론의 행태가 훌륭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이런 모습을 찌라시라고 욕해야만 할까? 나는 이게 이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언론의 속성이라 본다.
장 보드리야르는 '시뮬라크르'로 유명한 학자다. 이 양반이 하는 이야기인 즉 복제품이 현실을 모방하던 시기, 현실이 복제품을 모방하던 시기를 넘어 이제 실체는 어딘가로 사라지고 복제가 복제를, 이미지가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 이제 언론에 보도되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 가치가 없으며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언론에 보도되면 중요하다는 이야기라 바꾸어 말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언론에 보도된 사소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재생산되는데 그게 실체가 있는 이야기인지는 알기가 참으로 까다로운 일이다.
대학자에게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참 늙은 개처럼 생겼다...
나도 잘 이해 못하는 학자 이름 하나 내밀어 권위를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 때문에 언론의 중요성은 더한 상태이다. 소위 '정론지' 와 같은 말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에 근거를 두고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언론의 중요성이 현대사회에서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 그래도 중앙지라는 애들은 소문이 돌아도 이니셜 정도만 사용하지, 소문을 대놓고 다루는 곳은 주말에 발행하는 옐로우 페이퍼라 부르는 신문들이다. 사실 이들 신문들도 정보력은 장난 아닌지라 아주 근거없는 소문만 해집고 다니는 것은 아닌지라 의외로 맞는 이야기를 할 때도 많다. 심지어 예전 열린우리당 분당도 얘네들에게서 먼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함...
그런데 과거에는 이러한 구조가 비교적 명확히 구분되어 있었기에 중앙지에는 루머성 이야기가 당당히 실릴 수 없었다. 즉 주말판이 당당하게 소문을 싣지만 이들 신문은 영향력이 미약하기에 사실이면 그만이고 어느 정도 사실관계가 드러날 때까지 중앙지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이는 인터넷 시대에는 그대로 통용되지 않는다. 이제 루머가 주말신문보다 앞서 인터넷에서 유통된다. 더군다나 이들 루머는 별 책임감 없이 확대재생산될 뿐만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알기 힘들고 확대재생산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현대가가 나서 힘쓴 노현정 결혼 시 문제가 된 사진들조차 우리는 당당하게 잘 보고있지 않는가?
자,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그나마 중앙지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는 어느 정도 신빙성을 지니고 있으나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루머는 보드리야르가 언급했듯 정말 실체가 없는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허구가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면 기존 언론은 이를 쉬쉬해야만
할까? 소위 '괴담설' '루머' 는 기본적으로 근거 없는 것이겠지만 이게 사회에 널리 확산될 경우 이야기가 좀 다르다. 노무현 간통설이 급속도로 퍼지고 이게 확산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시나리오까지 갖추었다고 생각해 보라. 여기서 언론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놓고 자지 인증샷 찍으라 할 수도 없고...
물론 나훈아 루머에서 언론이 보인 태도의 문제가 단지 그것을 보도한 것은 아니다. 루머를 보도하면서도 그 루머에 대해서 검증을 하기보다 그저 의혹 증폭에 앞장섰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서 나훈아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 루머가 상당히 커졌을 때까지도 나훈아는 잠적 상태였다. 사실 이들 루머는 나훈아가 좀 더 일찍 나왔다면 별 파장 없이 잠재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훈아는 지금까지 침묵해 왔다. 혹시 이번 언론이 보인 태도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
그건 절대 아니다. 내가 이번 나훈아 기자회견을 보고 놀란 것은 카리스마건 나발이건이 아니라 나훈아가 참으로 언론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언론의 질문을 받는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이 할 말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을 뿐이었다. 다른 루머는 좀 황당하다 치더라도 사실 이번 루머의 발단은 공연대관 취소였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그저 오해라고 가볍게 멘트. 물론 그의 말이 사실일 수는 있겠지만 사실이라면 왜 이 간단한 사실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을까? 여기에 덤으로 자지 인증샷은 그야말로 기자회견의 백미. 한국의 장유유서 문화마저 적절하게 이용하며 순식간에 좌중을 압도해 버렸다. 그가 이러한 것을 머리로 계산했건 감으로 집었건 정말이지, 언론을 한 번에 쓸어버렸다. 이 정도로 언론을 파악하는 승부사가 자신이 잠적할 경우 루머에서 자신과 연관된 여배우들을 위해 왜 미리 한두마디 해명조차 하지 않았을까?
비운의 두 여인...
언론이 옳고 나훈아가 그르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무조건 언론이 썩고 나훈아가 이들에게 올바른 훈계를 했다고 보는 것도 올바르지는 않은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정보가 유통될 수 있는 사회에서 중앙지가 다룰 정보는 반드시 실체가 있는 그것일 수 없으며 사실관계조차 파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유통되고 있는' 무언가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실체가 중요하다고 현실세계에서 중요성을 지니는 게 아니라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중요성을 지니기에 이러한 루머를 함부로 보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 있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 사회에서 이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다. 과거까지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창 자체가 아니라 세상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 역시 세상 그 자체이며 언론은 그 세상을 또한 우리에게 제공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것이 지닐 왜곡의 위험성을 안고서라도 끊임없이 진실과 허구를 추측하는 게임 속에서 살아가야만 한다. 루머를 확대재생산하는 지금 언론의 모습이 고까울지 몰라도 이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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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블러그가 건전하다고 마음만 먹고있습니다. ㅋㅋ
마음이 전부 아니겠습니까 ^^
폭식가 : 마음만 먹으면 마음도 먹을 수 있다
뭔가 어려운 논리로군요 -_-?
백수: 실업인지 취업대기자인지는 마음 먹기에 달렸다.
휴....OTL
그래도 넌 아직 '적' 이 있잖니, 난 곧 없어진다 -_-
뻔뻔함인지 자신감인지는 옷입는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요즘 옷이 점점 달라붙는 옷 추세인지라 위기감이 돕니다...
포스팅 주제와 상관은 없지만... 원효대사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분은 의상대사랍니다...ㅎㅎ
어떤 학회 : 망해가는 것인지 일자전승문파인지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흑흑ㅜㅜ
아, 고맙다. 내가 검색을 부주의하게 했군 -.-
어떤 학회는 과연 일자전승이나 할지 무섭다 ㅠ_ㅠ
저도 본문을 보면서 조금 의아했는데 원효대사와 같이 여행을 떠난 분이 의상대사로 알고 있었거든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런정보는 살짝 -_-;
푸하하하.. 오랜만에 대박 웃음
그럼 맛있는 거 사 줘
엥!! 노무현과 이승환님이 그나마 제일 낫군요!!
요즘 현 대통령 하는 꼴 보니까 옛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몸소 깨닫게 됩니다.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기가 막힌 말을 남겼죠. 뭐.. 이대로 가주면 실탄 잘 쌓아놨다가 한번에 왕창 질러 대박의 꿈을 꿀 수도 있으니 잘 된 건가요?
시대가 불안정할때 돈을 더 잘 번다고 하니.ㅋ~
저는 그 실탄조차 없습니다 -_-a
숀 :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A+를 맞을 수 있었다.
(엉엉....)
과거형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프군요 -_-a
군인인지 아닌지는 마음 먹기에 달린게 아니다
네, 아시는군요 -_-
좌천인지 파견인지는 마음 먹기에 달렸다.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그건 좌천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