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업시간에 ‘중국의 신용’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다들 다양한 것을 준비했지만 대개 일치하는 관점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전 숙제 안 했습니다) 중국인은 매우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지만 장사에 있어서 만큼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죠. 사실 한국 있을 때부터 많이 듣던 이야기입니다. 지금 각국 화교들이 세계의 거대 자본을 이끌고 있을 정도로 중국인은 태생적으로 상업능력이 대단하니까 돈 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주의하라는 이야기는 여러분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사실 중국에 잠시라도 살아 본 분들이라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이야기입니다. 저는 처음 정착할 때부터 운 좋게 많은 주변 분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별로 덤탱이를 쓰거나 바가지를 쓴 일은 없지만 택시기사가 의도적으로 길을 모른다고 하며 시간을 끌 때는 정말 짜증나더군요. 버스 두 코스 거리를 가지고 10분을 허비할 때 (참고로 새벽이었습니다) 그 짜증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당시는 말이 거의 되지도 않는 시기였으니 더욱 심했죠. 저 정도는 양반이고 물건 값 두세 배 지불하는 일은 물론 때로는 방값조차도 사기 당하는 일도 가끔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일을 가지고 중국인을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힘듭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외국인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는 ‘외국인이 본 중국인의 신용’이 적당합니다. 사실 한 나라에 살아가는 사람들끼리도 말이 엇갈리는 것이 자국 내 문화인데 외국인이 어떻게 한 나라의 문화, 그것도 꽤 깊은 부분인 신용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까? 무슨 수십 년 살아온 사람들도 아니고 잠시 말 배우러 온 사람들이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어느 새 우리의 뇌리에 진실처럼 박혀 있습니다. 중국 유학생, 중국 주재원들이 겪고 온 것은 어느 새 그 나라 국민의 진실이 되어버린 것이죠. 저는 이러한 현상을 대단히 위험하게 여깁니다. 물론 이러한 점을 염두한다면 이 나라에서 생활할 때 약간의 리스크는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원래 물가가 싸서 크게 줄인다고는 하기 뭣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채집한 자료는 어디까지나 ‘외국인이 생활 속에서 발견한 중국인의 성격’이니 그 결론은 ‘외국인이 중국에서 생활할 때 주의하지 않으면 금전상 불이익을 볼 수 있으니 다방면으로 주의해야 한다’정도로 멈추어야지, 그 나라의 국민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반대의 경우로 생각해보면 이는 명확합니다. 한국 역시 외국인 관광객들 오면 바가지 잘 씌웁니다. 동대문에서 설마 외국인들에게 한국인들과 같은 가격을 부를 거라 생각하지는 않겠죠? 이러한 경우만을 가지고 외국인들이 한국인과 돈 관계는 어쩌고 하는 것은 정말 주관적인 오버죠. 마찬가지로 우리가 외국인에 대해 바라보는 관점 역시 대단히 주관적인 오버일 수 있음을 염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숙제였고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한국인이 자민족의 주관적인 관점을 객관으로 착각하는 점 속에 민족적 우월감이 깃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대체 한국인들이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몇몇 이주노동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 한국인은 개인적으로는 참 친절한데 민족적으로는 정 반대라는 점입니다. 제가 공장에서 일할 때도 산업연수생으로 온 분들이 좀 있었는데 외국인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점이 좀 있었고요. 물론 이는 온갖 혜택을 누리고 사는 서양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입니다. 이 경우에는 오히려 알아서 잘 숙이고 들어가죠.
사실 한국이 그들에게 그렇게 우월감을 갖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4000년 넘는 역사건, 단일민족이건, 온갖 문화가 꽃피웠건 하는 거 다 필요 없어요. 그냥 잘 사는 나라니까 그러는 겁니다. 안 그러면 딱히 아시아나 남미가 유럽보다 딸릴 게 뭐 있겠습니까? 위에서 언급한 온갖 것들 다 딸리는 미국에게 왜 그리 깨갱거리겠어요? 물론 요즘 들어서 반미의식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반미의식 생기는 게 문제다’라는 인식 그 자체가 이미 한국이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식민화되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 역시 ‘반미의식이 팽배하게 되면 경제, 안보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는 동감하고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 역시 어느 정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하지만 대개 반미의식에 대한 반대는 맹목적인 친미의식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들어 보수 언론들이 갑자기 작통권 환수를 반대하며 반미를 하는 것이 (미국은 작통권 환수를 아주 환영하고 있는데 정작 보수 언론들은 어떻게 우리가 작통권을 쥐냐고 반대를 하죠) 이러한 좋은 예이겠죠.
이런 정치권의 일이 아니더라도 사실 한국인은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식민화되어 있다고 보는 게 옳은 듯 합니다. 강제 철거 당하는 평택 주민들에게는 돈독 오른 집단 이기주의자(이런 고운 표현도 보기 힘들죠)로 욕하는 사람들이 해외 대규모 자본 투기에 대해서는 (투기와 투자의 장벽이 애매하기는 하나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될 경우만 생각해도) 침묵하는 점이나 미국 눈치만 살피는 국가가 베트남에 사과가 없는 점 등도 그렇죠. 베트남전은 미국에서조차 사실상 그것이 지저분한 전쟁으로 공인된 지 오래인데 말입니다. 외국인들이라는 이유로 클럽에서 인기만점인 것도 그렇고요. 비단 클럽에서만 그렇겠냐만.
뭐 강자에게 숙이는 거야 현실이 있으니 그렇다 해도 한국인의 약소국가, 민족에 대한 우월감은 좀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도 한국 못지않게 강한 nationalism(이 쪽은 국가주의에 가깝습니다)이 자리잡고 있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은 한국과 달리 차별은 적습니다. 중국인은 일본을 제외한다면 어느 국가 외국인이라도 비교적 호의적입니다. 일본인 역시 한국에 비하면 이러한 생각이 적다고 하고요.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죠. 서양인들이 동양인에게 yellow monkey라고 지랄거리는 거, 한국인은 정말 할 말 없습니다. 예전에 중국 해남도에서 싸이를 현지인 같다고 농담한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데 재미를 위해서건 뭐건 분명한 민족적, 국가적 실례입니다. 이러한 농담 속에서도 한국인들의 우월감은 잘 드러나 있죠. 실제로 한국에서 동남아인이나 중국인 닮았다고 하면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구리게 생긴 거죠. 동남아나 중국 패션이면 옷 허름하게 입은 거고요. 물론 실제 그렇게 보이지 않느냐는 비판도 있겠지만 서양이라고 굳이 못나게 생긴 나라 없겠습니까? 건드릴 대상이 아니니 입 다무는 거죠. 실제 서양인들 액면 엄청 들어보이지만 노안을 가지고 서양인 닮았다고 조롱하는 일은 없죠.
더군다나 경제사정 가지고 이런 시선을 보낸다고 하는 것은 참 뻔뻔스러운 시선입니다. 사실 이런 윤리 비슷한 것들 늘어놓지 않더라도 한국은 언제부터 그렇게 경제가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2만달러가 어쩌고 하지만 40년 전 1965년 한국 GDP는 100달러 가량에 불과했습니다. 박정희 정권 이후 고도성장을 달리기 전만 해도 거의 최빈국이었죠. 굳이 그 때가 아니더라도 20년 전 전두환 정권 초기 임금압박이 들어오기 전 삶의 질은 여전히 형편 없었고요. 한 마디로 개구리 올챙이 시절 기억 못 하는 거죠.
또 중국인들 지저분하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큰 대륙 국가에 물이 풍부할 것 같은지, 이 큰 대륙 국가에 배수관 연결하는 게 쉬운 일일 것 같은지 생각하면 답은 아주 명확합니다. 미국처럼 돈이 썩어나는 나라도 그렇게 하기 힘든데 개발도상국이 어쩌겠습니까? 하다못해 제가 학교 들어가기 전 80년대 후반만 해도 서울은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중소도시는 애들 머리 참빗으로 긁으면 심심찮게 이가 나올 만큼 위생도 좋다고 하기 힘들었어요. (본인 머리에서 나온 것을 가지고 다른 애들을 끌고 가는 비겁함) 그 밖에 구구절절 개발도상국 국민에 대한 편견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만 시간이 아까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한국인이 20년 전의 역사를 기억한다면 지금 개발도상국 국민들에 대한 시선은 그 어느 민족, 국가보다도 따뜻해질 것이고 타 국가 국민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지금 개발도상국과 같은 과정을 밟아왔을 뿐,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물론 엄청난 속도의 경제발전을 우리는 지겹도록 배우며 자부심을 갖지만 그것은 수치의 기록일 뿐, 힘겨웠던 삶의 기억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저 지금 여기에 있을 뿐이고 저 앞에 보이는 서양인들의 2진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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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자리까지는 아니더라도 5~6개씩 뿌린 적도 있습죠 ^^
학주니님 글은 10개라도 읽어드리죠 ^^
오버한 것 같군요... 3개 정도까지야...;;;
참고로 저 블로그의 월 수익은 $ 110,000이신 분. ^^
크아아아아아!!!!!!!!!!!!!!!!!!!!!!!!!!!!!!!!!!!!
하.. 개인 블로그였나요 ?
저는 진짜 무슨 연예 전문 잡지인줄...
저 블로그의 질에 대해 논평하고 싶으나 영어가......
식민지 근성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죠...
양키가 시장이 큰 것은 사실인데 군소 매체 하나 떴다고 뭐 바뀌는 것은 없는지라...;;;
마케팅 효과가 이정도면 로비하는 업체가 있을지도;;;
동감합니다. 저같은 하류 블로거는 그저 부러울 뿐이라는 ㅜ_ㅜ
다른것보다..블로거 수익이 한달에............................무슨 일류 연봉이군요;;;;;
................................... 그냥 같이 죽읍시다.
음...그래서 박'릴라'씨는 '내가 미쿡에선 왈겔리랑 친하구 어쩌구'를 매번 떠들고 있다지요.
-_-
그런 애는 맞아야 정신차립니다...;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힐튼양이 블로그를 쓰는줄 알았다능.. ㅡ.ㅡ;
그런데 궁금해서 함 가보려니 안열리네용?
연예계 가십을 다루는 블로그인 것 같은데..
에에... 무슨 문제일까요, 어차피 영어니까 굳이 안 가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