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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사와 나오키가 싫은 이유우라사와 나오키가 싫은 이유
Posted at 2008/10/12 23:59 | Posted in 분서갱유 만화부하려는 이야기가 일본 만화의 영화화는 아니고 우라사와 나오키라는 만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향간에는 최고의 만화가로 아주 손꼽히는 것 같은데 저는 이 양반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양반 잘난 거 인정합니다. 그림 하나하나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것은 몇 컷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열심히 고증을 거치는 티가 팍팍 나요. 특히 몬스터는 무슨 독일에서 몇 년 살았냐는 생각이 들 정도죠. 20세기 소년의 경우 음악 좋아하는 분들이 특히 공감하는 면이 있던데 실제로 이 양반 음악에 대한 이해도 꽤 됩니다. 앨범도 몇 장 발매했을 정도죠.
그럼에도 제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속도감입니다. 몬스터와 20세기 소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게 초반에 빠른 스피드로 나아가다가 3권 정도만 넘어가도 갑자기 전개가 늘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급진전, 위기-절정-결말이 마지막 두세권에 펼쳐지며 끝나 버립니다. 읽다보면 절로 진이 빠져 버리죠.
때문에 몬스터와 20세기 소년을 보며 저는 이 양반이 옴니버스 형식에 더 어울리지 않는가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위 만화를 보다가 보면 마스터 키튼이나 파인애플 아미와 같은 옴니버스 만화를 좀 더 길게 늘린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옴니버스 형식에서는 문제가 하나하나 손쉽게 해결되고 그것이 반복되어도 상관 없지만 장편에서도 자꾸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어차피 적당히 해결되겠지 하며 긴장감이 심하게 떨어집니다. 실제로 위기가 좀 오려나 하면 몬스터의 닥터 덴마와 20세기 소년의 켄지는 이상한 뽀록으로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 버리죠. 뭐, 능력도 초인적이지만 상대방이 바보로 느껴질 때가 꽤 있으니...
마지막은 불만이라기보다 아쉬운 점인데 이 아저씨는 좀 영화적 연출에 집착합니다. 사람들이 20세기 소년 영화 보고 너무 지나치게 만화를 의식했다고 불만인데 전 그게 아주 당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만화 자체의 구성이나 컷이 무지하게 영화적인 시각을 의식했다는 생각이 절로 드니까요. 이걸 벗어나서 영화를 만들라는 게 오히려 더 힘들어 보입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만화는 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매체입니다. 웹툰이 만화와 상당히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어 가듯 만화 그 자체의 표현의 매력을 살릴수도 있을텐데 우라사와 나오키는 영화적 연출, 그것도 헐리우드틱한 연출에 집착하는 듯하더군요.
뭐, 위 둘은 사실 스토리 작가의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사실 초기작을 제외하면 스토리는 직접 짜지 않았죠. 파인애플 아미, 마스터 키튼만 쿠도 카즈야, 호쿠세이 카츠키카라는 작가명이 명시되어 있지만 몬스터와 20세기 소년 역시 에도가와 케이시라는 왠 오타쿠틱한 예명의 (집단이라는 설도 있는 익명의) 스토리 작가가 따로 있습니다. 플루토는 잘 모르겠으나 그가 스스로 스토리를 담당한 야와라, 해피 등이 굉장히 건전하고 밝은 분위기의 작품인 것을 생각하면 역시 스토리 작가가 있을것 같네요. 여하튼 태생이 반골인지라 잘 나가는 작가를 가지고 딴지를 좀 걸어 보았습니다. 곧 신작도 나온다 하니 저처럼 비뚤어지지 않은 독자분들은 많은 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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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스터 - 고품격 미스테리 만화의 대표작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10/13 10:12 [Delete]
- 해피! - 박진감 넘치는 테니스 코트의 현장속으로..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10/13 10:13 [Delete]
- 20세기 소년 - 악몽으로 되살아난 어린 시절의 상상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10/13 10:13 [Delete]
- 플루토 - 우주소년 아톰의 미스테리적 재해석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10/13 10:13 [Delete]
- 마스터 키튼 - 세상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휴머니즘적 시선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2008/10/13 10:13 [Delete]
간츠와 피안도의 몰락간츠와 피안도의 몰락
Posted at 2008/07/12 17:02 | Posted in 분서갱유 만화부
둘 다 꽤 인기 있는 만화입니다. 그런데도 '몰락'을 붙인 것은 당연히 찌라시성이 높죠. 하지만 동시에 저는 이 만화들의 생명력이 거진 다 했다고 봅니다. 최소한 그것을 이어나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봅니다.
영화처럼 돈 들여 블록버스터를 만들기 쉽지 않은 장르인만큼 만화는 공식에만 충실해서는 성공하기 힘듭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작가들과 만화가들이 이 공식을 따르기에 이 중에서 어떤 특출난 능력을 보여야 하죠. 타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는 단순 농구보다는 각 캐릭터에 그럴 듯한 스토리를 부여했으며 우라사와 나오키는 몬스터는 스타일이 크고 설정이 치밀합니다. 히로카네 켄지의 시마과장은 단순하지만 그려내기 힘든 직장인들의 모습을 꽤나 잘 묘사했죠. 김성모의 럭키 짱은 너무 머리 굴리지 않고 대충 공식에 따라서 발간 만화를 늘림으로 판매량을 확보하는 블루 오션(...)을 일구어내고 있고요.
그러나 이들 만화 역시 분명 단점이 있습니다. 슬램덩크의 농구는 갈수록 심하게 비현실적입니다. 물론 작가가 농구에 대해 상당히 이해도가 높기에 할렘비트나 디어보이즈마냥 인간 한계를 뛰어넘지는 않지만 말이죠. 몬스터는 질질 늘어집니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길어야 하며 주인공은 항상 우연으로 잘 풀리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시마과장은 가는 데마다 여자랑 꼬입니다. 물론 부장이 되어서도 꼬이고 이사랑 사장은 안 봤습니다만 설마 안 꼬이겠습니까, 클린턴이 괜히 바람난 게 아닙니다(...)
어쨌든 이렇듯 성공한 만화도 어떻게 보면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점의 극대화를 통해 독자들은 만화에 몰입되기에 별로 개의치 않는 것이죠.
간츠의 만화가 오쿠 히로야와 피안도의 만화가 마츠모토 코지는 이러한 점에서 공통의 강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점부터 이야기하면 그들의 스토리 전개는 정말이지 형편 없습니다. 김성모 선생님보다야 낫겠으나 구조가 지극히 단순하고 인과관계가 너무 약합니다. 남성적 판타지에 너무 심하게 의존하는 구석도 있어 찌질이 주인공이 떡 치고 싶다고 하면 여자들이 오케이 합니다. 캐릭터들도 꽤나 평면적이고요.
이러한 그들의 만화가 가진 최고의 강점은 바로 긴장감입니다. 두 만화가는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데 다른 누구와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연출도 꽤 괜찮은 두 만화가이지만 기본적으로 긴장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게임을 통해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보죠.
삼국무쌍입니다. 혼자서 수백, 수천명을 때려 잡는 게임이죠. 보스 빼고는 그냥 재미로 패고 맛으로 죽입니다.
페르시아의 왕자입니다. 적이 강하기에 신중히 머리 굴려서 쓰러뜨려야 합니다.
클락타워입니다. 주인공은 소녀이며 할 수 있는 행위 적으로부터 도망가는 것 뿐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게임은 어느 쪽일까요? 당연히 클락타워입니다. 삼국무쌍은 파괴와 공격을 통해 원초적 쾌감을 느끼는 것이고 페르시아의 왕자는 여기에 퍼즐적 요소를 추가하고 적의 인공지능을 높임으로 약간의 학습을 통한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이에 반해 클락타워는 적이 주인공보다 강한 정도를 넘어 아예 공격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이처럼 긴장감은 기본적으로 적이 주인공과 대적 불가능할 정도로 강하고 싸움을 피할 수 없을 때 커지는 것이죠.
그러나 그러한 구성을 만화에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만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이겨야만 하는데 여기에 설득력을 주는 게 도통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드래곤 볼만 봐도 주인공들이 갑자기 황당 파워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물론 토리야마 아키라가 워낙에 대가인지라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개 이러한 결과가 반복되면 점점 시시해지기 마련입니다. 슬램덩크가 적당히 끝맺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더 이상 파워업하면 NBA 진출해야 할테니...
오쿠 히로야, 마츠모토 코지는 놀라울만큼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참 잘 만들어 냅니다. '간츠'에서 주인공은 팔 다리가 잘려나간 채 동료들의 승리만을 기다리기도 하고 자신보다 훨씬 강한 적과 만나 상대방이 물러나기만을 바라며 도망만 다니기도 합니다. 마츠모토 코지의 전작 '쿠데타 클럽' 역시 마찬가지로 별 이유도 없이 사람 잡아 죽이는 놈들 사이에 갇히기도 하고 무려 톱을 가지고서 친구의 목을 썰기도 합니다. 원래 이 만화들이 맛이 좀 가 있습니다. 적당히 이해하시고...
이들 작가들이 가지는 또 하나의 강점은 '주인공의 성장'입니다. 물론 모든 만화에서 주인공은 성장합니다. 슬램덩크의 또라이 강백호는 농구 선수가 됩니다. 부르마 찌찌 만지던 드래곤볼의 손오공은 자기 입장에서는 외계인인 치치와 결혼하더니 애까지 낳고요. 몬스터의 덴마는 온갖 일을 겪으며 점점 생각이 깊어집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기본적으로 순수합니다. 완성형 영웅은 아닐지언정 영웅의 씨앗은 충분히 가지고 있죠.
이에 반해 오쿠 히로야와 마츠모토 코지의 주인공은 참으로 찌질합니다. 이런 찌질이가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놈들만 잔뜩 등장합니다. 이들 주인공들은 모두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고 실제로 잘난 점도 없습니다. '간츠'의 주인공은 친구 좋아하는 여자 생각하며 탁탁탁... 탁탁탁... 탁탁탁... 탁탁탁... 탁탁탁... '피안도'의 주인공은 짝사랑하는 여자랑 사귀는 친구한테 덤비다가 원펀치 쓰리 강냉이...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찌질한 놈들이기 때문에 이후의 성장이 돋보입니다. 비록 스토리와 개연성이 엉성하다고는 해도 쿠데타 클럽에서 주인공은 좋아하는 여자 구한다고 목숨 걸고 현피(진짜입니다...)를 뜨고 간츠에서는 자기밖에 모르던 주인공은 팀을 생각할 줄 아는 리더로 성장합니다. 능력 신장을 넘어 본성 자체까지 변화함을 지켜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쓰레기가 인간으로 화하는 아름다운 장면
문제는 이런 장점들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언급한 긴장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약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약할 수만은 없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라도 단순한 정신적 성장으로는 싸움이 이뤄지지 않고 반드시 능력 신장이 필요하니까요. 때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만화를 끊을 줄 알아야 하며 단순히 치고 받는 것을 넘어 심리적인 미묘한 변화까지 포착해 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신이 강해지는 것과 적이 강해지거나 힘든 상황이 닥치게 하는 등 절묘한 밸런스를 맞춰야 하고요.
그런데 주인공들이 한 순간에 너무 강해지며 이 미묘한 균형이 깨졌습니다. '피안도' 초반부에서 주인공은 껄렁한 친구 펀치 한 방에 나가 떨어졌으며 친구들 모두가 힘을 모아서 흡혈귀 하나를 제압하는 데 자동차를 동원하는 등 무력한 존재였습니다. '간츠'의 주인공 역시 별 것 아닌 적(외계인) 하나 잡으려고 때거지로 몰려 들었고 그 중 소수는 꼭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강해진 이후에는 완전히 달라져서 피안도에서는 흡혈귀를 삼국무쌍마냥 썰어 버리고 외계인 수십이 덤벼 들어도 가볍게 물리칩니다. 성장도 어찌 더 일어날 게 없습니다. 뭐 이미 우주 최강에 인성까지 올바른 놈들이 무엇을 더 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경우 일단 벌인 판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만 이들 만화가의 스토리 전개 능력은 굉장히 떨어지는지라 캐릭터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간츠 2부에서는 1부의 주인공과 라이벌을 죽여 버리고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전과 비교도 못 할만큼 강합니다. 때문에 초점은 점점 전투로 모아지고 캐릭터와 스토리는 어느 새 멀어지게 됩니다. 피안도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주인공 친구들은 가끔 힘 써주는 조력자, 혹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어느 새 주인공 원맨쇼로 흘러갑니다.
원맨쇼 재미 없죠?
이러한 이유로 전 이들 만화가 몰락은 아니더라도 인기가 분명 꺾이리라 생각합니다. 뭐 대개 만화가 그러하듯 관성에 의해 계속해서 보고는 있지만 그 만족도는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닐 겁니다. 이게 만화 하나의 문제보다 만화가들이 원래 좀 그런 사람인지라 해결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그래서인지 이 분들의 이전 만화들은 대개 어정쩡하게 진행하다 어설프게 끝났습니다. 더군다나 장편이라 할 것은 이번 만화가 처음이고요. 아무쪼록 롱런을 위해서라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명언을 되새기길 바랍니다. 사실 저 이 양반들 팬이에요, 흑흑흑...
ps. 이들 작가의 또 하나의 강점으로 지극히 황당한 설정이 있습니다. 이건 직접 읽어 보기를 권한다는...
영화처럼 돈 들여 블록버스터를 만들기 쉽지 않은 장르인만큼 만화는 공식에만 충실해서는 성공하기 힘듭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작가들과 만화가들이 이 공식을 따르기에 이 중에서 어떤 특출난 능력을 보여야 하죠. 타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는 단순 농구보다는 각 캐릭터에 그럴 듯한 스토리를 부여했으며 우라사와 나오키는 몬스터는 스타일이 크고 설정이 치밀합니다. 히로카네 켄지의 시마과장은 단순하지만 그려내기 힘든 직장인들의 모습을 꽤나 잘 묘사했죠. 김성모의 럭키 짱은 너무 머리 굴리지 않고 대충 공식에 따라서 발간 만화를 늘림으로 판매량을 확보하는 블루 오션(...)을 일구어내고 있고요.
그러나 이들 만화 역시 분명 단점이 있습니다. 슬램덩크의 농구는 갈수록 심하게 비현실적입니다. 물론 작가가 농구에 대해 상당히 이해도가 높기에 할렘비트나 디어보이즈마냥 인간 한계를 뛰어넘지는 않지만 말이죠. 몬스터는 질질 늘어집니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길어야 하며 주인공은 항상 우연으로 잘 풀리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시마과장은 가는 데마다 여자랑 꼬입니다. 물론 부장이 되어서도 꼬이고 이사랑 사장은 안 봤습니다만 설마 안 꼬이겠습니까, 클린턴이 괜히 바람난 게 아닙니다(...)
어쨌든 이렇듯 성공한 만화도 어떻게 보면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장점의 극대화를 통해 독자들은 만화에 몰입되기에 별로 개의치 않는 것이죠.
간츠의 만화가 오쿠 히로야와 피안도의 만화가 마츠모토 코지는 이러한 점에서 공통의 강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점부터 이야기하면 그들의 스토리 전개는 정말이지 형편 없습니다. 김성모 선생님보다야 낫겠으나 구조가 지극히 단순하고 인과관계가 너무 약합니다. 남성적 판타지에 너무 심하게 의존하는 구석도 있어 찌질이 주인공이 떡 치고 싶다고 하면 여자들이 오케이 합니다. 캐릭터들도 꽤나 평면적이고요.
이러한 그들의 만화가 가진 최고의 강점은 바로 긴장감입니다. 두 만화가는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데 다른 누구와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연출도 꽤 괜찮은 두 만화가이지만 기본적으로 긴장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게임을 통해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보죠.
이 중에서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게임은 어느 쪽일까요? 당연히 클락타워입니다. 삼국무쌍은 파괴와 공격을 통해 원초적 쾌감을 느끼는 것이고 페르시아의 왕자는 여기에 퍼즐적 요소를 추가하고 적의 인공지능을 높임으로 약간의 학습을 통한 즐거움을 더했습니다. 이에 반해 클락타워는 적이 주인공보다 강한 정도를 넘어 아예 공격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긴장을 풀 수 없습니다. 이처럼 긴장감은 기본적으로 적이 주인공과 대적 불가능할 정도로 강하고 싸움을 피할 수 없을 때 커지는 것이죠.
그러나 그러한 구성을 만화에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만화를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이겨야만 하는데 여기에 설득력을 주는 게 도통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드래곤 볼만 봐도 주인공들이 갑자기 황당 파워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물론 토리야마 아키라가 워낙에 대가인지라 독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개 이러한 결과가 반복되면 점점 시시해지기 마련입니다. 슬램덩크가 적당히 끝맺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더 이상 파워업하면 NBA 진출해야 할테니...
오쿠 히로야, 마츠모토 코지는 놀라울만큼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참 잘 만들어 냅니다. '간츠'에서 주인공은 팔 다리가 잘려나간 채 동료들의 승리만을 기다리기도 하고 자신보다 훨씬 강한 적과 만나 상대방이 물러나기만을 바라며 도망만 다니기도 합니다. 마츠모토 코지의 전작 '쿠데타 클럽' 역시 마찬가지로 별 이유도 없이 사람 잡아 죽이는 놈들 사이에 갇히기도 하고 무려 톱을 가지고서 친구의 목을 썰기도 합니다. 원래 이 만화들이 맛이 좀 가 있습니다. 적당히 이해하시고...
이들 작가들이 가지는 또 하나의 강점은 '주인공의 성장'입니다. 물론 모든 만화에서 주인공은 성장합니다. 슬램덩크의 또라이 강백호는 농구 선수가 됩니다. 부르마 찌찌 만지던 드래곤볼의 손오공은 자기 입장에서는 외계인인 치치와 결혼하더니 애까지 낳고요. 몬스터의 덴마는 온갖 일을 겪으며 점점 생각이 깊어집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기본적으로 순수합니다. 완성형 영웅은 아닐지언정 영웅의 씨앗은 충분히 가지고 있죠.
이에 반해 오쿠 히로야와 마츠모토 코지의 주인공은 참으로 찌질합니다. 이런 찌질이가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놈들만 잔뜩 등장합니다. 이들 주인공들은 모두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고 실제로 잘난 점도 없습니다. '간츠'의 주인공은 친구 좋아하는 여자 생각하며 탁탁탁... 탁탁탁... 탁탁탁... 탁탁탁... 탁탁탁... '피안도'의 주인공은 짝사랑하는 여자랑 사귀는 친구한테 덤비다가 원펀치 쓰리 강냉이...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찌질한 놈들이기 때문에 이후의 성장이 돋보입니다. 비록 스토리와 개연성이 엉성하다고는 해도 쿠데타 클럽에서 주인공은 좋아하는 여자 구한다고 목숨 걸고 현피(진짜입니다...)를 뜨고 간츠에서는 자기밖에 모르던 주인공은 팀을 생각할 줄 아는 리더로 성장합니다. 능력 신장을 넘어 본성 자체까지 변화함을 지켜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언급한 긴장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약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약할 수만은 없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라도 단순한 정신적 성장으로는 싸움이 이뤄지지 않고 반드시 능력 신장이 필요하니까요. 때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만화를 끊을 줄 알아야 하며 단순히 치고 받는 것을 넘어 심리적인 미묘한 변화까지 포착해 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자신이 강해지는 것과 적이 강해지거나 힘든 상황이 닥치게 하는 등 절묘한 밸런스를 맞춰야 하고요.
그런데 주인공들이 한 순간에 너무 강해지며 이 미묘한 균형이 깨졌습니다. '피안도' 초반부에서 주인공은 껄렁한 친구 펀치 한 방에 나가 떨어졌으며 친구들 모두가 힘을 모아서 흡혈귀 하나를 제압하는 데 자동차를 동원하는 등 무력한 존재였습니다. '간츠'의 주인공 역시 별 것 아닌 적(외계인) 하나 잡으려고 때거지로 몰려 들었고 그 중 소수는 꼭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강해진 이후에는 완전히 달라져서 피안도에서는 흡혈귀를 삼국무쌍마냥 썰어 버리고 외계인 수십이 덤벼 들어도 가볍게 물리칩니다. 성장도 어찌 더 일어날 게 없습니다. 뭐 이미 우주 최강에 인성까지 올바른 놈들이 무엇을 더 해야 하겠습니까?
이런 경우 일단 벌인 판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만 이들 만화가의 스토리 전개 능력은 굉장히 떨어지는지라 캐릭터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간츠 2부에서는 1부의 주인공과 라이벌을 죽여 버리고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전과 비교도 못 할만큼 강합니다. 때문에 초점은 점점 전투로 모아지고 캐릭터와 스토리는 어느 새 멀어지게 됩니다. 피안도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주인공 친구들은 가끔 힘 써주는 조력자, 혹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어느 새 주인공 원맨쇼로 흘러갑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이들 만화가 몰락은 아니더라도 인기가 분명 꺾이리라 생각합니다. 뭐 대개 만화가 그러하듯 관성에 의해 계속해서 보고는 있지만 그 만족도는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닐 겁니다. 이게 만화 하나의 문제보다 만화가들이 원래 좀 그런 사람인지라 해결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그래서인지 이 분들의 이전 만화들은 대개 어정쩡하게 진행하다 어설프게 끝났습니다. 더군다나 장편이라 할 것은 이번 만화가 처음이고요. 아무쪼록 롱런을 위해서라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명언을 되새기길 바랍니다. 사실 저 이 양반들 팬이에요, 흑흑흑...
ps. 이들 작가의 또 하나의 강점으로 지극히 황당한 설정이 있습니다. 이건 직접 읽어 보기를 권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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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오우. 다 읽고 나니 개그만화 일화가 떠오르는군요. 눈 부릅뜬 우사미..(의미없는 댓글이지만 1빠가 기뻐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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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 전무, 시마 이사에서도 이 놈의 여자 편력은 끊이지 않습니다. (넘 당연하니 스포라고 하시면
중학교때 제 꿈이 시마과장처럼 살아보자였는데, 암튼 만화의 힘은 대단한 거 같아요 .. -
슬램덩크는 사실 더 길게갈 예정이었는데 출반사랑 대판 싸워서 대충 마무리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개인적으론 일찍 끝내서 더 명작이 됐다고 봅니다.- 해서 김판석같은 아해는 나올라다 말았죠 아니면 지학의 별이라던가.
사실 피안도 그린 사람같은경우 소설로 치면 작가라기보다 '이야기꾼'에 가까운데요. 즉 '아 씨바 이정도면 속아주자'라는 너그러움이 생기는거죠. 그게 능력이구요. 잘 읽었습니다. -
시마과장 덕분에 묘한 힘과 위로를 얻는 셀러리맨들이 주위에 은근이 많습니다.ㅎㅎ
뭐 주위에 여자가 넘쳐나는 넘들은 하나도 없지만 말입니다. ㅜㅜ
- 속은사람중 一人 으로 부터- -
손!'피안도'의 주인공은 짝사랑하는 여자랑 사귀는 친구한테 덤비다가 원펀치 쓰리 강냉이...
밑에 사진, 간츠는 안봐서 모르겠고, 피안도 사진이 아니라 '쿠데타 클럽' 사진이네요 ^^; 글밑에 바로나와있으니 피안도를 설명하는 그림같아서요
괜히 한번 몇글자 적어보고 가요 ^^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잘 보고 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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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생몰락 몰락....그럼 어떻게 해야 몰락 안할까요 ㅎ 이 관점에 따르면 어떻게든 몰락 안 한 만화가 있었을까 궁금합니다. 최고의 인기를 받을때 확실하게 완결을 맺고 그시점에서 독자들에게 최고의 반향을 불러왔던 만화, 어떤 것이 있나요?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란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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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들립니다.댓글이라기 보다는 트랙백입니다. 읽기 싫으시면 삭제해주세요. 제가 트랙백은 별로 안 좋아해서...
보통 영화나 만화나 소설이나 내용이 존재하는 것들을 보면서 재미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혹자는 개연성이 없다. 너무 승승장구만 한다. 언제까지 질질 끌거냐. 이런 불만을 토로하는데... 저 역시 만화책을 빌려보는 것은 몰라도 책값 그대로 주고 사보는 것은 절대 거부하며 읽을 가치가 없는 만화들을 제 나름대로 판단합니다만, 한국 만화가의 이름을 거론하면서까지 만화가들의 능력(일부)를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한 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만화가들 중에는 일을 낼 만한 작가가 없다고 생각하시며, 애니메이션 왕국에 흡사한 일본의 만화작가들도 몇몇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제가 보기에)장담을 하시는 모습은, 나름대로는 비평가로 생각하시겠으나,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미 갈 때까지 간 분으로 밖에 보이지가 않을 것입니다. 갈 때까지 갔다는 말의 의미는, 웬만한 작품들로는 성이 안 차는 머리를 빗댄 표현이며, 위에서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신 만화들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인간은 무뎌지는 존재이며, 망각하는 존재, 끝없는 욕심으로 가득찬 존재이기에 만족이 없다는 것을 상기하셔야 할 것입니다. 피안도(제가 이 블로그를 방문하게 한 만화)가 대단한 만화는 아니지만, 긴장감으로서는 따라올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동의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긴장감마저도 없다고 하신다면, 직접 만화에서의 상황을 한 번 자신이 겪는다고 상상을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그 상상때문에 만화를 읽습니다. 사실같은 허구가 바로 이야기를 가지는 작품이지 않습니까. 제가 피안도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딱 하나. 아키라가 폰의 죽음으로 인해 검사로 변화하는 시간이 겨우 몇개월 인 것. 이것이 바로 작품에서 피할 수 없었던 설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년으로 했다면 그 동안 친구들은 죽었거나 이미 흡혈귀가 됬겠지요. 제가 생각하는 쓰레기(말 표현이 심합니다만) 만화는 일본만화에서 딱 두편이 있습니다. 몬스터. 데스노트. 이유가 뭐냐고요? 비현실적인 인물들. 만화에서 보여지는 모습으로 되기까지 겪어야 하는 과정을 완벽하게 생략하고 처음부터 '괴물'로 나오는 인간들 때문이죠. 애니메이션에서 말하면 풀 메탈 패닉의 천재 남매 ->이건 애니라서 제외. 전 이런 것들이 있으면 쓰레기로 치부합니다. 천재같은 존재, 괴물같은 존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보여주지 않은 것은 마치 신이 말도 안돼는 인간 한명을 만들어 놓고 세상을 휘젖게 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죠. 사실 몬스터는 내용면에서도 전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만, 그거야 인간이란 존재가 미련하다 보니까 별의별 상황이 다 일어날 수 있다고 치고서라도, 말도 안돼는 인간이 탄생부터 존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혐오스럽습니다. 어쨌든, 몰락을 안하는 만화를 찾느니 기대 수준을 떨어뜨리시고 만화내용을 그냥 즐기시지요. 수준을 너무 높이 잡으시면 만족시켜드릴 작품이 '평생' 안 나올테니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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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2010/08/30 00:29 [Edit/Del]전 피안도 초반엔 잘 보다가 쥔공의 형인가? 선배인가 만나고 이후 섬에서 탈출 할려다가 바다에 깔린 괴물땜에 실패하고 난데없이 사부드립;;;
헐 뭐야 이게...복선이라도 깔려있었으면 이해라도 합니다. 근데 지들끼리 탈출할려다가 실패하고 사부 있으니 사부한테 가자? 스토리에 개연성은 없고 억지 설정 집어넣기는 좀 아니잖아요.
전 사부 나오는 시점에서 책 덮었습니다.ㅋㅋㅋ 이런 억지 설정 보기 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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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도 나오키의 작품중에서는 옴니버스식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죠. 몬스터의 경우는 한번에 쫙~ 읽지 않으면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정도이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마스터 키튼을 제일 좋아합니다. ㅎㅎㅎ
그래도 좋다능 ㅠ.ㅠ
야와라식 진행도 좋아요... -_-;
특히 해피! 보면서는 주인공이 계속 당하는 게 분해서 이러다 심장병 걸릴 것 같아 도중에 안 봤다는;;
말씀하신대로 장편보다 에피소드식 전개가 우라사와에게는 적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했고 가장 여러 번 보고 또 보고 한 작품은 뭐니뭐니 해도 마스터 키튼입니다.
피리부는 사나이 전설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멋진 연출도 참 많았어요..
제가 좀 마조히스트라 그런 주인공 괴롭히는 게 나름 맛깔나더군요 -_-;
20세기 소년은 뒤로 갈수록 알 수 없는 전파를 타고 전개되고...=ㅂ=);;
무엇이든지 5권까지는 숨막히게 읽다가 7권쯤 넘어가면 작가가 자신이 뱉어놓은 일들을 수습못해 허우적거리는 느낌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년에 단행본 1권낼까 말까하는 지루들보단 존경합니다.
추.
우라사와를 꽤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욉니다. : )
ps. 민노사마 취향과 저는 뭔가 안 맞네요 ㅜ_ㅜ
글을 읽다보니 님의 의견에도 나름 공감이 가긴 하는군요.
오래된 작품이지만, 야와라는 정말이지..보면 볼수록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0^
간츠처럼 단순하거나 카이지처럼 므흐흐한 맛이 있다면 예외겠지만요;;;
그러나 이승환님의 말씀엔 적극 동의합니다. 저러한 문제점들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단점으로 많이 지적되곤 했었지요. 특히나 몬스터 같은 경우는 많으신 분이 분통을 터트리시기도 ㄲㄲㄲ
물론 20세기 소년은 중반가면서부터 꼬이고 꼬이지만
저는 몬스터에서 완전 최고라고 생각하는데요.그리고 마모루 나가노....
뭐....3대에 걸쳐서 연재한다고 했으니까요-_-;;저희도 3대에 걸쳐서 봐야겠지요;;;
A급 만화가는 별로 남아있지 않을꺼라 생각해봅니다^^(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노래를 계속 듣다가보니 20세기 소년의 시절로 되돌아가는듯한 묘한 향수에 바지네요. 정말 60년대 생들에게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만드는 만화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