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공선생이 이겼습니다. 투표를 하지 않은지라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벌써 일년 넘어 주민등록증이 없다는...
김종배님이 잘 분석해 주셨지만 결국 이번에도 '초점'이 있었던 쪽이 승리했습니다. 마치 지난 경선에서 '집값'을 충실하게 밀어붙이고 대선에서 '경제'를 강조한 한나라당처럼 말이죠. 공선생이 한나라당 인사는 아니지만 플랜카드 색부터(...) 정책 및 사상을 지켜 볼 때 친한나라당임은 부정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주경복 후보는 민주당 색과 민노당 색을 섞어 쓰더군요... -_-...
저는 이번 선거를 지켜 보면서 노회찬 - 홍정욱의 그것을 내내 떠올렸는데 결과도 비슷하더군요. 단 노회찬 후보가 엄청난 지명도를 가지고 있었고 홍정욱 후보는 말도 안 되는 재력과 토론 거부 등 양아치짓까지 행했음을 생각하면 - 공정택도 몇 번 빠지는 양아치임은 마찬가지이지만 - 주경복 후보는 꽤 선전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주경복 후보가 '방어'에 그친 점은 매우 아쉽습니다. 구체적 대안까지는 아니라도 말이죠.
죠지 레이코프는 자신의 책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에서 보수 진영이 내 놓는 프레임을 공격해 봐야 그것에 얽매이고 개념의 해석을 선점당하고 그들에게 끌려갈 뿐이라 말합니다. 죠지 레이코프가 말하는 '코끼리'는 공화당을 상징하고 민주당의 실책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제가 볼 때 한국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선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볼 때 이번 선거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는 결국 '학교 선택제'였습니다. 이 외에 많은 이슈가 있으나 자립형 사립고는 전체 학생이 대상이 아니고 이외에는 대부분 학교 내 경쟁이라는 점에서 분명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결과이냐 하면 중학교 졸업 순간 아이의 삶이 상당 부분 결정됩니다. 저는 비평준화 지방 고교를 다녔는데 제가 졸업한 학교의 절반 가량이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를 가는 반면 그 한 등급 아래 학교만 해도 이 정도면 용 취급 받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국 단위로 이루어진다니, 머리가 아찔합니다.
참고로 제가 졸업한 학교는 전 안기부장 권영해 본좌께서 졸업한 경주고...
공정택 후보를 비롯한 보수 진영은 이러한 결과를 '경쟁'과 '자유'라는 개념으로 포장합니다.
경쟁과 자유 모두 소중한 가치입니다. 경쟁이 없었다면 어찌 우리가 물질 문명의 혜택을 입을 수 있었겠으며 자유가 없었다면 이러한 경쟁조차 있었겠습니까? 분명 한국의 교육은 너무 획일적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생들 역시 학교를 선택할 필요가 있겠지요.
'자유'와 '경쟁'이라는 가치는 분명 소중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자유와 경쟁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결과는 끔찍합니다. 그 어떠한 가치라도 인간을 위해야 하며 때문에 사회 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행복을 증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육은 사회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결국 사회 구조에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바뀐다 바뀌었다 말은 많지만 한국은 여전히 지독한 학벌 사회입니다. 때문에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려고 지독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죠. 말이 좋아 '자유'와 '경쟁'을 이루기 위한 '학교 선택제'이지, 여기서 '성적 순' 이외에 어떤 요인이 개입하겠습니까? 미안하지만 공부 못 하면 막장이거든요.
좀 미안한 말이지만 어지간한 대학 가면 미팅은 하지만 이후는 미싱보다 나을지...
과연 이것은 몇 %만을 위한 '경쟁'입니까? 이러한 '자유'를 통해 다양성이 싹틀 수 있겠습니까? 이는 절대 불가능할 것입니다. 현재 설립된 특수목적 고등학교가 왜 대부분 외국어고인지, 그리고 그 곳이 왜 입시기관,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되었는지 - 변질의 기회조차 없이 -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은 강남 아주머니들이 대안학교를 만들어 학원 강사를 초빙하기까지 한다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저 방어적, 수세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주경복 후보 및 진보 진영이 아쉽습니다. 비록 이번에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경쟁'과 '자유' 그 자체를 깨 부수며 장기전에 대비했어야 했습니다. 단순히 그들이 내세우는 정책에의 반대가 아닌 그들의 가치가 얼마나 허구적으로 적용되어 아이들에게 얼마나 괴로운 삶을 강요하는지 알려 주었어야 했습니다. '경쟁'과 '자유'는 '상생'과 '평등'만큼이나 소중한 개념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개념을 소수에게 봉사하는 개념으로 더럽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랄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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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렴구들만 이어붙여도 쥑입니다.다 쓰고 죽어라~하악하악~지랄발광! ㅋㅋ
역시 sanna님의 최강 센스!
"개처럼 일하라" "다 쓰고 죽어라" 성분은 기본성분이군요...(음)
그렇습니다, 인생의 절대 진리...
Inuit님 블로그에서 바톤 받으신거 보고 어떤게 나올까 기대 했는데 역시 대단 하십니다 ^^
감사합니다, 닉네임이 매우 큐트하네용~
바쁠텐데 참여해줘서 고맙습니다.
궁하면 통하는군요. 원격지에서 책없이도 미션을 수행하다니. ^^
하하, 사실 귀차니즘의 압박도 있습니다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보디랭귀지 - 하악하악"에 가장 공감이 가네요. 제가 육체의 대화를 좀 좋아해서 말이죠. =_=
저도 좋아합니다, 언제 같이 한 번... (응?)
실로 적절하군요.. oTL
이게 우리의 삶 아니겠습니까...
전두환 리더십, 노태우 처세술...배워보고 싶군요.
뭐... 어떤 의도로 썼는지는 몰라도 제목에는 심히 공감함.
완전 웃겨 ㅎㅎㅎ
하악하악
형이 최고요
졸 하악하악 하고 싶네...;
탄복이네요 정말..!
참여를...
아시면서-
능력이 안 되는걸..;
겸손은...
다쓰고 죽어라 필요하면 연락바람
형님도 보셨군요... 개처럼 일하라도 강추입니다;
책 표지 펌질만으로도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군요 ㅋㅋ
항상 재밌게 보고 있는 1인.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