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8/08/14 한국 국가대표가 비인기 종목에 강한 이유 (18)
  2. 2008/06/28 히딩크의 이기는 축구와 스포츠의 진화 (4)
  3. 2007/10/07 진실된 웃음 (18)
  4. 2007/08/18 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 (8)
  5. 2006/12/05 한국야구, 부끄러워말고 부러워하라 (12)
  6. 2006/07/17 민훈기 기자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끌어안기 (8)
  7. 2006/06/26 비디오 판정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 (11)

"한국 국가대표가 비인기 종목에 강한 이유"

블로거뉴스가 좀 고마운 게 '추천' 시스템을 통해 좋은 글을 위로 끌어올리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대중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청중이 곧 컨텐츠'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당화해 줄 수 있는 컨텐츠를 찾아요. 로크가 브루주아 혁명의 기반을 마련했고 막스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기반을 마련했다고요? 아뇨, 기반은 바로 그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어디를 붙잡고서라도 일어났을 겁니다. 시기나 지역 차이야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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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두 부류에서 가장 추앙받는 두 분

블로거뉴스에서 뜨는 글을 보면 심심하면 축구는 왜 돈 그렇게 쓰면서도 못하냐고 따집니다. 언제나 그렇듯 투혼 이야기를 꺼내며. 거기에 축구 전문가는 왜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고 말이죠. 야구도 이겼으니 망정이지, 졌으면 무슨 소리 들었을지 모릅니다. 농구랑 배구는 아예 진출도 못한 게 다행이고요. 이딴 소리 하는 것은 기존 언론사도 마찬가지인데 완전 개소리입니다. 한국 인기 종목이 세계 무대에서 딸리고 비인기 종목이 날아 다니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겁니다.

한 국가가 특정 스포츠에 강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당연히 실력 좋은 선수들이죠. 그럼 실력 좋은 선수들은 어떻게 나오나요? 인종에 따른 기본적 재능 차이가 있겠지만 우선 풀이 커야 합니다. 중국도 인구가 많다 보니까 별의별 희한한 일이 다 터지잖아요. 야구 인구가 많으면 자연히 야구를 잘 하게 되고 축구 인구가 많으면 자연히 축구를 잘 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과학적인 시스템, 즉 돈지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투입량, 즉 선수들의 노력도 중요하고요. 마지막으로 그간 쌓여 온 경험도 중요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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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말하는 경험은 이딴 게 아닌 축적된 무형의 지식, 혹은 설명하기 힘든 직관

자, 그럼 인기 종목을 생각해 보죠. 축구는 세계적인 인기 종목입니다. 당연히 풀이 크죠. 그런데 한국과 유럽 각국의 풀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까요? 한국은 초등학교 때 운동능력이 뛰어난 아이들 중 일부가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을 밟고 선수가 되기에 사실상 이들만이 인재 풀이라 볼 수 있습니다. 소수 중학교 때 시작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에 반해 유럽은 클럽 시스템으로 능력이 있으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인재 풀에 편입됩니다. 한국처럼 모든 생활을 도외시하고 축구만 하는 게 아니기에 비록 노력 양은 적어도 재능 있는 인재가 편입될 확률은 훨씬 높죠. 그간 쌓인 경험과 과학적 시스템이 정착해 있음을 생각하면 그저 노력 하나만이 많은 한국이 그들을 이기는 게 더 이상한 일입니다. 그나마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빠따질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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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원 스포츠는 빠따질의 산실

이에 반해 비인기 종목은 사실상 한국이나 외국이나 인재 풀의 차이가 그렇게까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비인기 스포츠는 어차피 하는 사람이 적으니까요. 축구 등 인기 종목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한국의 시스템에 이득이 굉장히 큽니다. 같이 작은 풀에서 외국은 크게 족치지 않는 데 반해 한국은 무지하게 족치니까요. 심지어 동양 계통 스포츠는 한국 쪽이 보급이 잘 되어 있는 경우마저도 있을 겁니다.

더군다나 한국 특유의 태릉선수촌은 장기 훈련을 통해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인기 종목이야 외국에서도 여러 사회적 시스템으로 과학적 훈련을 자연히 받게 되나 비인기 종목은 그렇지 않죠. 이 기사를 보면 옆동네 일본만 해도 한국처럼 엘리트스포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음을 볼 수 있죠. 또 인센티브 시스템도 한국이 꽤 좋은 편입니다. 요 기사를 보면 의외로 선진국이라고 그리 많은 인센티브를 받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이 주는 곳은 메달이 가뭄에 콩 나듯 하는 곳이고 러시아는 소련 전통이 있어서인지, 대국의 기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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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수치는 이원복 교수의 개구라이지만 하여간 여기 좀 빡센 나라

이렇게 따져 보면 한국이 올림픽에서 내는 성적은 아주 합리적인 성적입니다. 농구나 배구는 체격 문제도 있고 해외에 비하면 풀도 적으니 밀리고 야구는 그렇게 세계적으로 인기 좋은 운동이 아니다보니 적당히 좋은 성적을 내고요. 축구는 아무리 투자를 해도 세계적인 스포츠이다보니 풀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 밀릴 수밖에 없는 거죠. 남자보다 여자 스포츠가 선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이 됩니다. 어차피 소수를 닥달하는 스포츠 정책이라면 상대적으로 풀 크기에서 불이익을 적게 보면 여자 스포츠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당연하거든요.

여하튼 이제 제발 축구 못 한다고 지랄지랄 거리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정신력? 글 쓰는 양반들부터 하루종일 운동만 해 보시든지... 아니면 뭐든지 좋으니 세계 레벨과 겨뤄 보시든지... 예전 농구 대표팀처럼 세계 무대를 앞두고 술집 가서 신나게 마셔댄다면 확실히 문제겠지만 그런 문제도 없는데 괜히 성적 가지고 정신력 운운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한국 시스템상 적어도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는 열심히 하고 있을 겁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국제 대회만 열리면 갑작스레 그들의 정신을 본받으라는 위선적 태도도 좀 걷어 치웠으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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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의 이기는 축구와 스포츠의 진화"

또 다시 jean님의 글을 트랙백합니다. jean님의 주장을 요약하면 '히딩크 축구 = 이기는 축구'이며 이가 전파 될 경우 승리한 팀의 팬 외에 축구 자체의 즐거움을 기대하는 팬들은 되려 경기장을 떠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한데 먼저 '히딩크 축구'가 '축구 자체의 즐거움을 해치는 재미 없는 축구'라는 전제가 깔려 있죠. 또 하나 추가하자면 그것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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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축구를 잘 모릅니다. 히딩크 감독 스타일도 마찬가지고요. 정확히 말하면 골이 얼마 안 터지는 게 답답해서 축구를 잘 보지 않는 편이죠. 그러나 만약 히딩크 축구가 재미는 없지만 승리를 얻는 하나의 정석이라는 jean님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이제껏 이런 일들은 축구 외의 스포츠에서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 문제는 해결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마이클 조던을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로 기억하지만 사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괴물 윌튼 채임벌린이 그 뒤에 있습니다. 그는 시즌 평균 50득점 20리바운드를 기록했으며 한 경기 100득점을 기록했습니다.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가드의 스피드를 가진 최장신 센터였으니까요. 그러나 그의 영향력은 점점 약해졌는데 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룰 개정이었습니다. 그를 막기 위해 페인트 존이 확장되었습니다. 자유투도 제자리에서 던져야만 했습니다. 점프력과 신장을 이용해 레이업으로 넣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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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농구에서 빅맨의 활약은 여전했습니다. 빅맨 중심의 게임은 아무래도 화려함이 떨어지고 보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자 핸드체킹룰이 탄생했고 이후에는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페넌트레이션 위주의 가드/포워드들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었죠. 그렇다고 무조건 드리블만 중시한 것은 아니고 부정수비 룰 개정을 통한 지역방어의 도입으로 슈터들의 가치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룰 개정을 통해 더욱 재미있는 게임을 이끌어 낸 것이죠.

야구는 특정 선수의 영향으로 룰이 개정되는 일은 적은 편입니다. 그러나 역시 리그의 재미를 위해 다양한 조정이 들어갑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스트라이크 존과 마운드의 높이입니다. 이를 통해 투수와 타자간의 유불리를 조정함으로 지나친 타고투저, 혹은 투고타저를 막는 것이죠. 지금도 종종 행해지는 스트라이크 존 변화는 비교적 그 변화 폭이 작은데 이는 현재 스트라이크 존에 그만큼 긴 역사가 누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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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투수와 타자간의 유불리 관계를 조정함은 단순히 한 쪽으로 치우침을 막음 외에도 경기 시간 조정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너무 길면 사람들은 지루해 하고 짧으면 야구의 다양한 전술을 맛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투수 인터벌이나 공수교대 등에도 다양한 제한이 들어가 있죠.

물론 야구는 농구에 비해 전술이 중요한 종목이기에 종종 '이기는 야구'가 문제시되기도 합니다. LG 김재박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이 바로 '이기는 야구'로 이야기되고 있죠. 그러나 이는 기본적으로 과대평가가 깃들어 있다고 봅니다.

김재박 감독이 현재 맡고 있는 LG의 성적은 최하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어떠한 특정 전술이 무조건적으로 통용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김성근 감독 역시 '하위권 조련사'라는 별칭을 가졌지만 SK 우승 이전에는 단 한 번의 우승 이력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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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저 역시 이들 감독이 한국 역사에 남을 명장임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팀과 전술이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선수들의 수준까지 받쳐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잦은 투수 교체 등은 지양되어야한다는 의견에 저 역시 동의하지만 이 역시 룰 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축구 역시 상당한 룰 개정을 통해 각종 전술에 대응해 왔습니다. 초기 축구는 4-3-3, 4-4-2, 3-4-3 등이 아닌 7~8명의 선수가 공격을 하는 극단적 포메이션이었습니다. 당연히 점수도 지금과는 비교도 될 수 없을만큼 많이 나왔죠. 때로는 핸드볼 스코어도 나왔다고 하니까요.

현재 자주 문제시되는 오프사이드 역시 그 탄생은 일렀지만 변화는 잦았습니다. 오프 사이드 룰의 변화를 통해 공격 축구와 수비 축구간의 균형을 잡고자 했죠. 이 밖에도 잦은 룰을 따지면 끝도 없을 것입니다. 옐로우 카드, 레드 카드도 처음부터 있지 않았으며 그 강도도 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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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종목 뿐만이 아닙니다. 김연아로 잠깐 떴던 피겨의 룰 개정, 여자 배구에서의 백 어택 2점 부여, 최근은 2:2까지 시범 도입하는 태권도의 다양한 룰 개정 모두 재미를 추구합니다. 심지어 야구에서는 연장전이 길어지지 않도록 두 명의 주자를 미리 내보내는 연장촉진룰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히딩크 축구가 정말 '이기는 축구'라면 모두들 그 방법을 취할 것이고 그건 또 다른 축구의 발전을 낳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해법이 없고 재미없는 축구'라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리그는 그것을 취할 수 없는, 혹은 약화시키는 새로운 룰을 낳을테니까요. 때문에 저는 히딩크의 축구가 축구계에 별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서비스는 생존을 위해 진화합니다. 소비자에게 더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 말이죠. 이발소는 미장원으로 변하고 싸이월드는 단순한 일촌 중심 서비스에 머무르려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역시 하나의 서비스입니다. 그들은 고객을 이탈시키는 단순한 게임과 전력 극단화를 피하려 갖은 수단을 통해 변화합니다.

물론 진화가 생태계의 섭리이듯이 끝내 환경 변화에 적합한 진화에 실패한다면 도태됨 역시 자연의 섭리입니다. 그러나 저는 긴 역사를 통해 세계적인 스포츠로 등극한 축구가 그리 쉽게 무너지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스포츠는 장기간 형성된 팬맨십과 로열티로 생존하지, 경기 내용 자체로 생존하는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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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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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바쁘네요, 읽고 싶은 책 하루에 한 권 읽을 날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여유는 진실된 웃음의 필요조건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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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바둑도 올스타전을 한답니다"

한국 바둑리그에서 무려 ‘올스타전!’을 한다고 합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어얼쑤~ 덩실덩실~ 스무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선수 열 명이 차례로 대국을 벌입니다. 한국 바둑 역사상 초유로 있는 일로 반갑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리 없다고 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우선 올스타전의 의미인데요. 사실 올스타전은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를 위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이토록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은 보기 드물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언제 이대호, 양준혁, 류현진이 한 팀에서 뛰겠습니까? 김주성, 서장훈, 방승현도 마찬가지고요. 돈으로 긁어 모으려 해도 힘들 정도의 팀입니다. 이런 꿈을 일 년에 하루라도 만족시켜 주는 게 올스타전이죠.

그러나 개인전 위주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보기 힘듭니다. 골프나 테니스에서 언제 올스타전 하던가요? 아니면 복싱이나 프라이드에서? 없죠. 왜냐면 어차피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올라오다가 보면 이미 16강, 8강쯤 가면 올스타전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끔 무명 선수들이 약방 감초처럼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해 주죠. 바둑 역시 개인끼리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굳이 올스타전이 없어도 이러한 빅매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뭐, 한 번에 몰아서 일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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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만 가면 그 나물이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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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인종목에서 올스타전의 존재가 떠오르는 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e-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e-스포츠도 위의 개인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얘네들끼리 붙는 빅매치는 자주 볼 수 있거든요. 요즘 너무 상향 평준화되어 이야기가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적어도 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매치’같은 것은 이제 스타에는 없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죠. 마본좌가 태굥이한테 좀 밟힌 후로는 특히 그러하고요. 온게임넷에서 WWE를 벤치마킹해 자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예전처럼 임요환 띄우기 마케팅은 먹힐 수가 없으니까 뭐라도 사람들에게 기대를 주는 매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e-스포츠에서 꾸준히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이유는 위의 종목들과 달리 게임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니아라고 해도 복싱 12라운드를 세 번 정도 보거나 테니스 세 게임 정도를 보면 내가 왜 사나… 하면서 철학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e-스포츠는 어지간한 게임은 30분 안에 정리되기에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또 하나의 이유는 소속 구단입니다. 얘네들도 나름 소속 구단이 있기에 평소 경기할 때 함께 있을 일이 없습니다만 올스타전 때에는 함께 있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팬들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뭐, 다른 개인 종목인 대개 팀이 없거나 있어도 비인기종목의 경우 독점 시장이고 인기종목은 협찬, 후원 정도라…

그러나 e-스포츠는 좀 예외적인 경우고 바둑은 올스타전을 벌이기에 그리 조건이 좋은 종목은 아닙니다. 바둑도 워낙 치열한 종목이기는 하지만 8강 정도 되면 모두가 빅매치라는 점에서는 타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대국 시간 역시 100분 내외이기에 올스타전을 열기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온 종일 올스타전만 하지 않는 한 5국까지 치를 경우 3일을 보아야 하죠. 소속구단은 있으나 그것은 한국바둑리그에만 한정되는 것인지라 선수는 물론이고 보는 팬들도 딱히 선수를 생각할 적 소속구단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골치 아프죠.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이처럼 부정적 요인이 많은지라 아쉬운 점이 몇 있습니다. 특히 타 종목의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합니다.

우선 올스타 기사 선정 방식부터가 그러합니다. 타 스포츠의 올스타전은 완전하게 팬투표에 선수 선정을 의존합니다. 바둑도 투표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후보를 걸러서 내 줍니다. 하지만 타 종목은 그렇지 않아요. 안 그러면 야구 올스타전에서 올해 개죽 쓴 이종범 선수를 어떻게 보았겠어요. 작년 NBA 올스타전에는 그랜트 힐이 나왔죠. 이 양반 성적은 그저 괜찮은 정도였지만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그의 모습을 팬들이 보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독추천선수 제도 역시 존재해 이를 통해 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NBA의 경우 아예 조던을 감독추천선수로 내보낸 후 조던 신격화 쇼를 하기도 했죠. 쇼를 하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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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놈들 쇼맨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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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대국 환경이 일반 대국과 다를 바 없다는 점입니다. 뭐 다른 게임은 안 그렇냐고요? 마찬가지죠. 그런데 다른 스포츠의 올스타전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이 함께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수근이 쇼하면 양준혁이 좋다고 박수치고, 이런 므흣한 광경들에 관중들은 즐거워하는 것이죠.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로 얘네들은 게임 방식이 개인인데도 스타들이 함께 모여 있다는 자체에 팬들이 즐거워합니다. 물론 바둑기사들이 타 종목에 비해 개인적인 팬층은 얕겠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웬지 비유를 잘못 한 느낌)

그리고 부대 행사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타 스포츠의 경우는 가수도 오고 치어리더 경연대회도 하고 아예 전야제를 때리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메이저리그는 전날 홈런 더비도 시원하게 해 주고 NBA는 루키 – 소포모어 올스타를 엽니다. 물론 바둑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한국기원에서 천상지희가 ‘한 번 더, OK?’하면서 가릴 곳만 적당히 가린 채 춤 춰봐요, 그대로 바둑돌 날아오고 스포츠신문 1면 올라가지… 그래도 올스타전 하나만 달랑 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좀 시시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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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으니 점점 애들이 이뻐보임, 추천...

어쨌든 이런저런 문제야 있지만 한국바둑에도 올스타전이 들어섰다는 그 의미는 낮게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재빨리 수습모드) 어찌 첫 술에 배 부르겠습니까? 사실 바둑처럼 기사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스포츠도 없습니다. 야구, 축구 같은 팀 스포츠는 리그 전체가 하루 쉬면 그만이지만 바둑은 한국에서만 뛰는 게 아니라 중국 갔다가 일본 갔다가 바쁘거든요. 부대 행사는 어디 쉽답니까? 바둑 두는데 무슨 잠실 주경기장 빌릴 수도 없는 일이고. 물론 고정관념은 깨야 하겠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자한테 좀 잘 채입니다)

이번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비록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겠지만 이런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혼자 매달렸나?) 좀 더 나아가는 모습에 주목하는 게 더 바둑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만 보고 사실 저도 안 볼 생각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바둑 팬들 입장에서 사실 며칠 동안에 일류기사들을 몰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자, 혹시라도 올스타전 보실 분은 소주와 담배를 재어 놓읍시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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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부끄러워말고 부러워하라"

한국, 日 아마팀에 참패 '야구국치일'
韓야구 ‘국치일(國恥日)’…아마추어에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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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좀 하다보니 한국 프로야구 대표팀이 일본 사회인 야구 대표팀에게 지니까 다들 망신이라고 한다. 아무리 찌라시라지만 12 2일이 국치일이라는 표현까지 쓰는 걸 보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게다가 인터넷 포털도 그런 분위기고. 어쨌든 오랜만에 듣는 국치일이다. 내 기억에 대중적으로 인정하는 국치일은 을사조약, 한일합방 정도인 것 같으니 반백년을 넘어서야 드디어 국치일이 찾아온 게니까. 사실 한국 야구 대표팀 입장에서는 억울한 점도 없지는 않다. 우선 상대팀이 사회인들을 들고 나오다보니 데이터 자체가 별로 없었을 게다. 솔직히 일본 야구대표팀이 프로들을 데리고 나왔다면 지던 이기던 이렇게까지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거든. 어느 정도 약점을 파악하고 그 쪽만 집중적으로 노릴 경우 일본 프로 일진과도 큰 차이가 없는 한국 대표팀 투수들에게 10점을 뽑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테지. 그리고 결과론이지만 김재박의 전략이 몇몇 부분에서 실패한 것도 사실인 것도 인정해야겠지.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무리 찌라시라고 해도 좀 너무한 소리네. 왜 그리들 흥분하는 거지? 살다보면 야구 좀 질 수도 있지, 골프 치다보면 아마츄어가 프로보다 한 두 홀 더 못 치는 것은 일도 아니잖아. 물론 야구가 단체종목에 플레이시간이 길다는 점을 염두하면 동급으로 볼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울상지을 것도 없어. 미국 농구대표팀이 그리스 농구대표팀에게 졌다고 미국 농구대표팀의 위치를 그리스 농구대표팀의 아래에 두지 않잖아. 물론 상대적인 강약은 존재하고 스포츠의 기본 정신이 이긴 자가 강한 것이지만 단기전을 가지고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어. 그럼 니들은 WBC에서 일본 두 번 이겼다고 우리가 일본보다 야구 잘 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리고 사회인야구라고 너무 무시하면 안 되는 게 대학 선수들이라고 무시할 수도 없고 실업야구 하는 애들 중 이번에 나왔는지는 몰라도 드래프트 거부권 행사로 잠시 실업팀에서 뛰는 애들도 있을거야. 이렇게 생각하면 사회인이라기보다는 준프로라고 봐야지. 그래도 프로는 아니지만.

그런데 지금부터 중요.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점은 한국 야구가 어떻고 일본 야구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야. 승패를 떠나 내가 아쉬워하는 점이 하나 있어. 일본 사회인 야구에게 졌다고 쪽팔린다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왜 일본 사회인 야구를 부러워하지 않냐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지. 무슨 말이냐 하면 일본 사회인 야구가 한국 프로야구에게 승리하는 일은 비록 가능성이 낮은 일일테고 그게 이번에 터진 것이겠지만 정말 대단한 일이야. 반대로 생각해봐. 한국 사회인 야구 대표팀이 일본 프로야구 대표팀에게 승리를 거뒀다면 그게 보통 대단한 일이겠어? 축구의 경우 FA컵에서 실업팀이 프로팀 한 번 이기기가 힘든데 말이야. 이건 정말 부러워할만한 일이지.

그런데 앞에서 내 맘대로 한 가정이 과연 가능할까? 한국 사회인 대표팀이 일본 프로야구 대표팀을 이긴다? 이건 진짜 맘도 안 되는 소리지. 일본 사회인 야구 대표팀은 어쩌다가 한국 프로야구 대표팀을 이길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절대 이뤄질 수 없지. 김인식 감독이 WBC를 치루면서 일본이 비록 최강팀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그와 비슷하거나 가까운 수준의 팀을 훨씬 많이 만들 수 있다는 말은 결코 공언이 아니야. 레벨이 낮아질수록 한일 양국의 야구격차는 점점 커져. 국가대표는 비슷할지언정 1군 프로야구, 2군 프로야구, 대학1, 대학2진으로 내려갈수록 그 차이는 점점 커지지.

무엇 때문에 아래로 내려갈수록 차이가 커질까? 이유는 단순해. 일본은 비록 한국처럼 입시지옥이 존재하지만 학내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가 상당히 활성화된 국가야. 한국 애들은 야구 한 번 하려고 하면 사람 모으기조차 힘들지만 얘네들은 구장이 널려 있지. 그리고 한국처럼 백 개도 안 되는 야구부가 맨날 빠따질 당하면서 하는 엘리트 체육도 물론 존재하지만 4000개 이상의 고교에서 단순히 취미로 야구를 하면서 갑자원 진출을 노리지. 이러니까 맨날 빠따질 당하며 큰 애들 중에 잘 하는 놈은 일본에 딸리지 않을지 몰라도 그 저변에서는 비교가 안 될 수밖에. 솔직히 한국에서 조기축구회 들어간 사람이라도 그렇게 많나? 황량한 운동장 하나 빌리려고 발품 팔아야 되는 나라에서 말이지.

비단 야구만이 아니야. 아예 생활체육 대회 하나 만들어서 해 보면 재미있을 거야. 한국 맨날 일본보다 메달 수 많다고 좋아하는데 아예 대학이나 실업 같은 준프로 빼고 경기하면 한국 거의 전 종목 패배할걸? 간단해. 우리는 얘네들처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있지 않거든. 요즘들어서 웬 웰빙에 몸짱 열풍이 불어서 사람들이 운동은 하지만 그것은 신체미용이나 건강을 위해서라는 목적이 강하지, 순수하게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그러나 일본은 그렇지 않지. 비단 일본뿐이 아니라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 각국들은 한국보다 전체 수업시간은 적어도 체육은 많아. 미국? GDP를 보면 그들의 학교 풍경이 떠오르지 않아?

이거 부럽지 않아? 솔직히 나 학교 다닐 때 황량한 운동장 하나에 허름한 농구 골대 몇 개가 다였어. 50명 가까이 되는 인원 중 10명 가량 농구하러 가고 10명은 어디서 뒹구는지 알 길이 없고 30명 정도가 황량한 운동장에서 공을 차는데 거 참 위험했어. 가끔은 여러 반이 함께 뛰어다니기도 했으니까. 야구하는 인간들까지 있으면 아주 장난 아니었다. 축구공 쫓아다니느라 정신없는데 하드볼이 날아다니고 하니까. 게다가 비록 축구를 했을지언정 축구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는 없다시피 했다. 무슨 어린이 축구단 떠드는데 서울에서도 힘든 게 지방에서 제대로 가능했겠나, 말 그대로 똥볼 차는거지.

자고로 모든 스포츠는 알고 하면 더 잘 되고 더 재미있는 법, 하지만 나는 그럴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어. 굳이
라고 붙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강산이 변하지는 않았을테고 내 윗세대들이 나보다 좋은 환경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그런 우리가 대개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은 바로 직접 뛰어서가 아니라 티비를 보면서지. 특히 강한 민족의식과 맞물려 국가대표전을 보면서 즐거워하는데 이거 내가 볼 때 참 슬픈 일이다. 다른 나라 애들은 직접 뛰면서 즐거워하는데 우리는 태릉 선수촌에서 혹사당하는 선수들 메달 보면서 즐거워해야 하다니. 물론 이게 절대적으로 상반되는 일은 아니야. 생활스포츠 활성화된 국가에서도 국가대표 소집훈련은 당연히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생활스포츠 부분이 거의 결여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지. 하다못해 프로스포츠 관람조차도 다른 나라보다 활성화되어 있지 않잖아. 이거 가지고 맨날 KBO KBL (축구협회는 아주 포기 상태) 이 말이 많은데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아주 간단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애들이 어릴 때 제대로 안 해서 그런거지. 축구 자주 해 봐야 축구 보는 맛을 알고 야구 자주 해 봐야 야구 보는 맛을 아는건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까. 스타크래프트 중계 보면서 즐거워하는 놈 중 스타크래프트 안 해본 놈 있어? 아니잖아.

긴 말이 많았는데 정리할게. 우리 야구 진 거 하나도 쪽팔리는 일 아니야. 그럼 GDP 넘치는 일본이 우리보다 메달 적은 것도 쪽팔려야 할 일인가? 비록 아마츄어리즘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최소한 경기에서 지면 쪽팔릴 것은 선수들이지, 우리들이 아니야. 쓸데없이 쪽팔린다, 국치다, 할 시간에 우리는 일본을 좀 더 부러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우리는 생활스포츠도, 프로스포츠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그저 국가대표전에만 열광하는데 그것은 스포츠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일 뿐, 전부가 아니야. 물론 국가대표전을 통해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 수도 있겠으나 상당한 한계가 있어. 2002 월드컵 이후 잠시동안 K리그는 만원이었지만 이내 관중들은 K리그를 외면했잖아. 이는 단순히 마케팅 능력의 부족을 넘어 관중들이 생활 속에서 이를 접할 기회가 적었음에 그 근원적인 이유가 있어.

하지만 일본은 생활 속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을 수없이 건설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그렇기에 비록 국가대표전에서 패배할지언정 사람들은 그 스포츠의 즐거움을 생활 속에서 누리고 있어. 학교에서 그것을 즐길 기회를 부여받고 사회 진출 후에는 직접 참여하거나 관람하거나 하며 그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는거지. 한국도 좀 그래야 해. 좀 극단적으로 말해서 메달 좀 못 따면 어때? 좀 지면 어때? 나도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그럴수도 있는 거지. 지금부터라도 각 스포츠협회는 국가대표전 좀 졌다고 쪽팔려하지 말고 애들 닥달하거나 룰 개정하기에 앞서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그 스포츠를 좀 더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어떨지언정 이 쪽이 장기적으로 스포츠의 흥행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편일게다. 우리 입장에서도 맨날 국가대표전 할 때마다 빨간 옷 입고 애국자되지 말고 바깥에 나가서 공 한 번 차고 방망이 한 번 휘두르는 게 더 장기적으로 즐거운 삶을 담보해 주는 일일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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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훈기 기자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끌어안기"

 네이버 MLB 코너에는 한국의 전문가 칼럼이 둘 있다. 하나는 민훈기고 하나는 김형준. 민훈기는 스
포츠조선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조선일보에 블로그도 있었다. 지금은 민기자닷컴을 운영중인데 딱히 별 내용은 없는 개인 홈페이지 수준이다. 김형준은 굿데이에 있었던 양반인데 굿데이가 쫄딱 망하며 일간스포츠로 왔다가 스포츠2.0에 투신했다.

먼저 김형준에 대해 잠시 언급하면 이 양반 상당히 글을 잘 쓴다. 그가 속한 굿데이가 일면이 선정적이라고 쓰레기신문 소리 많이 들었지만 적어도 굿데이는 해외스포츠가 다른 신문처럼 형식적으로 실리지 않았다. 지면을 더 할애했을 뿐 아니라 실리는 기사도 다른 신문처럼 전혀 모르고 써대는 수준이 아닌 매니아들이 썼음이 느껴지는 기사들이었다. 김형준은 이 중에서도 훌륭한 기사를 잘 썼는데 지금은 스포츠2.0으로 나와 참 다행이다. 이 사람 수준에 일간지는 분량의 한계가 크기 때문이다.  

민훈기는 김형준에 비해 유명세에서 훨씬 앞선다. 우선 조선일보라는 대집단이 받쳐주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글의 수준은 김형준에 확실히 미치지 못한다. 물론 민훈기의 메이저리그에 대한 지식은 분명 방대하다. 오랜 특파원 생활을 하다보니 웬만한 매니아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사례가 나올 때도 있다. 하지만 분석기사에 있어서는 통계활용 능력이 거의 없으며 그러다보니 글이 분석의 깊이를 지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괜시리 자잘한 예는 들지 않겠다. 궁금하면 네이버가서 스포츠, MLB 클릭해보았으면 한다.

그런데 민훈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순히 분석의 깊이가 얕다거나 글빨이 딸리는 문제가 아니다.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지나치게 끌어안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인 메이저리거에게들을 위해 변명을 늘어놓으며 사실을 흐리기 쉽상이다. 물론 이는 한국 스포츠언론 공통의 문제이지만 민훈기는 이가 특히 심하다.

오늘 이 기사를 보니까 아주 황당했다.

초반 문제는 박찬호보다는 상대 선발 존 스몰츠만 만나면 작아지는 파드레스 타선이었습니다. (...) 파드레스는 그러나 이날 초반에 스몰츠를 흔들어 놓은 기회를 잡고도 그것이 무산되면서 경기를 힘들게 풀어갔습니다. (...) 이렇게 공격의 실타리가 풀리지 않은 탓인지 박찬호는 3회를 넘어서면서 힘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려는 경향이 나왔고,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면서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박찬호의 실책을 탓하기는 하나 이 기사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모르겠다. 이 기사 번역해서 샌디에이고에 보내면 샌디에이고 선수들이 무슨 이야기할지 궁금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논flek. 대체 타선이 안 터진 것이 투수의 난조 원인이라니, 더군다나 7,8회까지 팀 득점이 없어 성질머리가 난 것도 아니고 5이닝까지의 투구를 가지고 타자를 탓하는 것은 참 우스운 일이다.

민훈기의 이런 기사는 한둘이 아니다. 그는 항상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감싼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에게 애정을 보내는거야 민족감정의 영향도 있고 상업성도 생각해야하니 당연하다. 많은 응원을 등에 업고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에게 직설적으로 비판하다가는 그 날로 판매량 뚝일테니. 더군다나 박찬호가 기자들에게 평소에 꽤 예의바르다 알려진만큼 박찬호와는 개인적인 정도 꽤 많이 들었을테다.

하지만 그래도 기자라면, 특히나 전문기자라면 좀 더 현장의 분위기와 사실을 냉엄하게 전달해야 한다. 늘상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일방적으로 감싸며 그 주변을 탓하는 것은 팬들이라면 모를까, 기자의 역할은 아니다. 국내 팬들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야 매한가지이겠지만 미국에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어디까지나 팀의 일원일 뿐이다. 팀의 일원을 중심으로 그 팀을 서술할 때 그것은 사실로부터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메이저리그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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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판정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

스포츠를 볼 때마다 그 종목이 무엇이든지 심판의 오심은 문제가 된다. 이 덕택에 많은 이들이 울고 웃지만 사실 오심을 0으로 줄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오심을 줄이기 위해 심판의 수를 늘리고 그 질을 재고하는 등 각 스포츠협회마다 백방으로 노력하나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것은 빼 놓고서라도 선수들의 신체조건은 계속해서 좋아져만가고 스포츠에 사용되는 기구도 선수들의 능력을 점점 배가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심판이 그것을 쫓아다니며 순간적인 일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즉 많은 스포츠가 점점 심판이 올바른 판정을 내리기 힘든 쪽으로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비디오 및 각종 기기를 사용해 심판의 판정을 보완해 오심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물론 '오심이 좋지 않다'는 명제는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디오 판정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은 심판의 위치와 권한을 어디까지 부여하느냐에서의 갈등이다. 심판이 게임 진행을 돕는 이가 아닌 판정의 절대자로 본다면 '현행대로 심판에 대한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들의 역량강화를 통해 오류를 줄여나가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비디오 판정은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또한 단지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심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로 파악하고 비디오판정을 도입해 판정의 질을 올리려 할 것이다.

내 생각부터 말하면 나는 전형적인 2번의 편이다. 이유인즉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 중 하나가 공정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심판의 권한영역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와 겹치지만 그 선후관계를 놓는다면 그 답은 명백하리라고 본다. 공정성을 위해 심판이 존재하는 것이지, 심판을 위해 공정성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심판은 그것을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따름이지, 그것까지 헤쳐가면서 게임을 좌지우지하는 역할이 아니다. 더군다나 점점 심판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라잡으며 판정이 힘들어지고 있음은 명백해지고 있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심판이 공정하며 그들이 얼마나 힘든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심판의 공정성은 그 어떤 경우에도 완벽히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은 배재할 수 없다. 매우 드물지만 대놓고 심판이 한 편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언제 어떤 이유로 있을지 모른다. 또한 좀 더 중요한 문제인데 설사 심판이 의도적으로 한 편의 손을 들어주지 않더라도 심판도 인간인 이상 설사 이러한 생각이 없더라도 과거 가진 생각이나 경험 등이 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인 선수에 대한 좋지 못한 판정은 이러한 점에서 기인할 것이며 슈퍼스타에 대한 안이한 판정 역시 이와 같다. 경기에 임하는 국가의 국적을 지닌 심판을 경기에 참여치 못하게 하거나 체조의 경우 여러명의 심사위원 중 최고점, 최저점을 배재함으로 의도적인 불공정판정은 막을 수 있으나 이러한 비의도적인 불공정판정은 막을 수 없다.

물론 '오심도 판정의 일부'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쓰이며 심판의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스포츠의 기본요건인 공정성 외에서 재미의 측면을 살펴봐도 이를 정당화하기는 힘들 것 같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불이익을 받았을 경우 그 오심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아마 이번 월드컵에서 많이들 느꼈을 것이다. 또한 만약 반대의 경우로 오심으로 승리를 거둘 경우도 뭔가 찝찝함이 남아있음은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군소리 없이 이기는 쪽이 판정수혜 소리 들으며 이기는 쪽보다 훨씬 즐거운 것은 사실이니까. 더군다나 사람들은 그것이 같은 값이라면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 얻었을 때의 기쁨보다 훨씬 큰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도 오심문제는 비디오 판정 강화를 통해 깔끔하게 해결하는 게 옳을 듯하다.

그렇기에 나는 정말 비디오 등의 기기를 통한 판정이 강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물론 이 때문에 판정 항의가 많아지고 게임이 루즈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항의를 제기한 이들의 항의가 올바르지 않음이 비디오를 통해 확인되어질 경우의 페널티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심판은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이지만 경기의 결과까지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오심은 선수와 관중, 그리고 스포츠 그 자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로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한다.

ps. 정몽준이 항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프랑스는 한국에게 한 골을 도둑맞고도 침묵하고 있다. 토고도 스위스에게 페널티킥을 도둑맞고도 침묵하고 있다. 이는 현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심판의 판정은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는 암묵의 합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몽준이 굳이 항의를 하겠다는 것은 그저 국민들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의 위치를 고려할 때 차라리 비디오판정강화를 주장하는 게 훨씬 더 좋은 모습이 아닐까? 그보다 2002년 한국이 상당한 판정수혜를 받았다고 외국 언론들이 이야기하는데 정몽준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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