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가 매우 적은 편이다. 그런데도 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생각이 어떻든 자기 주관을 뚜렷이 내놓는 연예인들이다. 대표적인 예로 명계남은 노무현에 대해 맹목적 지지를 보내지만 나는 그를 최소한 앵무새들보다는 좋아한다. 마찬가지로 나는 스크린쿼터 강화에 찬성하지 않지만 자신의 연기인생을 걸고 스크린쿼터를 사수하고자 하는 최민식을 좋아한다. 신해철은 그가 가진 능력보다 오버되어 카리스마, 대마왕 소리를 듣지만 그 이상으로 자기 하고 싶은 소리를 하는 연예인은 없기에 역시 매우 좋아한다.
이와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연예인들은 방송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띄워주는 연예인이다. 이런 예야 뭐 한둘이 아니겠지만 갈수록 눈에 띄는 분야는 여자 아나운서이다. 얼마 전까지 강수정을 띄워주느라 바쁘더니 이제는 노현정을 띄워주느라 정신이 없다. 노현정 들어서는 정도가 심해져 기타 연예인들과 처우가 달리 여러 프로그램에서 여왕처럼 등장해버린다. 즉 각종 프로그램에서 다른 연예인과 함께 망가지는 것이 이전 아나운서들의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지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며 망가져도 일정정도 선을 긋는다. 그리고 짜증나게도 다른 연예인들은 대본에 맞춰 그녀를 얼씨구나 띄워주기에 바쁘다. 남자 아나운서는 과거에 비해 얼굴을 좀 자주 비추지만 이 정도로 띄우지는 않는다. 물론 달리보면 나이 지긋이 먹은 아저씨 가지고 이러면 보는 사람에게 민폐이기도 하겠다...
사실 따지고보면 아나운서가 이처럼 대중의 품으로 다가간 것도 얼마되지는 않았다. 그런 면에서 아주 대중과 멀어져 있던 이들이 대중과 가까이 하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방송사는 대중의 품으로 아나운서를 내보내면서도 대체 왜 이렇게 여자 아나운서의 품위유지를 넘어 띄우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시청률일테다. 과거처럼 딱딱한 이미지를 버려야 시청률을 높일 수 있는데 그렇다고 너무 망가뜨려버리면 되려 시청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도 좋다. 방송사가 자사 프로그램의 시청률 올리려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일테니. 그런데 이러다보니 가뜩이나 대단한 자리였던 아나운서가 아주 엄청난 자리가 되어버렸다. 과거부터 한국에서 여성 아나운서란 사회적으로 상당한 지위였다. 여성 선호 직업 1위에 뽑히고 백지연이 가장 선망받는 여성 1위에 꼽혔을 정도이니까. 대체 왜 그럴까? 여성들은 그들이 멋지게 보인다고 말한다. 물론 그들은 멋지다. 아나운서는 외모에 목소리, 지성까지 무엇 하나 떨어져서 될 수 없는 직업이니까. 그러나 남자들이 선망하는 직업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하다. 왜 여성은 세계를 무대로 활보하는 기업인과 외교관 등을 꿈꾸지 않는 것일까? 남성에게는 별다른 매력없이 보이는 아나운서가 여성에게는 그토록 대단한 지위란 말인가?
김주희 아나운서가 비키니를 좀 입었다고 말들이 많다. 하지만 김주희 아나운서 비키니 논쟁은 솔직히 내게 어이없이 다가온다. 그녀가 대체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라도 된단 말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세계 나이스 올드가이 대회에 나가 배만 볼록한 B라인을 선보였다면 이는 논란거리가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로 인해서 손해보는 사람은 국민들이고 또한 그에게 표를 던진 국민들에게는 그를 컨트롤할 권리가 있으니까. 그런데 대체 김주희 아나운서가 비키니를 입든 란제리를 입든이 무슨 상관인가?
그렇기에 나는 김주희 아나운서가 비키니 입는다고 해서 아나운서의 지위가 떨어진다는 말은 예스, 노를 떠나서 문제 자체가 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막말로 싫으면 안 보면 되고 그러면 방송사 시청률 뚝이고 얘는 퇴출이니까. 그보다 내가 문제삼고 싶은 것은 아나운서의 그 권위 자체에 있다. 대체 아나운서들은 왜 이리도 높은 권위를 누리고 있을까? 남자는 국회의원이 예약되고 여자는 아예 선망받는 직업 1위가 되어 있다. 사실 아나운서가 상당한 능력을 갖춰야 가능한 직업이기는하나 실제 프로그램 내에서는 일부분을 제외하면 대본을 읊는 역할인데 말이다. 김주희야 벗든말든 상관없지만 정말 미디어가 우리를 지배하는 시대가 왔다는 게 팍팍 느껴져서 씁쓸하다.
ⓣ http://www.realfactory.net/trackback/119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역시 연예인 (요샌 아나운서도 연예인화 되어가니깐...)에게 악플보다 무서운건 무플이겠죠.
일이 어찌됐던 간에 최동석 아나운서는 이번 일로 자기 이름 석자는 확실하게 각인시킨 듯 합니다. ^^;
그러게요, 사실 전 최동석 이름도 몰랐거든요 -_-;
불쌍한 아나운서들, 그리고 한심한 네티즌...-_-;;;
저도 네티즌이란 게 참 슬픕니다 ㅠ_ㅠ
전반적인 여성에 대한 성 인식의 문제로 여성 아나운서에 초점이 맞춰지는 듯 하네요.
이 번일은 모두가 다 빨리 관심을 버리는 게 최선이 아닐까요.
정답인 듯 합니다 ^^
그래도 전 그네들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김태희가 똥싸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면 전 틀림없이 실망했을 거에요. 어흙....
김태희는 똥을 안 싸기 때문에 목격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공인이라 할 수 없는 일인데...그들의 일은 뭐 그냥 그렇게 내버려둡시다. 그리고 우린 다른 고민을 좀 하죠...저로선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19세기 말엽 메이지 유신의 시대로 접어든 것 같은데...우리에게도 천황제같은 새로운 정치 시스템이 필요한 시기 아닐까요?(내용과 관련 없어서 죄송...^^
역시 미래도둑님은 수준높은 고민을 하는군요. 문제는 천황제를 해도 나아질 것 같지가 않아요 -.-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연정훈 ㅅㅂㄻ...
네, ㅅㅂ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