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에 참여해 주세요 -_-

스타크래프트에서 과도한 세리머니를 금지하겠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스타크래프트 팬들은 대개 반대의 입장인데 일단 저는 최진실법마냥 과도한 짓만 아니라면 괜찮다고 봅니다.

사실 스타크래프트가 지금껏 뜨는 데 엄재경의 역할을 빼놓기는 힘듭니다. 마치 WWE의 빈스 맥마흔처럼 최고의 프로모터 역할을 해냈죠. 그 프로모터 역할도 거의 WWE를 본받아 선수들마다 별명을 붙이고 스토리를 만들었고요. 하지만 정말로 스타크래프트가 비상한 것은 엄재경의 품을 떠난 후부터입니다. 그 때부터는 선수들과 팬이 주도했죠. 팬들이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발굴해 냈고 이가 자연히 스토리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 팬덕후들에 호응하듯 선수들도 다양한 이벤트를 팬들에게 선보였고 이 중심에 세리모니가 있었죠.

문제는 이게 좀 과해졌습니다. 자기 팬들을 즐겁게 하는 정도를 넘어 상대 팬들의 눈을 찌푸리게 할 정도라면 문제가 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스포츠도 결국 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하고요. 더군다나 할아버지 할머니도 보는 프로야구와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팬이 10대 중심입니다. 20대 중반만 되도 올드 팬 소리를 들을 정도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방송에서 '좆밥' 이런 소리를 하면 쓰겠냐...

미국 NBA에도 유사 케이스가 있습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대기석에 앉은 NBA 선수들의 복장은 자유였습니다. 그런데 2005-06 시즌 이후 정장이 필수로 지정되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기존 팬은 불만이 많았지만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농구가 신체능력에 무지 의존하는 스포츠이다보니 선수들이 대개 흑인인데 그러다보니 많은 흑인 애들이 이들을 우상으로 삼거든요. 그런데 너무 자유분방한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에 조금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주류에서 밀려난 흑인이니 단순히 볼 문제만은 아니죠. 결국 세상은 힙합퍼보다 오바마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의 세리모니도 너무 과한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WWE와는 다른 게 이건 애초에 쇼이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스포츠입니다. 이기고 나서 상대방 도발하는 것은 제가 봐도 좀 심하고 별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 전에 손윤님이 스포츠가 할 수 있는 사회 공헌 (, )을 다루어 주셨습니다. 한국에 이 정도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제가 바라보는 한국 스포츠는 적극적 사회 공헌 이전에 소극적 사회 의식마저도 너무 부족합니다. 굳이 스포츠가 사회에 돈 내며 기여하지 않아도 최소한 올바른 의식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없다는 거에요.

5.18이 겨우 반도체의 날로 둔갑하는 정치의식 부재는 애교입니다. 스포츠 선수가 자신의 게임을 도박 대상으로 여기는 행위에 대해 겨우 20여게임 출장 정지의 가벼운 징계를 내렸는데 이는 리그가 스스로를 얼마나 낮게 보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미국이었으면 바로 영구제명감이니까요. 예전 특수강간죄를 저지른 윤승균 선수도 아무렇지도 않게 복귀합니다. 심판에 대한 항의는 왜 이리도 많은지요? 이래서야 스포츠를 도무지 존중하기가 힘듭니다. 그냥 심심풀이 땅콩 먹기에 불과하게 되어 버리죠.

때문에 저는 이번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결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스포츠는 게임이기에 앞서 그것은 사회 안에 속해 있으며 이번 결정이 타 스포츠도 이러한 점을 되새겨 볼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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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색 2008/10/06 23:02 | PERMALINK | EDIT | REPLY |

    얘들이 이제 게임 속에서는 할게 더 없으니 이러는 걸까? 통 안보다보니 별 일이 다있었네.

  2.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6 | PERMALINK | EDIT |

    게임 속에서 뭔가 더 할 게 있겠지... 4SCV 러시라거나...

  3. 어리민쯔 2008/10/07 13:20 | PERMALINK | EDIT | REPLY |

    아.. 스파키즈 -_-
    한 번 밉보이니 쟤들 하는 짓은 이제 다 짜증난다는;
    뭐 스파키즈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4.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7 | PERMALINK | EDIT |

    우리의 창희 오빠가 좀 원죄가 있는지라 -_-ㅋ

  5. BlogIcon kidcherry 2008/10/07 02:07 | PERMALINK | EDIT | REPLY |

    프로게이머 연령대가 어려서 그런건가요? 카메라 앞에서 버젓이 잣밥 발언은 제겐 좀 충격적이네요 세상에..-_-;

  6.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7 | PERMALINK | EDIT |

    뭐, 대부분이 10대이다보니... 덕택에 팬층도 쉽게 형성되는 거겠지만요.

  7. 손윤 2008/10/07 04:07 | PERMALINK | EDIT | REPLY |

    요즘은 스타크래프트를 잘 보지 않지만 ... 종종 본 동영상에서 생각한 것은 '생각없음'을 '쿨함'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프로 리그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팬과 일체화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세련되게 표현하느냐는 고민이 한국의 프로리그에서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 프로 리그의 한계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

  8.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8 | PERMALINK | EDIT |

    사실 연예계를 보면 그런 게 더욱 눈에 집힙니다. 스타뿐만 아니라 각 단체가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지요 ^^

  9. BlogIcon 요시토시 2008/10/08 09:18 | PERMALINK | EDIT | REPLY |

    스타리그는 어찌 날에 날을 더해서 망가져가는 듯한 느낌이..=_=);;??

  10. BlogIcon 이승환 2008/10/08 14:38 | PERMALINK | EDIT |

    실력과 반비례하는 개념 -_-? 일까요.

  11. 민트 2008/10/09 10:26 | PERMALINK | EDIT | REPLY |

    랄랄라. 스타는 먼 옛날 이야기. 역시 화투가..ㅋㅋㅋ 화투패를 잡으면 혈액순환에 좋다고 정마담이 그랬었죠.ㅋ 저도 혈액순환을 위해..

  12. BlogIcon 이승환 2008/10/09 15:21 | PERMALINK | EDIT |

    이젠 그것도 귀찮아서 온라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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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졸업식이 있었는데 끝나고 알게 된 사실이 제가 올해 유일하게 면접 없이 졸업준비위원회에 들어 온 케이스라 하더군요. 저는 제 친구가 두목이라 프리패스했습니다만 여하튼 무슨 질문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랜덤으로 던진다고는 하나 대충 다음과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 허리는 견실한가?

- 술은 잘 먹는가?

- 술 먹다가 옆 사람이 꼬장 부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 스타크래프트 팀플 중 같은 편이 공격 당하면 도와주겠는가, 적군 빈 집을 공격하겠는가?

- 여자친구는 있는가?

대체 면접이 필요하기는 하냐고 물었습니다. 필요 없다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항상 경쟁률이 1:1이기 때문입니다. 유일하게 한 번 2:1이 있었는데 한 사람이 술이 덜 깬 상태로 슬리퍼에 반바지를 끌고 와 사실상 1:1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면접을 치르는지 물어보자 한 선배는 고뇌에 가득 찬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평생 언제 한 번 면접관 되어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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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트 2008/08/30 10:15 | PERMALINK | EDIT | REPLY |

    졸준위군요.ㅋㅋ 저에겐 학사모와 가운을 주는 곳으로 인식 되네요.ㅋ
    열심히 하세요. ^.~

  2. BlogIcon 이승환 2008/08/31 18:37 | PERMALINK | EDIT |

    촬영도 담당한다, 퀄리티를 위해 직접 찍지는 않지만 -_-

  3. BlogIcon 파초 2008/08/30 11:34 | PERMALINK | EDIT | REPLY |

    고뇌에 가득찬 얼굴이 인상적이군요 ^^;

  4. BlogIcon 이승환 2008/08/31 18:37 | PERMALINK | EDIT |

    저 말을 제가 내년에 또 뱉을지도...

  5. BlogIcon 케찰코아틀 2008/08/30 11:38 | PERMALINK | EDIT | REPLY |

    전 또 기업 면접인줄 알고... 나름 기대했네요

  6. BlogIcon 이승환 2008/08/31 18:37 | PERMALINK | EDIT |

    가능하겠냐 -_-;;;

  7. BlogIcon 언더독 2008/08/30 12:11 | PERMALINK | EDIT | REPLY |

    언제 졸업하시나요? 졸업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바둑이나 두고 기타나 치는 것 아닙니까? ㅋㅋㅋ

  8. BlogIcon 이승환 2008/08/31 18:37 | PERMALINK | EDIT |

    안 그래도 윈도우를 새로 깔길래 왜 그러냐고 물으니 스타크래프트 IPX를 깔겠다더군요 ^^

  9. BlogIcon 댕글댕글파파 2008/08/30 13:05 | PERMALINK | EDIT | REPLY |

    ㅎㅎㅎㅎ 재밌네요

  10. BlogIcon 이승환 2008/08/31 18:38 | PERMALINK | EDIT |

    좀 슬프기는 하지만요 ㅜ_ㅜ

  11. 아무튼 2008/09/01 14:18 | PERMALINK | EDIT | REPLY |

    항상 유쾌한 웃음을 주십니다.
    정도 승환님처럼 유머가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군요.ㅎ

  12. BlogIcon 이승환 2008/09/01 18:42 | PERMALINK | EDIT |

    하하, 자학을 넘어 이제 자살개그 같답니다 ㅜ_ㅜ

  13. BlogIcon 김선생 2008/09/03 21:57 | PERMALINK | EDIT | REPLY |

    이제 학창생활을 접으시면서 블렉홀로 입장하시겠군요.ㅎㅎ
    아무쪼록 졸업위원회 확실하게 즐기시기를..근데 제목이 좀 야동스럽군요.ㅎㅎ

  14. BlogIcon 이승환 2008/09/04 23:16 | PERMALINK | EDIT |

    음... '여동생의 비밀'이라는 야동이 있습니다. 내용은 구리지만;;;

  15. 졸준두목 2008/09/12 09:37 | PERMALINK | EDIT | REPLY |

    면접의 이유는.

    정확하게 말해 너를 거르기 위함이지ㅋㅋ

    대타도 안구하고 어디 근무를 째!!!!!!!!!!!ㅋㅋ

    간만에 왔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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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크게 잘 한다고 내세울 게 없는 인간이다. 그런데 한 때나마 1% 안에 들 만한 게 있었냐면 예전 오락실에서 2D 대전 액션 게임이다. 물론 내가 지방에 계속 거주한지라 이 수치는 꽤 어폐가 있겠다. 당시 서울에서는 팀 배틀이 일상화되며 고급 정보가 집적되었으나 내가 사는 곳에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인터넷이 일상화된 시절도 아니었고 그나마 그런 정보가 올라오지도 않았고. 어쨌든 지금 오락실은 멋지게 망해 버렸다. 이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이 많지만 그 가장 큰 원인으로 '그 때 그 곳' 즉 '관계'를 살리지 못한 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락실이 망하는 데는 두 번의 계기가 있었는데 한 번은 1997년부터 시작된 리듬 액션 게임의 인기몰이였다. 비트 매니아, 댄스 댄스 레볼루션의 등장은 한국 오락실의 부흥기로 보였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우선 기체(하드웨어)의 가격이 너무 높아 대형 오락실이 아니고서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리듬 액션 게임은 고수들이 관중을 동원하는 특성이 있었는데 이 역시 대형 오락실에 유리한 요소였다. 중소형 오락실은 덩치 큰 게임기 몇 대 넣으면 서서 구경할 공간이 많지 않았으니.


요즘 세상 오타쿠 참 많다...

리듬 액션 게임의 유행에 이어 두  번째 계기였던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은 대형 오락실마저 무너뜨렸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리듬 액션 게임이 당시 한 번 플레이에 500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을 요구한 데 비해 1500원 내외의 PC방은 싸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리듬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인기 요소였던 관중 몰이는 되려 고수층과 하수층의 벽을 너무 높게 쌓아 버렸다. 어지간히 해서는 폼도 안 나고 멋지게 하기 위한 비용은 컸으니 리듬 액션 게임은 소수만의 것으로 전락해 버렸다. 반면 스타크래프트는 못 한다고 욕 먹을 일이 전혀 없었으니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오락실은 대개 학생들이 몰리는 좋은 지리적 요인을 가진 곳에 소형 업소, 혹은 모든 사람들이 거쳐가는 자리에 대형 업소 정도이다.

요즘들어 여기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오락실이 정말 살아남지 못할 운명을 지니고 있었을까? 물론 살아남기가 힘듦은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게임이 가정에서 느끼지 못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코스트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가정용 게임기는 빠른 속도로 성능을 올려 이제 업소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95년 새턴판 버추어 파이터 2의 그래픽이 오락실과 비교가 되지 않았음에도, KOF 95의 로딩이 10초에 이름에도 모두가 그것에 놀랐다. 그러나 지금은 오락실과 가정용 게임기는 로딩과 그래픽에서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가정에는 들여 놓을 수 없는 거대한 하드웨어를 활용해 체험감을 줄 수 있을 뿐인데 이는 되려 코스트 상승을 부추긴다. 최근 일본까지도 오락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함은 오락실의 태생적 한계를 보여주는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턴판 옆에는 메가드라이브판 버파vs철권, 누가 만들었는지는 나도 모름

지금 대전 액션은 물론 리듬 액션 역시 소수만이 즐기는 문화이다. 그런데 난 지금까지도 이들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오락실이 적어도 지금 꼴은 안 당할 길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대전 액션을 즐기는 이들은 소수이지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루리웹 등의 게임 정보 커뮤니티나 카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한다.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자신들의 플레이를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오프라인에서 팀 배틀을 벌이는 등 교류를 통해 화합을 도모한다.

 


개조판인지 별 희한한 콤보가 다 되는 듯...

사실 대전 액션(오프라인 기반 경쟁 게임)이건 리듬 액션(오프라인 기반 주목 유도형 게임)이건 스타크래프트(온라인 기반 경쟁 게임)이건 리니지(온라인 기반 교류 게임)건 결국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유희이다. 지금 살아 남은 쪽은 후자 둘이지만 나는 이들이 온라인이었기에 성공하고 살아남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이 장기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교류가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의 질이 높아지고 이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주목할 수 있는 유인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전 액션과 리듬 액션을 지금까지 즐기는 이들의 방식과 완전히 일치한다.

사실 당시 오락실에서 대전 액션을 하는 인간들은 그냥 게임을 하러 간 것만은 아니었다. 오락실이 그리 크지 않다보니 사실 자주 오는 인간들끼리는 서로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나 같은 학교 학생인 경우는 그러했고 한국 학교 특성상 비슷한 시간에 같은 학교 학생끼리 몰리게 됨은 당연했다.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라이벌 의식도 싹트는 경우도 있었고 우연찮게 인사하며 안면을 트는 경우도 있었고 학년이 올라가 같은 반이 되어 친구가 되어 버리는 웃기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포럼을 통한 적극적인 의사 교환은 없었을지언정 그들 사이에는 관계가 존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덕택에 이런 현피가 일상화되기도...

내가 아쉬운 지점은 이 부분이다. 오락실은 끝까지 이 부분을 살리지 못했다. 그들 사이의 끈은 너무나 약했고 그 약한 끈은 리듬 액션과 스타크래프트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의 조류를 거스를 수 없었다. 언제나 공통의 취향과 화제거리를 가져야만 하는 한국 사회에서 대전 액션은 그들만의 문화를 이어갈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오락실은 '그 때 그 곳'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 즉 '관계'를 살리지 못하고 정말 오락만 하는 장소로서 존재했던 것이다.

반대로 '기원'을 생각해 보자. 이 곳이 '바둑'만을 두는 장소라면 생명력이 있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 곳에서의 교류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담배'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담배를 피는 이가 '나 홀로'라면 담배를 계속 피우겠는가? 담배가 가지고 있는 '무형의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 여성의 경우는 이가 더 강할테다. 전형적인 예로는 커피숍에 커피를 마시러 가지는 않을테다. 반상회는?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이 '소재'보다 '관계'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단지 그것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장 보드리야르는 1970년대 이미 '사용가치'에 얽매어 생각하는 막스주의에 중요한 것은 '기호가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서동진씨의 말마따나 자본주의는 점점 '체험'과 '감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기호가치' 그리고 '체험'과 '감성' 모두 독자적으로 성립하기 힘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것에는 대개 타인과의 유무형의 관계가 전제되어 있어야 하거나 적어도 그래야 효과적이다. 그러나 오락실은 이러한 부분에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그저 새로운 게임을 들여 놓았고 환경은 나빠졌다. 그리고 모두들 그 곳을 떠났다.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추억으로는 씁쓸하지만 어차피 세상에 놀 거리는 많으니.

결론 : 졸업반이라 놀 형편이...
  1. 이뉴 2008/07/08 01:29 | PERMALINK | EDIT | REPLY |

    ..오랜만에 덧글 답니다만, 저 펌프 영상을 보니 안 달수가 없군요. 추억을 돌이켜보게 만들어주는.. =_=

    소싯적에 좀 밟았던 기억이 납니다. :) 그나저나 언제나 결론은 뼈아프군요. 후...

  2.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17 | PERMALINK | EDIT |

    저는 좀 이상하게 유명했었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이 어찌 어찌 다 밟는다고...

  3. BlogIcon 쉐아르 2008/07/08 04:01 | PERMALINK | EDIT | REPLY |

    저 펌프 동영상, 게임제작사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했다에 한표 걸겠습니다. 보지도 않으면서 계속해서 올라오는 '퍼펙트'와 '굿'... 정말 대단합니다. 밑의 현피 만화도 너무 재미있습니다. 팅커벨, 사랑의 요정 ^^;;

    저도 오락실 많이 다녔었는데... 확실히 무엇이든 적절한 관계가 있어야 오래가나 봅니다. 수많은 동호회들이 원래 목적은 희미해져도 관계는 남는 거를 보면 말이죠.

  4.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17 | PERMALINK | EDIT |

    동호회의 목적이 희미해져도 관계는 남는다는 말씀이 정답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PC통신 시절이 그런 아날로그한 맛이 특히 강했던 것 같네요 ^^

  5. BlogIcon 눌곰 2008/07/08 05:39 | PERMALINK | EDIT | REPLY |

    킹오파 콤보 영상은 '무겐'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것이라 정석적인 것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영상에서 보여진 시스템 자체는 원래의 킹오파02에서 나온 시스템이라 개조판이 아닌 멀쩡한 킹오파 02로 플레이하더라도 영상 그대로 콤보가 가능합니다.

    다만 저런 콤보가 오락실에 매니아층만을 남겨 오락실 침체를 부추긴 것이 아닐까 하네요.

  6.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18 | PERMALINK | EDIT |

    그러기에는 김갑환 콤보가 좀 어거지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하지만 원래 SNK가 밸런스 신경 안 쓰는 회사인지라 그럴 듯 하기도 하네요.

    콤보는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존 유저 층에게 새로운 도전욕을 자극해야 했으니 =_+

  7. BlogIcon 총쏘는카모군 2008/07/08 08:05 | PERMALINK | EDIT | REPLY |

    쉐아르 // 저 동영상은 펌프스트리트때 대회동영상입니다. 물론 홍보용으로 제작한거지만은 펌프스트리트라는 사이트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것입니다.ㅎㅎ

    저희 펌프팀도 아직도 관계를 유지 하고 있죠.ㅎㅎ

  8.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19 | PERMALINK | EDIT |

    오옷, 펌프팀이셨군요. 동영상도 기대해 봅니다.

  9. BlogIcon 생강 2008/07/08 08:54 | PERMALINK | EDIT | REPLY |

    오랜만에 멋진 지적이구나.

    그리고 결론은 더 멋지다....

  10.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20 | PERMALINK | EDIT |

    개구리가 올챙이적...

  11. BlogIcon 숀_Shawn 2008/07/08 18:56 | PERMALINK | EDIT | REPLY |

    개인적으로는 콘솔 게임의 부상이 오락실의 몰락에 일조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플스방도 포함)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군요.....

    뭐 저같은 경우는 지는 걸 죽도록 싫어해서 아예 오락 자체를 안하는 사람이지만서도, 오락실이 없어진다는 건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긴 합니다.

  12.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21 | PERMALINK | EDIT |

    좀 부분적인 접근입니다. 물론 콘솔과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 영향이 컸겠죠.

  13. BlogIcon 넷물고기 2008/07/08 20:34 | PERMALINK | EDIT | REPLY |

    와,,, 김갑환 쩌네요 ㅎㅎ,, 저렇게 콤보하면 ~ 옆에서 한대 때려주고싶겠죠 .. 요즘 근데 오락실이 어디가서 .. ( 연대앞에 딱 1군데 저런게임 오락실이 하나 있긴 하더라구요 , 다른데는 다 이상한 농구골대 같은식의 경품먹기 오락만 즐비하고 )

  14. BlogIcon 이승환 2008/07/08 23:21 | PERMALINK | EDIT |

    요즘 오락실 찾기 너무 힘들어요 ㅜ_ㅜ

  15. 민트 2008/07/09 09:40 | PERMALINK | EDIT | REPLY |

    킹오파 참 재밌었는데. 아...집에서 놀고 있는 PS2가 생각나네요. 친구네 집엔 Wii 있어서 한 두 번 해봤는데 그것도 재밌더라구요. 한 바탕 게임 하면 팔다리가 쑤시는 이상한 게임기. ^^

  16. BlogIcon 이승환 2008/07/10 00:03 | PERMALINK | EDIT |

    뭐, 어떤 경우건 요즘 게임은 좀 빨리 질린다. 그게 그거라는 느낌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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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리그에서 무려 ‘올스타전!’을 한다고 합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어얼쑤~ 덩실덩실~ 스무명의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선수 열 명이 차례로 대국을 벌입니다. 한국 바둑 역사상 초유로 있는 일로 반갑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첫 술에 배 부를 리 없다고 좀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우선 올스타전의 의미인데요. 사실 올스타전은 기본적으로 팀 스포츠를 위해 존재합니다. 왜냐하면 이토록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한 팀에서 뛰는 것은 보기 드물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언제 이대호, 양준혁, 류현진이 한 팀에서 뛰겠습니까? 김주성, 서장훈, 방승현도 마찬가지고요. 돈으로 긁어 모으려 해도 힘들 정도의 팀입니다. 이런 꿈을 일 년에 하루라도 만족시켜 주는 게 올스타전이죠.

그러나 개인전 위주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보기 힘듭니다. 골프나 테니스에서 언제 올스타전 하던가요? 아니면 복싱이나 프라이드에서? 없죠. 왜냐면 어차피 토너먼트 방식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올라오다가 보면 이미 16강, 8강쯤 가면 올스타전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가끔 무명 선수들이 약방 감초처럼 튀어나오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나름의 재미를 선사해 주죠. 바둑 역시 개인끼리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굳이 올스타전이 없어도 이러한 빅매치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뭐, 한 번에 몰아서 일어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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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만 가면 그 나물이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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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인종목에서 올스타전의 존재가 떠오르는 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e-스포츠 종목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e-스포츠도 위의 개인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얘네들끼리 붙는 빅매치는 자주 볼 수 있거든요. 요즘 너무 상향 평준화되어 이야기가 좀 다르기는 합니다만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적어도 팬들이 ‘아기다리고기다리던매치’같은 것은 이제 스타에는 없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죠. 마본좌가 태굥이한테 좀 밟힌 후로는 특히 그러하고요. 온게임넷에서 WWE를 벤치마킹해 자꾸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예전처럼 임요환 띄우기 마케팅은 먹힐 수가 없으니까 뭐라도 사람들에게 기대를 주는 매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에도 e-스포츠에서 꾸준히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이유는 위의 종목들과 달리 게임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매니아라고 해도 복싱 12라운드를 세 번 정도 보거나 테니스 세 게임 정도를 보면 내가 왜 사나… 하면서 철학 모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와 달리 e-스포츠는 어지간한 게임은 30분 안에 정리되기에 올스타전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또 하나의 이유는 소속 구단입니다. 얘네들도 나름 소속 구단이 있기에 평소 경기할 때 함께 있을 일이 없습니다만 올스타전 때에는 함께 있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팬들이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뭐, 다른 개인 종목인 대개 팀이 없거나 있어도 비인기종목의 경우 독점 시장이고 인기종목은 협찬, 후원 정도라…

그러나 e-스포츠는 좀 예외적인 경우고 바둑은 올스타전을 벌이기에 그리 조건이 좋은 종목은 아닙니다. 바둑도 워낙 치열한 종목이기는 하지만 8강 정도 되면 모두가 빅매치라는 점에서는 타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대국 시간 역시 100분 내외이기에 올스타전을 열기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온 종일 올스타전만 하지 않는 한 5국까지 치를 경우 3일을 보아야 하죠. 소속구단은 있으나 그것은 한국바둑리그에만 한정되는 것인지라 선수는 물론이고 보는 팬들도 딱히 선수를 생각할 적 소속구단을 떠올리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골치 아프죠.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이처럼 부정적 요인이 많은지라 아쉬운 점이 몇 있습니다. 특히 타 종목의 올스타전은 ‘팬을 위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조금 부족하지 않은가 합니다.

우선 올스타 기사 선정 방식부터가 그러합니다. 타 스포츠의 올스타전은 완전하게 팬투표에 선수 선정을 의존합니다. 바둑도 투표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후보를 걸러서 내 줍니다. 하지만 타 종목은 그렇지 않아요. 안 그러면 야구 올스타전에서 올해 개죽 쓴 이종범 선수를 어떻게 보았겠어요. 작년 NBA 올스타전에는 그랜트 힐이 나왔죠. 이 양반 성적은 그저 괜찮은 정도였지만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그의 모습을 팬들이 보기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감독추천선수 제도 역시 존재해 이를 통해 더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NBA의 경우 아예 조던을 감독추천선수로 내보낸 후 조던 신격화 쇼를 하기도 했죠. 쇼를 하라,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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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놈들 쇼맨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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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대국 환경이 일반 대국과 다를 바 없다는 점입니다. 뭐 다른 게임은 안 그렇냐고요? 마찬가지죠. 그런데 다른 스포츠의 올스타전에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선수들이 함께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함께 즐기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수근이 쇼하면 양준혁이 좋다고 박수치고, 이런 므흣한 광경들에 관중들은 즐거워하는 것이죠. e-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로 얘네들은 게임 방식이 개인인데도 스타들이 함께 모여 있다는 자체에 팬들이 즐거워합니다. 물론 바둑기사들이 타 종목에 비해 개인적인 팬층은 얕겠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웬지 비유를 잘못 한 느낌)

그리고 부대 행사가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타 스포츠의 경우는 가수도 오고 치어리더 경연대회도 하고 아예 전야제를 때리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메이저리그는 전날 홈런 더비도 시원하게 해 주고 NBA는 루키 – 소포모어 올스타를 엽니다. 물론 바둑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죠. 한국기원에서 천상지희가 ‘한 번 더, OK?’하면서 가릴 곳만 적당히 가린 채 춤 춰봐요, 그대로 바둑돌 날아오고 스포츠신문 1면 올라가지… 그래도 올스타전 하나만 달랑 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좀 시시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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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으니 점점 애들이 이뻐보임, 추천...

어쨌든 이런저런 문제야 있지만 한국바둑에도 올스타전이 들어섰다는 그 의미는 낮게 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재빨리 수습모드) 어찌 첫 술에 배 부르겠습니까? 사실 바둑처럼 기사들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스포츠도 없습니다. 야구, 축구 같은 팀 스포츠는 리그 전체가 하루 쉬면 그만이지만 바둑은 한국에서만 뛰는 게 아니라 중국 갔다가 일본 갔다가 바쁘거든요. 부대 행사는 어디 쉽답니까? 바둑 두는데 무슨 잠실 주경기장 빌릴 수도 없는 일이고. 물론 고정관념은 깨야 하겠지만 말이죠. (개인적으로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래서 여자한테 좀 잘 채입니다)

이번 한국바둑리그 올스타전이 비록 불만족스러운 점도 있겠지만 이런 것에 매달리기보다는 (혼자 매달렸나?) 좀 더 나아가는 모습에 주목하는 게 더 바둑을 즐겁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만 보고 사실 저도 안 볼 생각이지만 말이죠. 그래도 바둑 팬들 입장에서 사실 며칠 동안에 일류기사들을 몰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자, 혹시라도 올스타전 보실 분은 소주와 담배를 재어 놓읍시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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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1004ant 2007/08/18 01:14 | PERMALINK | EDIT | REPLY |

    허걱... 소주와 담배를 재어놓으셔요~~ ㅋㅋ 바둑을 몰라서리...

  2. BlogIcon 이승환 2007/08/18 23:44 | PERMALINK | EDIT |

    저도 잘 몰라요, 소주와 담배나 즐기죠 ^^

  3. madox01 2007/08/18 10:28 | PERMALINK | EDIT | REPLY |

    흥행을 위해서 올스타 기사들 "오목 결정전" 또는"알까기" 같은 행사를 하면 쿨럭...
    안되겠지요. ^^;;
    (바둑이라고는 고스트바둑왕 본게 전부입니다 ㅠㅠ)

  4. BlogIcon 이승환 2007/08/18 23:44 | PERMALINK | EDIT |

    해도 될 것 같은데 연배 높은 분들이 그런 것을 싫어한다더라고요 ^^

  5. BlogIcon 작은인장 2007/08/18 10:52 | PERMALINK | EDIT | REPLY |

    흐흐~~ 10초바둑 20판 같은 방식의 토너먼트 정도면 될듯...ㅋㅋ

  6. BlogIcon 이승환 2007/08/18 23:45 | PERMALINK | EDIT |

    ㅋㅋ 완전 비시바시 챔프 급일 듯...

  7. BlogIcon 벨벳 2007/08/18 16:17 | PERMALINK | EDIT | REPLY |

    설마 부대 행사가 없을라구요. 지방 투어 행사 때처럼 공개 해설도 하고 대규모 지도 다면기도 하고 이것 저것. 올스타전에 걸맞게 보통 공개 대국보다 조금 더 확장된 팬 서비스 행사를 할 것 같은데요. 무지 기대됩니다. @_@

  8. BlogIcon 이승환 2007/08/18 23:45 | PERMALINK | EDIT |

    올스타전이 그게 힘든 게 기사들 일정 맞추기가 힘들어 녹화방송이 진행될 예정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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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받다가 복귀한 임요환이 공군 소속으로 출전해 다시금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예전 못지 않은 실력으로 다시금 본선에 진출한 일은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겠지만 도저히 그럴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 진출 뒤에 한 선수의 억울함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 억울한 일은 그 어떤 언론도 이 일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 검색 결과로는 아주 무시하고 있다.

억울함의 내용인 즉 이러하다. 임요환이 벙커러쉬를 시도했지만 이게 실패한 순간 임요환은 포즈를 걸고 사운드에 문제가 있으니 재경기를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리고 임요환은 재경기를 승리하고 본선에 진출한다. 그런데 벙커러쉬가 실패한 후에서야 임요환이 재경기를 요청했다는 점은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 자꾸 네티즌들은 벙커링 실패 이후 어느 쪽이 유리했는가를 놓고 말이 많은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벙커링은 성공시 인센티브와 실패시 리스크가 굉장히 비대칭적인 전략이다. 즉 임요환이 벙커링을 실패한다고 해도 당연히 상황이 크게 불리할 리는 없다. 하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임요환은 그것으로 이미 게임을 따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만약 임요환이 벙커링 실패 전에 이 사실을 사운드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다면 이는 두 말할 것 없는 징계감이다. 즉 벙커링 실패 이후 사운드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벙커링 실패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다면 이는 분명히 임요환의 잘못이다. 임요환이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은 오직 벙커링 실패 후에야 사운드에 문제가 생겼음을 깨달았을 경우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다. 마린과 SCV가 공격당할 때 임요환은 그 문제를 깨닫지 못했을까? 음모론 따위를 주장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정말 한 가지를 묻고 싶어서이다. 정말 벙커링 실패 후에서야 사운드 문제를 깨달았을까?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임요환은 벙커링을 성공하면 이긴다는 사실을 의식했음에 분명하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협회에 있다. 협회에서 마련해온 컴퓨터를 이 날 두 번이나 교체하는 쇼를 연출했으며 자신들이 자신만만하게 중계권으로 방송사를 압박하고서는 지난 번 버그건과 이번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 규정도 엉망진창이다. 언제 어디서나 그러하듯 가장 좋은 것은 문제에 대한 공정한 처사가 아니라 문제 그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협회 욕하고 넘어가기에 김민구 선수가 너무 아쉽다. 재경기가 본경기였다고 더 유리했다고 말이 많은데 일단 상황을 자기 페이스로 끌고가다가 재경기를 선언당할 경우 그 심리적 압박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재경기에서 해설자들은 임요환의 컨트롤을 띄우기 바빴으나 무엇 때문인지 김민구 선수의 컨트롤은 이미 프로의 그것이 아니었다.

사실 (벙커링 후에서야 사운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벙커링 이전, 혹은 도중 사운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그리고 그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될 경우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스타크래프트의 대표 아이콘인 임요환 선수라면 그래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을 놓을 수 없다. 김민구 선수는 사실상 게임이 끝난 후에도 패배를 선언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해야 했던 그의 억울한 상황은 황제의 부활 앞에 묻혀졌다. 만약 상황이 반대였다면 아마 언론들이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이라도 임요환 선수는 그래서는 안 되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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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로린 2007/04/24 0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