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어떤 컨텐츠가 살아남을까?

Posted at 2008/09/25 14:46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예전에 절대 미디어 법칙이라는 되먹지도 않은 글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부합하는 컨텐츠를 내 놓는 이들이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온전히 같은 내용을 담을 경우 어떤 컨텐츠가 살아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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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통한 생존의 대표적 예

저는 여기서도 결국 수용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위 질문은 '사람들은 어떠한 특징을 가진 컨텐츠를 받아들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도치시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죠.

어제 강의석에 대한 글을 썼는데 사실무근이 상당히 섞여 있음에도 어떻게 아직까지도 이토록 이야기가 잘 퍼질까요? 광우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판을 키운 것은 광우병 자체보다 용자 이명박 옹의 대응에 있으나 그 토대를 마련한 것은 광우병 괴담이었죠. 비단 광우병 뿐 아니라 곳곳의 괴담은 힘이 셉니다. 대우조선 매각에서도 괴담이 나돌며 힘을 발휘했는데 왜 대체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도 예전에 jean님이 언급한 '서사성' 이 그 답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 그리스인들은 문자 문화가 확립되지 않았던 시절 기억술을 발전시켰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장소법'입니다. 각 장소에서 하나씩 사건이 일어나며 스토리를 구상하는 방식이죠. 현대 기억의 천재로 불리는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역시  유사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단편적인 정보들은 쉽게 인식되지 않으나 이가 스토리를 이루는 순간 우리에게는 더욱 설득력 있게, 깊이 있게 각인되는 것이죠.

'서사성'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여기에 반드시 더해져야 하는 것이 '감각성'입니다. 우선 '소재의 감각성'이 있습니다. 언론에서 주구장창 스캔들을 때려 대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굳이 스캔들이 아니더라도 언론은 되도록 다수의 사람들이 많이 주목하는 소재를 채택합니다. 블로거들도 이런 이슈를 잘 다루는데 자신의 관심 외에도 이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다는 기제가 작동하고 있어서겠죠.

그러나 같은 소재라 해도 얼마나 '맛깔나게' 서술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의 차이는 큽니다. 즉 '소재의 감각성' 외에 '표현의 감각성'에서 차이가 존재하고 이 부분은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고 차이를 부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같은 스캔들 이야기라 표현의 감각성을 살리기 힘든 신문기사는 밍숭맹숭합니다. 오히려 그 아래 댓글들이 훨씬 흥미진진하죠. 왜 사람들이 신문사에 들어가지 않고 포털에 들어가 뉴스를 소비하는지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끔 할 성격으로 저는 '인격성'을 꼽고 싶습니다. 주체가 드러나지 않는 것보다 주체가 전면에 드러나는 쪽이 신뢰가 갑니다. 물론 인격이 전면에 들어섬은 때로 팩트를 무시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어떠한 사실에 대해 태도를 확실히 드러나게 하는 편이 수용자로 하여금 특정 컨텐츠를 더욱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할 것입니다. 또한 '인격성'이 '표현의 감각성'을 살릴 수 있는 쉬운 길이며 양방향성도 쉽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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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정리해 보면 대충 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전형적인 오답은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신문기사죠. 스트레이트라는 이름 하에 '서사성'은 사상됩니다. 기사체의 미명하에 '감각성'은 죽어버리고 '팩트 중시' 혹은 '언론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 하에 '인격성'은 어딘가에 숨어 버립니다. 오랜 시간 힘을 누려 온 신문은 이제 수많은 미디어 형식 중 가장 매력 없는 것으로 퇴락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방송도 여전히 고정 관념을 깨지 못하고 있으나 영상은 글에 비해 '감각성'이라는 측면이 기본적으로 충족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글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무한으로 발휘하게 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되도록이면 편한 쪽을 찾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무의식적으로 티비를 켜고 술자리에서는 티비를 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영상이 지닌 '역동성'이 사람들을 흡입하는 것이죠. TV의 덩치가 커지고 방송 프로그램에 돈을 더 들이게 되며 TV가 힘을 잃는 일은 보기 드물 것 같습니다.

물론 신문사와 마찬가지로 각 방송국 레벨에서는 이 역시 매우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단 차이가 있다면 이미 방송은 제가 언급한 방향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속에서 과연 앞으로 각 매체들이 어떻게 자기 고정관념을 딛고 서사성, 감각성, 인격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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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까지 글 중 가장 인사이트가 번뜩이는 듯.. 정확하고 훌륭한 분석이오.
  2. 비밀댓글 입니다
  3. 민트
    스압으로 귀찮아서 안 읽었네요. 하하하. -_-;
  4. 이렇게 끄집어서 써내는게 능력같아요. 비꼬는게 아니라요.
    꼭 재료가 특별해서라기 보다. 꺼내는 능력이 대단하십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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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원교와 일그러진 우리들관서원교와 일그러진 우리들

Posted at 2008/08/07 02:05 | Posted in 수령님 사상전집
딸갤의 본좌 충용무쌍님이 본격 블로그 진출을 선언하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충용무쌍님이 이규영님lezhin님을 넘는 지명도를 갖는 블로그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포스팅 질이 대단히 높고 그 포스팅이 우리의 욕망을 너무나 잘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인지라 정말 기대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오늘 충용무쌍님께서 관서원교관서원교 에필로그를 연이어 남기셨더군요. 저도 예전부터 대충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자세히 보니 뭐랄까... 아이들이 참 안 되었고 어른들이 밉고 사회가 원망스럽고 그저 슬프기도 하지만 굳이 짧게 표현하자면 마음이 참 착잡합니다.

제가 예전에 절대 미디어 법칙을 쓴 적이 있습니다. 결국 어떠한 미디어의 성공 여부의 답은 대중에게 있다는 것이었죠. 대중의 마음을 읽고 그들에게 맞춰주는 컨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가 살아남지, 무슨 사상이나 논리는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맥루한 식으로 이야기하면 청중이 곧 컨텐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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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맥루한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미디어로 보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그 특유의 비과학적이고 낭만적인 시각이 들어 있지만 오히려 그의 직관은 현실을 직시합니다.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책을 이루고 있는 종이, 종이 속의 글자 폰트, 그리고 그 책을 읽는 환경, 심지어 그 모든 것을 바꾸어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눈, 이러한 모든 것이 상호작용하며 영향을 주는 미디어임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때문에 절대 미디어 법칙이란 결국 모든 세계는 우리의 욕망에 의해 창조됨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그 창조물은 다시금 우리의 욕망을 변화시키고요.

저는 김구라를 싫어합니다. 기본적인 염치조차 없는 존재라 여기기 때문이죠. 타인에게,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서 아무렇지도 않게 브라운관을 활보합니다. 그리고서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하긴 규라인이 좀 그렇죠, 음주운전으로 사람 죽이고도 잘 걸어다니는 사람도 있는데요. 피해자 가족이 티비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역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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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그 김구라가 당당하게 우리를 쳐다볼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티비는 무엇보다 대중의 반응에 민감한 매체죠. 방송국이 출연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출연시킨 것이죠. 우리가 바로 그 상대의 유명함을 담보로 인격을 파괴하는 비열한 농담을 즐기는 인간을 우리 앞에 나타나게 했던 것이죠. 티비는 우리 욕망들의 합의 실현체입니다. 물론 좀 더 순화되어 있지만.

저는 관서원교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했습니다. 물론 범죄는 도덕 의식이 없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저지릅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익을 위해 그런 일을 저지르는 데는 그 사회의 기층에 그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원하는 엄청난 욕망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그들을 만든 것이죠.

제가 그들을 만든 것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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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기에는 본인의 학문적 욕구가 작용...

ps. 여러분은 오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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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절대 미디어 법칙 // 현실창조공간 2008/08/07 02:05 [Delete]
  1. 너무나 끔찍하네요.
    전 포르노 반대주의자가 아닙니다만,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범죄' 포르노와 그걸 보고 좋아라 하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치가 떨립니다. 저런 비디오와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등등 날이 갈수록 흉포해져 가는 미성년자들의 성폭력 범죄가 전혀 무관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 2008/08/07 09:58 [Edit/Del]
      치가 떨리다니... 펄 님이 저를 두 번 죽이시는군요...
      그건 그렇고 아래 글에 답을 안 하고 굳이 이 글로 제게 굴욕을 주는 이유는...

      세 번 죽이시는군요 -_-......
    • 2008/08/07 15:25 [Edit/Del]
      승환님 포스팅에 공감한다는 댓글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익을 위해 그런 일을 저지르는 데는 그 사회의 기층에 그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원하는 엄청난 욕망이 헤엄치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기 마련이지요..
      포르노나 AV 같은 것을 감상(?)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저런 것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구경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2008/08/07 21:42 [Edit/Del]
      네, 알겠습니다 ㅜ_ㅜ (확인사살)
  2. ㅎㅎ 전 타의성 금욕주의자입니다만.
  3. 장성환
    변태들이 참 많구만. 세상이 흉흉한 게, 뭔가 큰 일이 터지려는 전조인 듯.
  4. 흐음
    저도 총용무쌍님의 글보고 이것저것 검색해 보다가 여기까지 흘러오게됬습니다..
    정말 포스트의 질이 높으시죠. 거기다 딸갤의 본좌 이시니 ;;
    그런데 저는 다른 분들보다 자료 습득의 루트가 짧은것 같아요..
    물어봐도 대답 잘 안해주시고..
    님께서는 자료를 주로 어디서 구하시나요?? 보니까 다른 딸갤러 분들이나 본좌급들은
    대게 비슷한 루트를 쓰는것 같던데.
  5. vv
    관서원교얘기하다 갑자기 규라인얘기는 너무 삼천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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