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는 경험'이라는 말은 아마 스포츠에 별 관심 없는 분들도 꽤나 들어봤을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명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기업과 같은 조직이라면 이게 어느 정도 들어 맞을 수 있겠지만 스포츠에서는 별 관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최근 플레이오프 시즌을 맞아 중국에서는 NBA 중계를 줄창나게 해 대는데 정말 플레이오프에서 경험이 중요한지 그간 전적을 살펴 보았습니다.

방법인 즉 1984시즌(83~84)부터 2002시즌(2001~2002)까지 19시즌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대상으로 하여 3년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귀차니즘에 '언더독'이라 부릅니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 일반 팀에 비해 어떤 성적을 거두는 지를 비교했는데요.  대상을 이렇게 한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우선 농구가 그나마 의외성이 적고 홈 코트 어드벤티지는 더럽게 높다는 점.
1. 84시즌부터 8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점. (과거는 4팀)
2. 03시즌부터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7전 4승제로 변경되었다는 점. (이전까지는 5전3승)
3. 3년 이상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그간 젊은 선수로 리빌딩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
5. 2라운드는 7전 4승제인데다가 팀간 격차가 적고 언더독이 거의 없기에 제외.
요약하면 귀차니즘과 능력의 한계로 발로 만든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_-

여하튼 이 발로 만든 모델에 따르면...

19시즌간 총 152번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있었고 그 중 언더독이 진출한 경우는 26회입니다. 이들의 성적은 26회 중 총 11회 승리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했으며 15회 탈락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경험이 나름 의미 있는 변수로 보이지만 이는 팀간 실력 격차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언더독은 대개 홈코트 어드벤티지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를 고려하기 위해 업셋의 발생을 살펴 보겠습니다.

언더독을 제외한 팀끼리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총 126회 중 업셋은 25회 발생했습니다. 즉 19.8%의 업셋 확률로 뒤집힌 것이죠. 언더독은 홈 코트 어드벤티지를 9회 가졌고 2회 업셋당했으니 업셋당할 확률은 22.2%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업셋할 확률 역시 언더독 쪽이 더 높습니다. 총 17회 중 4회를 뒤집었으니 23.5%네요. 여러 한계로 통계적 적합성은 별로 높지 않겠지만 이를 볼 때 언더독이라고 딱히 큰 경기, 플레이오프에서 불리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큰 경기에 '경험'이라는 요소를 중시하는 것일까요? 저는 사람들이 범주화할 수 있는 요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 그 중 영향력 있는 범주를 찾기도 힘들고요. 흔히들 자주 하는 범주화가 '선수 포지션'(가드/포워드/센터...)이며 그 다음이 '선수의 역할'(에이스/리더/수비전담...)입니다. 그리고 '팀의 각 능력'(공격력/수비력/선수층...), '선수들의 경험 정도'(베테랑/중견/애송이...)이겠죠. 물론 그 외에 온갖 범주가 등장할 수 있으나 (모범생/또라이, 깜둥이/흰둥이, 고졸/대졸) 실질적으로 선수 평가에 해당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또한 감독의 작전이나 벤치의 깊이는 아무래도 정규시즌에 비해 플옵에서는 살짝 뒤로 쳐지는 요소이고요.

앞서 언급한 주요 각 범주에서 플레이오프에서 중시할만한 요소는 하나씩 다 나옵니다. 플레이오프 가면 골밑과 에이스, 수비가 중시되죠.  여기서 수비(팀의 각 능력)와 골밑(선수 포지션)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는 데 중요한 요소고 에이스(선수 역할)는 터프한 게임이나 불리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왜 '경험'이 또 등장할까요? 저는 이것을 인간의 '범주화'시키는 인지 능력에 따른 하나의 착시 같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선 대개 강팀은 경험이 많은 선수로 채워지게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성적이 좋은 팀은 드래프트에서 항상 뒷순으로 밀리게 마련이고 좋은 선수의 수급은 상대적으로 트레이드에 의존하게 마련입니다. 이 트레이드도 대개 유망주를 내 주고 나이 좀 든 선수를 받아오게 마련이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강팀은 평균 연령이 좀 높습니다. 어떤 놈이 사고를 쳐도 그것이 경험으로 귀착될 여지가 큰 것이죠.

'경험 정도'라는 범주에 앞서 타 범주가 우선됨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강팀일수록 에이스나 리더와 같은 선수의 명성이 높고 나머지는 대개 자기 역할에 충실한 롤 플레이어가 대부분입니다. 어중간한 선수들로 짜집기된 팀이 어중간한 성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음은 이미 많은 팀들이 몸소 돈 낭비하며 보여 주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사고를 칠 경우 딱히 뭔가 내세울 게 없기에 '경험'이 아무래도 전면에 보이게 되지 않을까요?

경험 있는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영리한 플레이'와 '적은 실수'이 그것인데 사실 이는 정규시즌에도 얼마든지 해당되는 요소입니다. '영리한 플레이'는 대개 '파울 유도'로, '적은 실수'는 대개 팀의 흐름을 끊지 않는 것으로 대표되는데 굳이 플옵에만 이게 적용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이는 한 해 한 해 쌓이며 변화하는 것이지, 큰 경기 간다고 갑자기 발현되는 게 아닙니다. '경험'이 상당부분 '허상'임은 수치에도 어느 정도 드러납니다. 예로 대표적인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로버트 오리'를 들여다 볼까요?

오리 출전시간 야투 삼점슛 자유투 리바운드 어시스트 득점
정규시즌 24.5 0.425 0.341 0.726 4.8 2.1         7.0
플레이오프 28.6 0.429       0.360 0.722 5.4 2.7 8.2

물론 로버트 오리가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빅샷' 한 방만은 아닙니다. 몇 번 날아다닌 경기가 있었죠. 그러나 위 통계는 그것도 어느 정도 경험이 집적되면 결국 평균에 상당히 수렴함을 보여줍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에이로드로 대표되는 플레이오프에 약한 선수들을 두고 '새가슴 논쟁'이 자주 일어나지만 통계 좋아하는 '세이버매트릭스 주의자'들은 이 역시 플레이오프 경기가 적음에 기인한다고들 하죠. 물론 농구에 비해 경기수가 적고 의외성이 큰지라 완전히 증명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상당히 설득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경험'이 강조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의 인식에서 '귀납'이 가진 문제점과도 관련됩니다. 물론 지금은 자연 법칙을 과학으로 상당히 밝혀 냈지만 여전히 우리의 사고는 상당히 '귀납'에 지배당하고 있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아침에 태양이 떴으니 오늘도, 내일도 뜬다는 거죠. 이 때문에 아무래도 강팀은 계속 이길 것처럼 보입니다. 작년에 이긴 팀이 하루 아침에 몰락함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게 몇 년간 지속되었다면 더욱 그러하겠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샌안토니오가 질 거라 생각하기 힘드니까요. 참고로 역대 대통령들이 초뻘짓은 자제했기에 이명박이 운하를 안 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_-...

저는 '경험'이란 게 가진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게 굳이 플레이오프에 크게 중요성을 가진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타 다른 조직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는 새롭게 일어나는 것이 과거의 일과 무조건 일치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 유연하게 대처할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정규시즌의 경기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수 차례 해당 팀과의 경기를 경험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경험이 그렇게 승패에 중요한 요인, 혹은 의외의 결정요인로 작용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군요. 결국 적어도 농구에 있어서는 큰 경기에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간의 인지 능력이 빚어 낸 하나의 '허상'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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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리무상 2008/05/06 10:29 | PERMALINK | EDIT | REPLY |

    실력과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험은 시야를 넓혀주지요. 일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같은이유로 하지 않지요.
    다만 다른이유로 실패한다는...
    결론은 자본이 없으면 월급쟁이로 살아라?!

  2. BlogIcon 이승환 2008/05/09 19:05 | PERMALINK | EDIT |

    문제는 세상 일이 너무 복잡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3. 2008/09/27 03:21 | PERMALINK | EDIT | REPLY |

    "같은 일" 이라기보단, "동류의 범주에 넣어도 될만큼 비슷한 일"에 대한 실수가 준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세상이 복잡해도 본질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은 공통 분모가 있다보니, 한번 실수 했을 때 교훈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다방면에 영향을 주던데.

  4. BlogIcon 이승환 2008/09/27 20:56 | PERMALINK | EDIT |

    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세상이 너무 냉정해서 실패 좀 하다보면 기회가 또 올지가 걱정 -ㅅ-...

댓글을 남겨주세요~ 밝은 인터넷을 위한 네티켓, 아시죠?

당신이 인간의 상태와 조건에 관하여 아주 작은 궁금증이라도 가져본 일이 있다면 절대 이 책을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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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에 대해 말했단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두 권의 책 tipping point와 blink는 세계적으로 무진장 히트쳤는데 개인적으로 이 양반의 직관적 통찰력도 그 원인이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 양반이 타고난 이야기꾼임에 기인하지 않나 싶다. 문자매체가 죽어가고 있다고 영감님들이 난리인 이 시기, 그의 책은 유독 영상매체 못지 않은 재미를 안겨주니까 말이지.

그런데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stumbling on happiness’의 저자인 대니얼 길버트는 한 수 위다. 글래드웰이 비행기에서 길버트 만나고 놀랐다는데 장난 아님. 다른 점 다 제끼고 일단 이 책은 무진장 재미있다. 내가 졸 취향 이상한 인간 소리 듣지만 이번만큼은 제발 날 믿어줘~ 이 책 졸라 재미있어. 개인적으로 2006년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음. 내용 역시 매우 좋음. ‘출간 전부터 전 세계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을 흥분시킨 최고의 역작!’이라는 카피는 개구라지만 절대 어디가서 명함 못 내밀 내용은 아님. 자꾸 글래드웰과 비교해서 미안한데 좀 더 통찰력 있고 좀 더 과학적이다. 글래드웰 까려는 게 아니고 재미와 통찰력이 님 좀 짱이네여, 수준이기 때문에 자꾸 글래드웰이 떠오름.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길버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존나 황금빛 미래를 꿈꾸지만 그것은 항상 엇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대충 이뤄졌다고 생각하는데 알고보면 그게 다 구라라는 것. 아, 끔찍하다. 하긴 생각해 보면 나도 뭔가 꿈꾸고 뭔가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게 아님. 대충 결론만 말하고 글을 맺어도 되겠으나 이 영양가 없는 블로그에 오시는 어린 양들을 위해 대충 요약하겠음. 이 양반에 따르면…

인간은 통제에서 행복을 느낌. 덕택에 자신이 그럴듯한 미래를 그리는데 그게 마치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나 이는 심각한 결함이 있음. 왜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미래에 행복하게 만들어줄지 모르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은 ‘주관성’에서 비롯. 행복은 상상은 매우 빠르고 효과적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대해 회의적으로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사물에 대한 주관적 경험이 그 사물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고 가정하지만 그것은 뇌의 구라일 가능성이 무지 높음. 즉 뇌가 없는 것을 채우고 있는 것을 뺀다. 우리는 한 단어만 들어도 어마어마한 것을 생각하지만 그것은 실제와 거리가 무지 멀다. 이 블로그의 주인장 ‘이승환’을 떠올려 보라! 누군가는 꽃미남을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근육질을 생각할 것이나 과연? 반대로 미래의 어떤 사건을 생각할 때 우리는 그 외 대부분을 생각하지 않음.

이 주관성을 바탕으로 문제들이 발생. 먼저 우리의 뇌는 지나치게 보수적이기에 ‘현실주의’라는 문제가 발생. 우리는 과거도, 미래도 현재와 비슷하게 생각함. 예로 이명박이를 찍은 구 열린우리당 지지자는 원래부터 이명박 지지자였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명박을 지지할거라 생각함. 미래의 사건을 상상할 때 그 사건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논리적으로 기록하지 않고 상상 속에서 시뮬레이션하는데 이는 현재 상태에 무진장 좌우됨. 배고픈 사람과 목마른 사람에게 배고픔과 목마름 중 어느 쪽이 더 불쾌할 것 같냐고 물으면 현재 자기 상태에 따라 답변함이 이를 보여줌. 우리는 시간, 장소, 상황을 벗어나 생각하고자 하지만 뇌는 현재 상황에 먼저 반응함.

‘현재주의’라는 슬픈 현실이 아직 남아 있다. 우리는 온갖 비교를 하는데 현재의 비교와 미래의 비교가 같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함으로 미래의 감정이 현재의 감정과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함. 예로 한계효용체감을 이기는 방법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경험간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지만 대개 시간을 공간적인 것으로 환원해서 생각하는지라 시간적 텀을 잘 고려하지 못함. 그리고 판단에 있어 대개 초기값에 지나치게 얽매임. 예로 한 번에 스케쥴을 짜면 긴 기간이 있음에도 매번 다른 식사를 하려고 하며 같은 질문을 10보다 큰지 작은지, 30보다 큰지 작은지, 어느 쪽으로 묻는가에 따라 답이 무지하게 달라짐. 또한 현 상태를 대안과 비교하기보다 과거와 비교하게 되어 세일상품에 속아 넘어가고 타 제품과 비교하며 사지 않아도 된다는 가능성을 상실함.

자, 확인 사살을 거치자. 이번에는 합리화. 사실 경험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적어도 사건보다는 해석 방식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우리에게 유리하게 개념 정의를 하고, 좋은 사실만 받아들이고, 나쁜 사실은 딴죽을 건다. 즉 현실과 낙관적인 뇌의 간극은 어마어마하다는 것. 그러나 슬프게도 우리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함. 심리적 면역체계는 강한 고통에 오히려 긍정적 생각을 일으키고 덤으로 불가피한 요인은 대개 그렇게 해버림. 그러나 이를 우리는 알 수 없기에 현재의 모습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지니고 미래에도 우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끔 됨.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에 속고 있음.

이런 닝기… 이렇게 암울한 소리를 지껄인 후 드디어 저자는 답을 내놓는다. 답까지 없었으면 자살할 뻔했음.

우리의 감정 경험은 매우 모호해 그 당시 어떻게 느꼈음에 틀림없다는 이론에 영향을 받는다. 결과 과거 경험으로부터 많이 배울 수 없고 반복, 연습한다고 감정 예측의 오류가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쨌든 분명한 것 하나는 인간은 ‘오늘의 자신’에 대해서는 비교적 신뢰할 만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나’를 이미 실제 경험을 한 ‘오늘의 누군가’로 옮긴다면? 놀랍게도 그것은 매우 정확하다. 인간은 자신을 평균적인 인간 이상이라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본다고 생각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자신이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독특성을 실제보다 과대 평가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은 평균적인 사람들의 경험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다. 결국 다른 사람의 경험이야말로 미래 감정을 예측하는 데 손쉽고 효과적이지만 우리는 서로가 얼마나 비슷한지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이 믿을만한 방법을 거부하고 흠도 많고 오류도 많은 상상에 의존하게 된다. 훈련을 통해서도 현재를 탈피해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으나 이를 예측하기 위한 정보는 우리 코 앞에 있다. 단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다. 우리는 자신을 독특한 존재라 여기며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한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정서적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종종 거부하고 만다.

요약하면 잘났다고 까불지 말고 타인의 경험을 경청하고 신뢰할 필요가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저자의 말에 거의 구구절절 동감한다. 물론 타인의 경험이 자신에게 들어올 때는 많은 부분이 사상될 수 있다는 문제는 존재하지만 그것 역시 sample case가 늘어남에 따라 어느 정도 커버가 될 것이다. web2.0에서 '집단지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는데 이만 보아도 소수의 천재들보다 다수의 대중이 내놓는 결과물이 훨씬 신뢰할 수 있음을 볼 수 있고. 단 현대사회가 워낙 복잡한만큼 각 사건이 어느만큼 개별적이고 어느만큼 보편적인지는 결국 판단자의 분석력에 달려 있기에 너무 많은 부분을 타인의 경험에 의존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한다. 어쨌든 자기라는 개체성은 중요하고 소중하지만 그러한 개체성 역시 '인간'이라는, 그리고 '사회'라는 큰 보편성 위에 존재하는 작은 부분에 불과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책. 아무래도 나같은 민초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해 봐야 무식함만 드러날 것 같으니 여기서 끊음. inuit님이나 buckshot님처럼 통찰력이 뛰어난 분이 읽고 코멘트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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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inuit 2008/01/18 00:04 | PERMALINK | EDIT | REPLY |

    산나님 역시 빠르시군요. ^^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2. BlogIcon 이승환 2008/01/19 01:05 | PERMALINK | EDIT |

    아, 정말 기대됩니다 ^^

  3. BlogIcon inuit 2008/02/10 11:41 | PERMALINK | EDIT |

    약속 지켰습니다. -_-v

  4. BlogIcon 김선생 2008/01/18 00:26 | PERMALINK | EDIT | REPLY |

    벌써 키포인트를 찿으신듯 싶네요.^^
    "잘났다고 까불지 말고 타인의 경험을 경청하고 신뢰할 필요가 있다는 것"

  5. BlogIcon 이승환 2008/01/19 01:05 | PERMALINK | EDIT |

    그게 참 어렵지 말입니다 ^^

  6. BlogIcon 생강 2008/01/18 20:23 | PERMALINK | EDIT | REPLY |

    갖고 있으면 나한테도 좀 빌려줘 봐라.

  7. BlogIcon 이승환 2008/01/19 01:06 | PERMALINK | EDIT |

    설마 샀겠냐, 돈 없어...

  8. BlogIcon astraea 2008/01/18 21:02 | PERMALINK | EDIT | REPLY |

    1월의 책으로 거의 당첨..! 하하;-_-

  9. BlogIcon 이승환 2008/01/19 01:06 | PERMALINK | EDIT |

    트랙백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10. BlogIcon 오르페오 2008/01/21 10:20 | PERMALINK | EDIT | REPLY |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11. BlogIcon 이승환 2008/01/21 21:21 | PERMALINK | EDIT |

    하하, 보고 저 원망하지 마세요 ㅠ_ㅜ

  12. 민트 2008/01/21 19:56 | PERMALINK | EDIT | REPLY |

    바본가봐요.
    스크롤 내려버렸음. ㅎㅎ

  13. BlogIcon 이승환 2008/01/21 21:21 | PERMALINK | EDIT |

    바보 인정!

  14. BlogIcon 박경민 2008/02/25 19:41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요즘 이책 읽고있는데 재미가 보통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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