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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스타 결승전 재방송을 보는데 중간중간 케이블을 통해 보았습니다.

장점

남자라면 김사랑을 보며 약간의 눈요기를 할 수 있다.

여자라면 김사랑을 보며 다이어트의 의지를 불태울 수 있다.

당최 이해가 안 가는 스토리로 형식논리에 사로잡힌 분들을 일깨울 수 있다.

단점
영화 - 김사랑 = 단점

결론
이런 말 하기 뭐한데 100억 줘도 전 이런 영화 못 만들 것 같습니다. 쪽 팔려서...

 ps. 미스테리 섹스 스캔들은 지랄... 피해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포스팅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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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k 2008/08/05 00:05 | PERMALINK | EDIT | REPLY |

    아무리 케이블이지만, 이걸 볼려고 했다는게 대단하다 ㅋㅋㅋㅋㅋ

    스킨 훨 나아, 아무것도 안깨지고, 딱 좋다. 폰트도 맑은고딕이고 :D

  2. BlogIcon 이승환 2008/08/05 01:11 | PERMALINK | EDIT |

    아 난 정보 자체가 제로였어 -_-

    그리고 사실 내가 쿠소 취향이 좀 있거든, 켁켁켁

  3. BlogIcon 디노 2008/08/05 00:43 | PERMALINK | EDIT | REPLY |

    쓰레기죠 뭐;;

  4. BlogIcon 이승환 2008/08/05 01:11 | PERMALINK | EDIT |

    세 글자 쓰기도 아깝지만 김사랑이...

  5. BlogIcon inuit 2008/08/05 00:45 | PERMALINK | EDIT | REPLY |

    그래서 누가 잤는데요?

  6. BlogIcon 이승환 2008/08/05 01:11 | PERMALINK | EDIT |

    보는 내내 집중할 수가 없던지라...

    궁금하시죠? 직접 보세요 ^-^/

  7. ND 2008/08/05 03:13 | PERMALINK | EDIT | REPLY |

    영화제작전 엔키노에서 시나리오 모니터링하면서

    " `카리스마 탈출기`만큼 망하고 싶으면 만드세요."

    라고 썼던 기억이 나는군요... 역시 돈을 주체 못하는 분들이 많은가봅니다.;

  8. BlogIcon 이승환 2008/08/05 20:34 | PERMALINK | EDIT |

    카리스마 탈출기 정도면 제가 포스팅을 안 했을지도...;;;

  9. BlogIcon 학주니 2008/08/05 11:29 | PERMALINK | EDIT | REPLY |

    뭐.. 김사랑 보는 것만으로 이 영화는 그 값어치를 다한거죠..
    (즉, 그 이상은 없는 쓰레기.. ㅋㅋ)

  10. BlogIcon 이승환 2008/08/05 20:35 | PERMALINK | EDIT |

    문제는 벗지 않는다는...;

  11. 민트 2008/08/05 12:25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는 이 영화 이미 봤습니다만...-_-
    휴...안습이긴 하더군요. 그나마 제가 좋아하는 하석진을 봐서 조금 나았습니다. (영화에서 젤 잘나가는 학생으로 나온 사람 )

    전 이 영화와 비슷한 류의 영화로 '무방비 도시'를 추천합니다.
    김명민과 손예진을 갖고 그런 영화를 만들었다는게 대단합니다.
    푸와그라와 곰발바닥으로 쓰레기를 만든 느낌.ㅋㅋ

  12. BlogIcon 이승환 2008/08/05 20:35 | PERMALINK | EDIT |

    쓰레기 영화 전문 블로그로 변색되란 게냐;;;

  13. BlogIcon 우리얍!!! 2008/08/05 13:08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이거 보려니 두려움에 떨리지만 그래도 언제 시간내서 볼 생각입니다.개인적으로 '안 본 영화는 까지말자~~!!'라는 주의라서요..;;ㅋㅋㅋㅋ
    평소에 영화를 많이 봅니다만 요즘 이상하게 땡기는 영화가 없어서 당분간 10점만점에 3점미만의 영화를 골라서 볼 생각입니다.ㅋㅋㅋ

    참고로 여명주연의 '천사몽'을 추천해 드립니다.(나만 당할 순 없...)

  14. BlogIcon 이승환 2008/08/05 20:35 | PERMALINK | EDIT |

    천사몽은 이미 당했습니다만...;

  15. Meteorie 2008/08/05 17:28 | PERMALINK | EDIT | REPLY |

    "이런 말 하기 뭐한데 100억 줘도 전 이런 영화 못 만들 것 같습니다. 쪽 팔려서... "

    -----> 이 말씀에 백번 공감합니다.

  16. BlogIcon 이승환 2008/08/05 20:35 | PERMALINK | EDIT |

    저 말고도 피해자가 많군요;;;

  17. BlogIcon 김선생 2008/08/05 21:38 | PERMALINK | EDIT | REPLY |

    피해가 물건너까지 오기전에 진작포스트를 하셨어야지요. ㅜㅜ

  18. BlogIcon 이승환 2008/08/06 23:14 | PERMALINK | EDIT |

    죄송합니다...;

  19. BlogIcon 히치하이커 2008/08/06 00:26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티비 보다가 종종 중간중간 본 적이 있는데요. 그니까 대체 언 놈이 잔 거랍니까...요?

    이럴 때 쓰는 말이...'승리의 슴사랑'....이려나요.

  20. BlogIcon 이승환 2008/08/06 23:14 | PERMALINK | EDIT |

    뭐, 직접 다시금 보셔서 확인을... 슴사랑은 아주 사랑스러운 호칭이군요.

  21. BlogIcon 쉐아르 2008/08/06 06:09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한 3분지 1은 본것 같은데... 그것 가지고는 누가 잤는지 전혀 모르겠더군요 ㅡ.ㅡ

  22. BlogIcon 이승환 2008/08/06 23:14 | PERMALINK | EDIT |

    뭐 어쨌든 찍는 동안 놈들은 행복했을 겁니다...

  23. BlogIcon Psyk 2008/08/06 09:17 | PERMALINK | EDIT | REPLY |

    나도 이 영화 봤습니다. ㅡ.ㅡ
    흠...

    근데 자긴 잤던가요? 잠자는 씬은 안나오던데... ㅎ

  24. BlogIcon 이승환 2008/08/06 23:14 | PERMALINK | EDIT |

    스포일러!!!

  25. BlogIcon 오르페오 2008/08/12 11:08 | PERMALINK | EDIT | REPLY |

    아, 이 영화. 선배가 자기 돈으로 보여주고도 술 사고 밥 사고도 미안해서 한동안 저한테 영화 보러 가자고 말도 못하게 했던 그 영화네요. 영화관의 모든 사람을 부끄럽게 만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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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원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애니메이션으로 봤습니다. 동네 만화방에서 어떤 놈이 1권을 빌려갔는지 도저히 반납할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그걸 독촉 안 하는 주인 도 참... '하레와 구우'마냥 사실상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거나 '박살천사 도코로짱'처럼 무진장 짧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한 TV 애니메이션을 본 게 몇 년만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사실 처음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히키고모리(은둔형 폐인)를 소재로 했다는 이유인데요. 사실 이 부분에서는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작가가 히키고모리를 소재로 삼은 이유는 여주인공이 가진 생각을 돋보이려 하기 위해서이지, 히키고모리라는 특정 계층에 대해 크게 관심을 기울인 것 같지는 않거든요. 히키고모리라는 주인공이 보여주는 행동은 그다지 히키고모리답지 않습니다. 별로 일관성도 않고요. 후반부에 이를 수습하기 위해 '후배와 함께 있으면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등 주인공의 독백을 넣지만 별로 설득력이 없어요. (물론 제게 한 방을 먹인
아녀자만 하겠냐만)

흐름 뿐만 아니라 히키고모리의 삶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거나 이해하려 한 것 같지 않습니다. 물론 꼭 소수자의 시각을 대변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결여되었다는 점은 문제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의식주가 충족되면 그 짓도 못 한다는 식의 생각을 볼 때 (심지어 해결방식은) 작가의 시선은 교과서를 뛰어넘지 못함이 잘 드러납니다. 매력적인 소재를 단지 메세지를 살리기 위한 방식이나 개그의 소재로 삼은 것에는 아쉬움이 큽니다.

뭐, 이렇게 말은 했지만 소문이 헛소문이 아닌지라 꽤나 재미있어서 폐인마냥 쉴새 없이 보았습니다. 등장하는 주연급 네 명은 모두 뭔가 정신적인 문제, 혹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뭐, 이런 인물이 중심이 되는 애니메이션이 없지야 않지만 특이한 점은 이들간의 관계, 그리고 얘네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입니다. 이들은 충고라는 이름 하에 타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 놓으며 상대방의 폐부를 찌릅니다. 약점이 뚜렷한 상대방이 그럴듯한 (때로는 당연한) 논리로 둘러쌓여 있는 그러한 논리를 벗어날 길은 없습니다. 때로는 입을 닫고 괴로워하거나 때로는 함께 도취되지만 결국 부정하지는 못하죠.

그러나 사실 그러한 말들은 모두 화자 자신과 무관할 수 없는 말들입니다. 자신이 내놓은 말들은 결국 자신이 현실에서 상처입은 것을 보호하기 위한 교묘한 논리이거나 자기 자신에게 적용시킬 경우 자승자박이 되어버리는 이야기들이죠. 그럼에도 스스로는 그러한 상황을 알지 못하거나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모르는 채, 혹은 인정하지 않은 채 자기모순인 말들을 내뱉는 것이죠. 결국 이런 말들은 자기자신을 긁어대는 말에 불과하죠.

주인공 사토와 여주인공 미사키의 관계는 이를 잘 보여주는데요. 여주인공 미사키는 뜬금없이 주인공 사토를 히키고모리에서 탈출시켜주겠다고 나서지만 사실 구원받고 싶어하는 쪽은 도리어 자신입니다. 결국 사토가 히키고모리 탈출을 위해 미사키를 원하는 게 아니라 미사키가 자기 존재 의의를 보장받기 위해 사토를 원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사토가 히키고모리이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사토는 이미 '미사키의 사토'가 아니니까요. 결국 미사키는 '사토를 도와주어야 한다'와 '사토를 히키고모리인 채로 놔 두어야 한다'는 모순 속에서 갈등하고 이는 자신을 더욱 비참하게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날만큼) 몰아넣어 버리죠.

이러한 구성은 마치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이렇게 극적인 (좋지 않은 표현으로 정신병적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현실에도 이런 관계는 쉽사리 눈에 띱니다. 우리는 쉽사리 타인의 행동에 대해 평가하고 충고하고 가치판단을 내립니다. 무엇은 옳고 또한 무엇은 그르다고 너무나 쉽사리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충고와 판단은 결국 자기 세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아쉬움, 자신이 받은 상처에 뒤덮인 충고와 판단은 타인의 세계에 공통 적용될 리가 없거든요. 그럼에도 자신의 한계를 깨닫지 못한 채 타인이 자신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불쾌해하죠. 실제로도 남에게 쉽사리 충고하고 판단하는 이들을 보면 자기 삶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 것입니다.

그럼에도 스토리가 우울하거나 지나치게 무겁지는 않습니다. 자칫 무거워 질 수 있는 상황에 개그를 적절히 잘 끼워넣은 것도 큰 원인이겠으나 기본적으로 작가가 세상을 보는 눈이 따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은 서로 충돌하고 오해하고 꼬인 말들을 내뱉으면서도 진심으로는 서로를 위하며, 또 그러한 마음을 느끼며 신뢰를 키웁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따뜻한 결말로 나아갑니다. 이러다보니 좀 뜬금없는 흐름이나 인물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물론 현실과도 좀 동떨어져 보인다는 문제는 있지만 우울한 소재를 가지고서 굳이 우울한 스토리로 나갈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저같이 밝은 사람은 그런 거 싫어요.

어쨌든 보면서 반성이 되던 게 사실 저도 나이가 들수록 그럴듯한 충고나 논리가 늘더라고요. 이 블로그만 해도 그렇고요. 다 제 한이 쌓여 나온 꼬이고 꼬인 헛소리일 가능성이 99%에요, 다들 알아서 필터링하리라 믿습니다. 아, 덤으로 이 애니메이션은 엔딩곡을 듣기 위해서라도 꼭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귀찮아서 엔딩곡만 보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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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윙 2007/09/03 13:11 | PERMALINK | EDIT | REPLY |

    와 1등이다!! 이렇게 장문의 감상문을 쓰신걸 보면 정말 재밌나봅니다. (하긴 이승환님은 맨날 장문을 쓰시지..후후후) 히키고모리는 잘 모르지만, 집에서 하루종일 와우만 하는 그런 사람 -_-?을 상상하면 되겠군염. 왠지 슬퍼지는군요.

  2. BlogIcon 이승환 2007/09/04 02:13 | PERMALINK | EDIT |

    와우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가는 행위 자체를 꺼려야죠. 엘윙님은 할 수 있을 겁니다 -_-a

  3. 프리스티 2007/09/07 01:45 | PERMALINK | EDIT | REPLY |

    원래 원작이 소설입니다. 만화는 1권만 보고 애니메이션은 못봐서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_-;;

  4. BlogIcon 이승환 2007/09/07 12:48 | PERMALINK | EDIT |

    아,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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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스팅의 여파로 트랙백이 초과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나도 (쉬레기) 파워 블로거다, 하면서 좋아하는 이 와중에 wendy님께서는 답글을 달지 못하고 있다는 슬픈 소식을 듣고 다시금 정신을 차렸습니다. 이제부터 이 블로그는 독서와 영화 블로그입니다. AV만 보면 좋아요, 하는 블로거분들은 죄송하지만 피드 잘라주세요.

어쨌든 각설하고 디 워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아,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그리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만큼 충격을 중 영화는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것은 한국 영화를 넘어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쇼크이자 혁명이네요. 사실 영화들이 소재가 다르고 주제가 다르다 해도 플롯, 서사 어쩌고 하는 이야기 짜임새는 다들 비슷합니다. 그냥 기승전결,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이런 중학교에서 지겹도록 배우는 것에 그럴 듯한 설득력 있는 장치를 넣는 거죠. 실제로 컴퓨터 프로그램 중에서도 등장인물 설정하면 대충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게 거의 티비 드라마랑 맞아 떨어져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워는 이런 매너리즘을 아주 속 시원하게 날립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입을 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명색이 방송기자라는 주인공부터 사고수준이 거의 초딩급입니다. 요즘 언론고시 힘들다는데 미국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문제는 주인공만 초딩사고면 정신병원을 가야 하기에 스토리 전개가 안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심감독은 과감한 수를 씁니다. 바로 나머지 인간들의 사고도 모두 초딩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 버리면 이 멍청한 놈들이 이무기에게 바로 잡힐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또 멋진 해결책, 이무기와 그 꼬봉들까지 IQ 두 자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정말 여기 이무기와 꼬봉들이 하는 짓을 보면 마징가의 아수라남작과 헬박사는 희대의 천재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러다보니 스토리의 전개는 거의 정신이 없습니다. 쟤 왜 저래, 하고 있는 순간 상대방도 거기에 맞는 대응을 해 줍니다. 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생각을 하다보면 또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이전의 일은 어느 새 잊혀집니다. 이게 참 신기한 것이 이런 현상이 누적되다 보면 이런 전개가 받아들여질만도 한데 끝까지 이해가 안 되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스토리가 허접한 영화라도 한두번은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하기 마련인데 한 번도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공 죽든말든, 이무기 쇼하든 말든 하는 기분이 이어지더군요. 마치 이방인의 뫼르소가 된 기분이랄까요? 분명히 말도 안 되고 설명이 안 되는데 영화는 잘잘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 이거 진짜 말로 설명하기 힘드네요.

CG가 좋다고, 우리가 바라는 것은 스토리가 아니라고들 그러는데 저라고 뭐 스토리 기대하고 보러 갔겠습니까? 그냥 예매권 생겨서 간 거지.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이 어마어마한 전개가 CG를 눈에 들어오지 않게 할 정도입니다. 심형래가 엔딩에 아리랑과 함께 영상편지를 올리는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늘 흥분된다. 하지만 도전에는 책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정말 이 영화를 보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우리 사는 세상 너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 보면서 많은 반성이 되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되어야 할, 혹은 이렇게 해야만 할 당위가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다 인간 맘대로 정해놓고 그렇다고 착각하는 거지. 어쨌든 쇼킹한 스토리와 정신없는 전개에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비꼬는 게 아니고 정말 그렇더군요. 저는 원래 어이없고 깨는 거 좀 좋아하거든요. 제 생각에 디워빠건 디워까건 그냥 무조건 보세요. 일단 한 번 보고나면 술안주로 삼기에는 최고입니다.

끝으로 진중권에 대해  언급하면 이 양반 원래 말을 굉장히 도발적으로 하기는 합니다. 또 강준만과 논쟁 때도 그랬듯이 가끔 감정적인 반응을 일으키지만 자신은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쓸데없는 논리를 갖다 붙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이 양반 정도면 별로 스노비즘에 빠지는 편은 아닙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언급한 것으로 좀 오해받고 있는데 이 양반만큼 약간의 학문으로 적절한 설명을 하는 이들은 드물어요. 또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꽤 냉정하기까지 한 사람입니다. 사실 논쟁에 몸을 드러내는 지식인들은 자기가 옹호하는 계층에 주화입마하는 일이 꽤 많아요. 유시민이 노빠가 된다거나 (물론 강준만이 진중권보다 이룬 게 훨씬 많은 훌륭한 사람이지만) 강준만이 민주당빠가 되는 건 그 대표적 예죠. 심지어는 변희재처럼 기회주의자가 되어서 짖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도 진중권은 예전부터 자기 포지션이 비교적 흔들림 없으며 자기가 옹호하는 세력이라고 무조건 좋다고 하는 양반도 아닙니다. 뭐 디워 옹호하는 분들은 갑자기 변희재 좋아라 하지만 이 양반 걸어온 길 보면 아주 기가 찰 겁니다. 브레이크뉴스 초반까지는 괜찮았는데, 끌끌...

정리

평론가 : 디워 스토리는 거의 평론할 가치도 없지 않습니까?
리승환 : 그대 말이 맞소.
네티즌 : 디워 재미있지 않습니까?
리승환 : 그대 말도 맞소.

한 마디로 싸울 이유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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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enzday 2007/08/17 00:58 | PERMALINK | EDIT | REPLY |

    그런 일로 슬퍼하시지 않는다는 것쯤은 눈치로 압네다 후훗. 근데 av면 adult vibrator 인가효? 잘 모르겠군요. (미안해요 늘;)

    그간 정말 관심이 없어서 눈에 보이고 보여도 한번 클릭질조차 안했던 디워 관련글을 처음 정독했네요. 좀 찾아봐야겠어요. 양상이 상당히 과격하던데 말입니다. 정말 한번 봐야 하나. 여러가지 이유로 차가운 눈물이 날 것 같아 관두렵니다 =_ =

  2.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7 | PERMALINK | EDIT |

    알면서 왜 그러세요, adult video입니다 -_-a 왠지 낚인 기분... 어쨌든 웬디님께는 감히 추천하기 힘든 영화입니다...

  3. 2007/08/17 01:00 | PERMALINK | EDIT | REPLY |

    제발...공부좀 하고 글좀 쓰세요.
    보기가 민망해요.

    제발...

  4.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7 | PERMALINK | EDIT |

    진중권 책으로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죄송합니다...;

  5. wenzday 2007/08/17 01:13 | PERMALINK | EDIT | REPLY |

    내용 추가하려고 보니 정리 부분이 추가가 되었군요. 호호. 싸울 이유가 없어도 박터지게 치고 받는 것이 이곳 생리 아니겠나요. 메인에 그림, 탱크를 휘감은 이무기같군요. 두두두두. 워-

  6.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7 | PERMALINK | EDIT |

    건물... 입니다... ㅜ_ㅜ

  7. BlogIcon SuJae 2007/08/17 09:18 | PERMALINK | EDIT | REPLY |

    디워덕분에 한동안 심심하지 않았습니다. 포스팅 꺼리도 생겼구요.
    저야 머...2%정도 심빠지만 ㅎㅎㅎ

  8.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8 | PERMALINK | EDIT |

    저도 2% 정도 심까이니 98%의 공감대가 형성되는군요, 저도 같은 이유로 포스팅거리 생겨서 즐겁고요 ^^

  9. BlogIcon hanalls 2007/08/17 09:23 | PERMALINK | EDIT | REPLY |

    그러니깐 가장 바라는게 좀 이제 조용히하고 살았으면... 아프간 문제도 조용히 해결하고 디워도 싸울 필요도 없는거 왈가왈부그만하고 좀 조용히...

  10.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8 | PERMALINK | EDIT |

    한국인에게 좀 무리한 부탁이 아닐까 하네요 ^^

  11. BlogIcon 정호씨ㅡ_-)b 2007/08/17 11:32 | PERMALINK | EDIT | REPLY |

    AV블로그에서 벗어난다니...이런이런...ㅋㅋㅋ

  12.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8 | PERMALINK | EDIT |

    앞으로는 하드코어 블로그로 거듭나겠습니다.

  13. BlogIcon Lane 2007/08/17 12:26 | PERMALINK | EDIT | REPLY |

    ↑ 전 더 이상 여기 올 이유가 없어져 버렸군요. 어흙....

  14. BlogIcon 이승환 2007/08/17 23:29 | PERMALINK | EDIT |

    역시 Lane님다운 센스!

  15. BlogIcon Astarot 2007/08/18 22:57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100분 토론 잠시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진중권 씨의 말이 결코 헛소리일 거 같지 않다는 게 왠지 슬프네요. 뭣보다 심형래 감독 본인이 그토록 CG만 강조하기도 했고-_-;; 친구가 같이 보자고 해서 일단 볼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조금 변태같기도 하지만;; 디워빠들이 그렇게 추앙하는 디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해보고 싶은(일종의 아니꼬움이랄까요?;;) 심리도 있고요;;

  16. BlogIcon 이승환 2007/08/18 23:46 | PERMALINK | EDIT |

    하하, 저도 그런 심리가 좀 작용 했습니다. 어쨌든 문화를 따라잡는다는 측면에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 ^^

  17. BlogIcon 2007/08/19 17:19 | PERMALINK | EDIT | REPLY |

    심형래 감독 예전에(2004년) 인터뷰 했었는데, 그 열정에 정말 감동받았었어요..
    근데 왜! 영화 개봉 전에는 그렇게 여기저기 홍보하러 다니더니 개봉 후에는 수많은 궁금증에 답하지 않고 종적이 묘연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18. BlogIcon 이승환 2007/08/19 22:39 | PERMALINK | EDIT |

    그 때는 국제부가 아니었나 보네요, 심형래가 언론보다는 한 수 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대자본부터 든든하게 받혀주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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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며 묘하게 한국이 영어에 대한 선호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제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이니. 언젠가부터 우리 말에서 나열이 쓰일 때 미국식으로 마지막에 '그리고and'가 붙는 게 일상이 된 듯 하네요. 뭐 내용과 아무 관계 없으니 접어두고...

작가주의 냄새가 좀 나는 영화입니다. 아주 재미없지는 않지만 보면서 좀 지겹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80%는 굉장히 뻔하게 진행되다보니 지겨움을 피하기 힘들거든요. 별 볼일 없는 남정네 '츠네오'가 이상하게 여자 끌어들이는 재주가 있어서 여자친구가 있는데도 이쁜 아가씨를 하나가 알아서 찾아듭니다. 하지만 이 순수한 청년의 마음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녀 '쿠미코'에게 가 있고 결국 이 놈의 순정파는 미녀를 갖다버리고 쿠미코에게 가 버립니다. 여기까지가 이 영화의 80% 우리 모두 이 멋진 청년에게 박수를...

쳐야겠지만 결국 남자는 쿠미코를 버리고 미녀에게 가 버립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의 감독 이누도 잇신의 메시지가 홍상수 영화마냥 남자라는 동물은 믿을 게 못 된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여자랑 하루밤 자려고 노력하는 홍상수의 주인공과 달리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적어도 그 순간은 꽤 진실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누도 잇신 쪽이 홍상수의 남성관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것 같아 보여요. 술만 먹으면 (솔직히 안 먹어도) 떡 생각에 가득한 동물이 남자이지만 또 여자한테 버닝하면 정신 못 차리고 거기에만 매달리는 게 남자거든요. 제 주변 인간들 중에서도 현실여건이건 뭐건 다 잊고 여자한테 올인했던 놈들이 꽤 되는데 개인적으로 참 존경스러워요. (참고로 성공률은 안습에 성공한 놈도 기회비용 따지면 안습)

하지만 이누도 잇신의 인간관은 결코 남성 특유의 로망스나 자기애에 빠지지 않습니다. 전작인 '금발의 초원'에서도 그러했듯이 결국 그가 그리는 사랑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합니다. 금발의 초원에서도 80대 치매 노인을 간병하던 20대 아가씨는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이 사랑은 비극적 결말을 맺습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역시 마찬가지에요. 가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 생활이 TV에 나오지만 그것은 그만큼 이러한 사랑이 맺어지지 힘듦을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더군다나 대개 남자가 장애인이고 능력도 좀 있는 경우고요. 신체적으로 아무 하자없는 남녀의 연애도 깨지는 게 일상다반사인데 비대칭적인 관계가 계속 이어져 나간다면 그야말로 TV감이죠.

그럼에도 이 영화가 맘에 들었던 점은 단순한 현실을 비춰주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살고자 했던 쿠미코는 츠네오를 통해 외부와 접촉하게 됩니다. 처음 츠네오를 경계한 그녀는 츠네오가 없을 때 그저 자포자기 상태로 살아갈만큼 모든 것을 츠네오에게 의지하고 애착을 가지게 되지만 결국 츠네오와 이별하며 이를 벗어납니다. 츠네오와 이별 후 에게 언제까지나 업히기를 원했던 그녀는 자신의 의지로 휠체어를 운전하고 남의 손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쇼핑을 합니다. 그녀의 독백 그대로 츠네오가 없음은 자기 주위에 아무도 없이 홀로 버려지는 것이겠지만 그것 역시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깨달은 것이죠.

감독은 현실의 냉혹함을 강조하기 위해 굳이 한 쪽을 약자로 삼았지만 사실 우리의 평범한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람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결국 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게 되고 또 다른 사람과 만나게 된다는 사실에서 자유로운 이는 거의 없을테니까요. 어쨌든 냉혹한 현실과 나약한 이상을 너무 아름답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게 그려낸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둘 사이의 타협은 항상 일방적이지만 이상에 빠져 지낸 시간은 그 나름대로 소중한 것인 듯 합니다. 현실에 파묻히고 이상에 빠지지 않았다면 쿠미코도 계속해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갔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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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용호씨 2007/07/18 23:16 | PERMALINK | EDIT | REPLY |

    남자는 언제나 안습;;

  2. BlogIcon 이승환 2007/07/19 23:19 | PERMALINK | EDIT |

    저도 언제나 안습 -_-a

  3. BlogIcon wenzday 2007/07/19 00:47 | PERMALINK | EDIT | REPLY |

    중반부터 편하게 못봤어요. 츠네오가 마지막에 헤어지면서 터뜨린 울음을 보고 왠지 모를 '안도 아닌 안도'를 느꼈었던 것 같아요. 아, 갑자기 비가 쏟아지네요 지금.;

  4. BlogIcon 이승환 2007/07/19 23:21 | PERMALINK | EDIT |

    아무래도 감독은 인간에 대한 신뢰를 언제나 견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이 감독이 맘에 들지만 전 오히려 막판에 쓸데없는 감성으로 빠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비 오는 날은 역시 막걸리에 파전이...

  5. BlogIcon sookhee 2007/07/19 09:47 | PERMALINK | EDIT | REPLY |

    맨 마지막, 쿠미코가 음식을 하다가 바닥으로 점프하면서 '쿵' 소리와 함께 영화가 끝나죠. 정말 오래오래 귓전에 맴도는 '쿵' 이었습니다.음악도 참 좋았죠.

  6. BlogIcon 이승환 2007/07/19 23:21 | PERMALINK | EDIT |

    아, 음악도 좋고 영상도 참 아름다워서 맘에 들었습니다. 일본인들은 참 센스가 좋은 것 같아요 ^^

  7. BlogIcon Astarot 2007/07/24 12:07 | PERMALINK | EDIT | REPLY |

    제목만 많이 들었는데; 이것도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였군요ㅠㅠ 메종 드 히미코를 꽤 괜찮게 봐서 은근 관심가는 감독입니다. 금발의 초원도 얼핏 봤지만 맘에 들더군요.

    여담이지만 저는 홍상수를 김기덕 다음으로 싫어한답니다OTL 특히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같은 영화는..후..-_-;;

  8. BlogIcon 이승환 2007/07/25 23:29 | PERMALINK | EDIT |

    저도 홍상수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김기덕은 왕팬입니다 -_-a
    제 사고관은 여자들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9. BlogIcon 강자이너 2007/08/02 14:06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는 참 재미있게 봤더랍니다^^아마..군대 휴가중에 봐서일까요;;

  10. BlogIcon 이승환 2007/08/15 19:11 | PERMALINK | EDIT |

    죄송합니다. 댓글을 열흘만에 보는군요. 용서를 ㅜ_ㅡ

  11. BlogIcon 케찰코아틀 2007/08/15 17:12 | PERMALINK | EDIT | REPLY |

    조제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니 정말 슬펐어요. 물론 눈물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지만 -_-a..
    아아.. 영화를 보고 있으니 일본의 성문화가 너무 문란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12. BlogIcon 이승환 2007/08/15 19:10 | PERMALINK | EDIT |

    뭐, 현실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결국 현실적으로 되는 (이 말을 쓰기 싫은데 대체할 단어가 없네) 그런 것. 일본 성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자기 가치관에 비춰 보는 것일텐데 내 경우는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본다. 물론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지만 거기까지 들어가면 완전 18금인고로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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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 형, 반전영화제 한다는데 가실래요?
승환 : 엥, 무슨 영화가 하길래?
후배 : 노맨스랜드라고 한다던데요.
승환 : No mens land? 무슨 여성 영화제 하나?
후배 : 반전영화제니까 No man's land하는 거죠.
승환 : 서양애들 작명 센스는 참 희한하군. No mens land가 반전영화의 제목이라니...

이런 호기심으로 보게 된 영화다 -_-

하지만 즐거웠던 호기심과는 달리 영화가 굉장히 코믹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메시지는 그다지 밝지 않다. 사실 보스니아내전이라는 잔혹한 사건을 배경으로 밝은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 이상 현실성을 상실한 이야기도 없으리라. 물론 한 참호에 보스니아 병사와 세르비아 병사가 함께 고립되어 그 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초반부만 보면 휴머니즘이 가득 찬 이야기가 나올 듯 하지만 감독은 관객의 기대를 완전히 배신한다. 그것도 한 번에 배신하지 않고 관객에게 계속해서 기대를 안겨 주면서 이야기를 비극으로 치닿게 한다. 더군다나 삶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며 자멸의 길을 택한다. 마치 prisoner's dillema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 영화를 가지고 보스니아판 JSA라는 말이 있는데 적군과 잠시나마 손을 맞잡는다는 구성 외에는 전혀 공통점이 없다. 어느 정도 낭만적인 JSA에 비하면 노맨스랜드는 너무나 현실적이다. 언젠가 진주만이 등장했을 때 어떻게 전쟁을 이렇게 잘 묘사했냐고 사람들이 극찬했는데 나는 노맨스랜드만큼 전쟁을 잘 묘사한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쟁의 묘사는 비행기가 멋지게 날아다니고 항공모함이 떠다니는 비쥬얼에 있지 않고 아픔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아픔은 단순히 산업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집을 잃거나 목숨마저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살아남의 이들의 이성과 감성을 앗아간다는 데에까지 나아간다.

노맨스랜드는 이러한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참호에서 니노는 치키에게 이름을 묻는다. 이에 대해 치키는 '연락처 묻고 주소 물어 파티라도 할 거냐, 나가면 우리는 총구멍으로 서로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차갑게 대답한다. 사람들이 보기에 치키의 대답은 잔혹해 보이지만 전쟁 속에서는 니노의 행위야말로 어리석은 행위이다. 무엇보다 생존을 일차목표로 삼아야 할 전쟁에서 아군도 아닌 적군을 믿는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행위가 있을까? 전쟁 속에서는 잔혹해 보이는 치키가 오히려 정상에 가까운 것이며 니노의 낭만성 짙은 행위는 그가 아직 전쟁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초보병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뿐이다. 치키는 이후 다시금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지만 결국 고립되는 상황이 다가오지 니노를 믿지 못하고 총구를 니노에게로 향한다. 그리고 그 비정한 논리를 깨달은 니노는 잭나이프를 꽂는다. 심지어 모든 위기 상황이 해제되었는데도 그들은 서로를 향한 증오를 버리지 못한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그러나 전쟁이라는 논리 속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상황을 지켜보는 인물이 있다. 몸을 조금만 움직이면 몸 밑의 지뢰가 터지는 체라이다. 이 영화 내내 죽음과 가까이 있는 그가 바라볼 때 친구 치키의 행동은 모두 바보같은 일로만 비춰진다. 전쟁이라는 논리 속에 휩싸여 모든 자유를 잃고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그에게는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 이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누가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치키와 니노는 서로에게 누가 이 전쟁을 일으켰냐는 질문을 하며 서로에게 적의를 키운다. 자신들도 결국 힘 없는 쪽이 모든 것을 덮어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질문을 한다. 그리고 상대방은 물론 자신마저도 죽음의 길로 빠뜨려간다. 그들은 서로에게, 그리고 상대방의 국가에게 적의를 불태우지만 큰 관점에서 보면 두 사람 모두 전쟁의 희생자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는데도 말이다.

영화의 배경은 보스니아 내전이지만 한국도 전쟁의 망령에서 자유롭지 않은 나라다보니 영화를 보며 내내 기분이 불편했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르건 간에 사실상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전쟁세대는 물론 후세대들도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과연 그 전쟁은 그렇게 의미가 있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아무런 의미없는 어떠한 사건에 우리가 끊임없이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전쟁이 정당하다는 생각이 잔존하는 그 자체가 어쩌면 우리의 상황이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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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엘윙 2007/03/27 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