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으로부터 배우는 경영학성인으로부터 배우는 경영학

Posted at 2010/03/12 18:36 | Posted in 노동착취 경영부
종종 경영서들 중에 성인(聖人)들을 활용해 쓰는 책들이 종종 있다. 그 대표적 예가 최고경영자 예수일테고 잘 팔린 것 같지는 않지만  붓다에게 배우는 직장인의 성공 법칙, 위대한 CEO, 공자의 인간경영이란 책도 있다. 책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이들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솔직히 제목만 보면 졸라 책이 신뢰가 안 가서 못 보겠다 -_-;


우선 셋 다 나름 혁명가이다. 예수는 대놓고 기존 체제에 대한 혁명가였고 이들 중 가장 공격적이었다. 빈부, 인종, 신분에 근거하던 사회를 부정한 평등한 사회를 이야기했다. 석가는 인식론적 세계관을 뒤엎었다. 그에게 있어 동일성에 근거한 자아의 개념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내가 걷는 게 아니라 걷는 것이 나이며, 이러한 동일성은 지속되는 게 아닌 순간적인 것에 불과했다. 공자는 어찌 보면 과거의 주례를 끌고 들어왔다는 점에서 반동적이었지만, 반동이라 할지라도 그 시대의 기치와는 전혀 다른 것을 들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나름 혁명적이라 볼 수 있겠다.

물론 진정한 혁명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만...


또한 모두들 눈 앞의 이익보다 가치를 우선했다. 예수야 뭐 아예 목을 내놓고 살았던 것 같고-_- 실제로 목을 내놓았다. 석가는 나름 엄친아였음에도 머리끄댕이를 나무에 매달고 갈비가 배밖으로 튀어 나오는 고행을 계속했다. 공자는 몇 번의 고위직 발탁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지 않으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자리조차도 이와 같은 이유로 내놓았다. 

한국의 대표적인 가치 지향 경영자라면 이 분이 있겠다-_-;


궁금한 건 이런 게 경영에서 성공의 기치로 설 수 있는지이다. 경영 서적들을 보면 대충 이러한 이야기들은 매우 성공적인 경영의 조건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솔직히 이런 짓 하다가 좆망한 놈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혁명이란 성공해야 혁명이지, 그렇지 않으면 쿠데타는 커녕 쪽박 차는 짓이고, '혁명'이라는 어감에서 알 수 있듯 성공률은 졸라 희박하다. 눈 앞의 이익보다 가치를 우선했다가는 굶지 않고 살면 다행인 세상이다. -_- 아, 이 글 쓰고 나니 더 배고프다.

그나마 이 양반들 정도면 중박은 친 셈... 근데 레닌 저 핑크빛 복장은 뭥미?


이들이 요즘 말로 대박을 친 이유를 난 좀 다르게 생각하는데 그냥 인간 관리를 존나 잘 한 것 같다. 이 중 예수는 유일하게 유다라는 이상한 애 하나 키워서 십자가에 쾅쾅쾅 되었지만 나머지 제자들이 나름 어이 포교도 잘 하고 바울도 포텐셜 폭발하며 대박을 쳤다. 석가랑 공자는 뭐 두 말할 필요가 없겠다. 십대제자, 공문십철이라는 드림팀도 운영하고 듣보잡 제자들은 그 수를 세기도 좀 골 아플 정도이니.

여튼 중요한 건 얘네가 제자들에게 엄청나게 존경 받았다는 것. 야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보면 감독의 역할은 욕을 먹든호인으로 불리든 선수들에게 존경 받고 신뢰 받는 거라던데, 얘네는 제자들이 아주 레전드로 띄워 줬으니까. 솔직히 예수는 사상보다는 액션이 멋진 분이시니 넘어간다 해도, 석가랑 공자 제자들은 나름 자기들도 레전드 가까울텐데 다들 스승 말씀 받아 적으며 이야기했으니. 

그렇다, 위 세 분은 자기가 쓴 책이 한 권도 없다. 다 제자들이 귀로 들은 거 외우다가 적당히 기록한 것. 그러니까 얘네들이 작정하고 자기 이름 떨치려 했으면 성인 목록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어찌 보면 이 제자라는 분들은 거의 플라톤 급인지도 모르겠다. 이 양반도 소크라테스 말 기억했다가 적었으니. 물론 플라톤의 경우 자기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다지만 뭐, 굳이 따지고 들면 석가랑 공자 제자들은 안 그렇겠어? 

여튼 성인들로부터 배운 지혜의 결론은 '경영은 인사'란 거다. 고로 한국 최고의 경영자는 이 분이 아닐까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http://www.realfactory.net/trackback/1208 관련글 쓰기

  1. LSH로 경영을 하실듯..
  2. LSH는 사회가 용서하지 않습니다. 경찰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3. 무슨 일이든 결론적으로 경영으로 귀결되는게 순리인듯 합니다.. 그러니깐!! 경영을 하실땐 저도!! 쿨럵!!
  4. 맛이 갈려면 이 정돈 가줘야 ㅋㅋㅋ
  5. 집안일하는로봇
    LSH 울산지부장 자리 혹시 비었나요?
  6. bonafider
    미주지부장에 앉혀주시면... 금발미녀라도...? -_-;;
  7. 지나가며
    저는 채홍사...^^...아니면...위험한가 아닌가 먼저 확인해 주는 그런 역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애플의 힘 : 기크이거나 존뉴비거나애플의 힘 : 기크이거나 존뉴비거나

Posted at 2009/12/11 01:18 | Posted in 노동착취 경영부
아이폰 열풍(?)인지는 잘 모르겠다. 바닥이 바닥인지라 작은 일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일이 너무 잦은지라. 다만 아이팟, 아이폰에 대한 세계적 열풍만큼은 놀라운 일이라 생각하고 나름 관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애플의 성공 이유로는 항상 생태계 구축이 거론된다. 아이튠즈와 애플 앱스토어가 바로 그것이다. 확실히 이들은 놀랍지만 그보다 놀라운 건 애플 그 자체이다. 애플은 원래 기크들, 최소한 코어 유저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던 메이커였다. '우리는 마소와 윈도우에 빠진 이들과는 다르다'라는 정체성을 공유하는 하나의 중심원을 그리던 게 애플이었다. 즉 애플은 일반 라이트 유저들과의 차이를 부각하는 브랜드였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러한 제품이나 메이커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비디오게임 업체의 세가는 그 대표적 예이다. 지금은 더 이상 하드웨어를 생산하지 않고 있으나 세가는 한 때 닌텐도, 소니와 함께 비디오 게임 하드웨어 시장을 놓고 겨루던 회사였다. 항상 대중성에서 밀리며 2인자, 3인자를 면치 못했으나 그래도 코어 게이머들은 세가에 열광했다. 이들은 단순히 세가를 좋아함을 넘어 '세가' 자체에 '진정한 게이머의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부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18세 이상 추천 게임을 발매한 것도 세가에 열광하게 한 원인-_-


비단 세가뿐 아니라 특정 분야에 관심 깊은 이들을 매혹시키는 브랜드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음악이나 영화만 떠올려봐도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이들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대중음악, 대중영화에 대해 혹평을 서슴지 않고 자신들만의 취향, 혹은 수준을 반영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만족시키는 제작사, 제작자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차이를 부각시키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간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들은 거기까지다. 일부 코어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자리매김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 브랜드에 대해 격찬하며 일반 라이트유저들의 문화와의 차이를 내세운다. 그러나 대개 코어 유저들의 문화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이 갭이 벌어지면 오타쿠 문화로 불릴 정도다. 그나마 이런 박한 평가라도 받으면 좋지, 대부분의 그것은 아무런 시선조차 받지 못하고 일반인들이 모르는 곳에서 그 명맥을 이어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맞지나 않으면 다행


그러나 애플은 다르다. '기크들을 열광'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인들마저 그것을 선망'하게 만든다. 애플이 놀라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이팟과 아이폰은 다른 코어 유저들의 소유품처럼 단순한 '차별 가치'를 생산함을 넘어 소위 '쿨함'을 낳는 데 이르렀다. 이건 정말 할 말이 없다. 아이튠즈, 앱스토어, 극강의 UI 모두 이에 도움을 주었을지 모르지만 이건 단순한 부분의 합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다.

재미있는 점은 스티브 잡스 또한 애플 브랜드와 놀랍게도 닮았다는 점이다. 흔히 이건희는 추진력, 정몽구는 뚝심으로 인식되듯 지금까지 많은 CEO들이 기업의 이미지와 철학을 대표하며 기업을 이끌었다. MS의 빌 게이츠는 좋게 말하면 영리함, 나쁘게 말하면 영악함을 대변한다. 그러나 잡스는 아예 전면에 나서 사랑과 열광을 받는다. 이는 애플과 꼭 닮은 꼴이다. 빌 게이츠가 힘을 통해 인정을 받는다면 잡스는 도전과 프론티어라는 상징을 통해 사랑받는다. egoing님의 이야기 전쟁은 이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좀 결과론적이고 어거지스럽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애플의 성공 요인은 생태계 조성도 아니고 극강의 UI도 아니다. 애플의 성공 요인은 애플 그 자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브랜드론이지만 내게는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인 것만 같다. 경영블로거들은 제발 내게 좀 통찰을...

에라이... 무식이 죄다...


http://www.realfactory.net/trackback/1159 관련글 쓰기

  1. 아이폰 열풍? 신드롬? 노이로제! // Philos의 잡다한 생각들 2009/12/15 23:35 [Delete]
  2. 고어핀드의 // gorekun's me2DAY 2009/12/17 10:37 [Delete]
  1. !@#... 그건 잡스의 키가 180을 넘기 때문입니다. 끗.

    그런데 애플의 성공은 애초부터 잡스에 올인되어있죠. 90년대 후반 내내 몰락하다가 잡스의 복귀와 함께 현재의 방향성이 만들어진 것이듯. 경영자로서 이전에 유저로서 상품에 접근하고 그것을 만들어내고야 마는(즉 자기 가지고 싶은 것을 만드는) 밑바닥 벤처 감수성으로 거대기업을 운영하고도 승승장구하는 특수한 경우라서, 경영전문가들도 그 패턴을 재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그저 잡스 건강 이상설 한번 뜰 때 마다 애플 주가가 요동칠 따름입니다. "컴퓨터는 모양이 귀여우면 좋잖아" -> 아이맥으로 애플 부활. "내가 음악을 좀 좋아해서 컬렉션이 좀 많은데, 역시 들고다니고 싶어" -> 다들 피하던 하드디스크 방식의 mp3 플레이어 탄생, 아이팟 신화 시작. "내가 애니메이션 좀 좋아해. 컴퓨터도 좋아해. 그런 거 결합하겠다는 이들이 있으면 돈 좀 주고 싶어." -> 픽사, 일어나다...;;;
    • 2009/12/11 01:31 [Edit/Del]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 게 egoing님의 글처럼 잡스의 이야기꾼 재주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건희 역시 이건희폰(?)의 성공 신화 주역이 되어 있지만 (폰이 너무 작으니 크게 만들라 해서 대성공) 실제 그가 삼성전자 그 자체를 대표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거든요. 같은 신화화지만 이를 계속해서 브랜드 가치와 연관지어 이끄는 힘의 차이가 아닐까요
  2. !@#... 결정적 차이가, 이건희는 취향이 구리니까요(핫핫) 지금 같은 전세계구 이야기를 구축하지 않았을 때도 잡스는 충분히 비슷한(!) 패턴으로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80년대의 AppleII.
    • growing
      2009/12/11 11:07 [Edit/Del]
      정답인듯 합니다. 거니 아저씨와 잡스의 취향은 비교 대상이 아닌 듯 합니다 =ㅅ= 이렇게 나가다 보면 취향의 문제까지 거론해야 하겠지만, 어쨌든 거니 아저씨는 구려요 ㅠㅠㅠ
  3. 당연히 잡스의 신장이 180 이상이라 ...

    농담이고 하여튼 승환님 글 참 재미있게 쓰신단 말이죠. 잘 읽고 갑니다.
  4. 후후.. 아이폰빠심에 훌쩍 빠져사는 논입니다.. ㅋㅋ 좋아요!! 일단 좋습니다.. 뭐라 말해야 할지 몰라도..
    분명한건!! 좋군요!! 이 (가당찮은) 우월함이란.. ㅋㅋㅋ
  5. 저도 애플을 좋아하진 않지만 아이폰은 살수 밖에 없었심....ㄷㄷㄷ
  6. 제 생각에는 잡스의 마인드에 보통 '여성성'이라 말하는 요소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옛날에도 그래픽 UI를 선호하고 간단한 계산기 프로그램 하나도 모서리 둥글게 하기에 집착했던 것을 보면 "뭐든 예쁜 게 좋아"라는 금자씨적 마인드가 있었던 게 아닌지. 남자들은 구석이 네모나든 둥글든 계산만 잘 되면 땡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애플의 제품은 디자인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UI도 직관적이고 편리합니다. 굉장히 여러 번 눌어보고 공부해 보고 해야 사용법을 익히는 것보다는 직관적이고 한번 보면 쉽게 할 수 있는 걸 선호하는 것도 여성적 소비자들의 기호인데, 애플의 제품은 다 그렇습니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폰 나오면 몇몇 남자 Geek 들만 살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저는 여성들이 많이 살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매장 가 보면 여성들이 참 많습니다.
    여성을 위한 제품을 만들면 남자들도 삽니다. 미래의 블루오션이져.
    • 2009/12/14 12:44 [Edit/Del]
      확실히 이 아저씨는 그런 게 있는 듯 해요. 남녀노소 빠져드는 디자인에 UI까지... 그러고보니 민트패드가 생각나네요, 같이 디자인을 중시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는;
  7. 비밀댓글 입니다
  8. 저도 아이폰 사고 싶어요. 으흐흐흑. 내년에 폰 할부금 끝나면 바로 질러버릴 겁니다.
  9. 애플의 성공 이유로는 항상 생태계 구축이 거론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려움. PC시절에는 IBM '호환' PC가 생태계를 구축한 것 아님?
  10. 무식이죄다
    멱살잡고있는 치마씨의 속옷이 보인다(왜 내눈엔 이런게 젤 먼저 보일까?)
    다음 기크 검색 결과중 - <비뇨기과> 조루와 성기크에대해서...
    아무튼 만쉐~
  11. 비밀댓글 입니다
  12. 어떤 창조물이든 창조자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법이죠...
    정확히는 분신이랄 정도루요...
    뭐 그런 의미에서 현대 한쿡에서 먼가 멋진 회사가 나올 가능성은 제롭니다.
  13. 젖터질것 같은 요금정책에 그냥 노키아 오팔이로 질렀다능..
    아이폰이 뭔가요? 먹는건가요..? 우걱우걱...
    ㅋㅋㅋ
  14. 우미쇼 어디 갔냐능?
  15. 김선생
    애플도 한동안 경영난에 허덕이던 때가 있었죠....
    다..때가 있고 그걸 살리냐 못살리냐가 중요하지요..
    그리고 소비의 중심에는 여성이 있다는 진리를
    빨리 알아차린넘이 승리한다는...
    마지막으로 아이폰이 야동폰이라는데 한표 휙!!!
    • 2010/01/29 15:03 [Edit/Del]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야동폰!
  16. 비밀댓글 입니다
  17. 공자는 어찌 보면 과거의 주례를 끌고 들어왔다는 점에서 반동적이었지만, 반동이라 할지라도 그 시대의 기치와는 전혀 다른 것을 들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나름 혁명적이라 볼 수 있겠다.
  18. 반동이라 할지라도 그 시대의 기치와는 전혀 다른 것을 들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나름 혁명적이라 볼 수 있겠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잘난 놈 딜레마잘난 놈 딜레마

Posted at 2009/11/16 13:10 | Posted in 노동착취 경영부
요즘 NBA에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에이스(잘난 놈)가 빠진 팀들의 선전이 바로 그 놈이다.

새크라멘토 킹즈는 에이스 케빈 마틴이 빠진 후 5연승을 달리고 있고 (마틴 있을 때는 4연패)
밀워키 벅스도 에이스 마이클 레드가 빠지고 4승 1패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고 (있을 때 1승 1패)
휴스턴 로케츠는 아예 팀 연봉 절반을 차지하는 두 놈이 빠졌는데 5승 4패 중...

이에 대해서는 아래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1.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대체할 수 있는 팀이 좋은 팀이다.
2. 나머지 이빨들도 꽤 쓸만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해 그 잠재력이 현실화될 수 없었다.
3. 잘난 이빨에 얽매인 나머지 팀의 구조가 최적화되지 못했다.

1번이야 워낙 당연한 말이니 제외하고 (아마도 저 세 팀 중 휴스턴만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2번과 3번은 꽤 눈여겨볼만 하다. 결과적으로 잘난 놈이 팀에 해를 끼친 꼴이기 때문이다.

잘난 놈의 비중이야 다르겠으나 대개 팀은 잘난 놈을 중심으로 짜여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의 뛰어남과 그것이 팀과 잘 맞물려 돌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팀은 그대로 돌아가야 했을까? 아마도 '잘난 놈 중심'을 버리지 못하는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잘난 놈이 의사결정권자를 겸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이를 '꼰대'라고 한다.


대부분의 팀은 보수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연습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는 멤버가 있다면 점차적으로 출전시간을 늘려 줄 것이다. 그러나팀은 여전히 잘난 놈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에 그 변화는 구조적 변화는 아니다. 여전히 팀은 잘난 놈을 중심으로 한 전략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결국 이러한 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에이스의 공백을 통해 기존 구조가 와해되고서야 드러나게 된다.

얼핏 보면 이는 매우 당연한 일이다. 구조를 한 번에 바꾸다가는 무슨 일이 또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 변화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구조적 변화가 겉으로 보이는 큰 기회 비용을 수반하고 있다면, 동시에 보수적 변화는 내재적으로 큰 기회 비용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유지하는 동안 변화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기회를 그만큼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의 예는 운이 좋을 때 이야기다. 대개의 팀들은 잘난 놈이 빠지면 이후 삐걱거리는 경우가 더 많다. 솔직히 그게 정상이고, 잘난 놈들이 죽죽 빠져도 왠만큼 성적을 내고 있는 휴스턴같은 팀은 오히려 예외적 경우이다. 그러나 동시에 휴스턴은 잘난 놈 중심의 조직관을 지니지 않았기에 이처럼 강팀으로 자리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소수의 잘난 놈에 의존함은 잘 되도 그 소수가 빠지면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며, 역으로 안 될 경우에는 개편조차도 힘들 수밖에 없다.

잘난 놈은 분명 잘난 놈이지만 그 외 인간들도 주의를 기울이면 잘난 놈 못지 않게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분위기를 리드하는 20%를 자르면 조용히 따르던 80% 안에서 다시금 20%가 창출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침묵하는 다수는 가능성을 열지 못하고 잉여 전력으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 팀의 잘난 놈은 누구이고, 그를 제외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잘난 놈에게는 기분 나쁜 일이겠지만 꽤 유의미한 질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고 잘난 놈들을 묻어버리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http://www.realfactory.net/trackback/1153 관련글 쓰기

  1. 우리나라에서 젤 높은 놈은 묻는게 개념일수가..있을거 같기도 하고...ㅡㅡ;
  2. 오옷 블로그가 확 바뀌었네요... 적응이 안되서 ㅎㅎ
    아무튼 "실제로 분위기를 리드하는 20%를 자르면 조용히 따르던 80% 안에서 다시금 20%가 창출된다고 한다."는 말이 와닿는군요. 어서 잘려야지 ( - -);
  3. 비밀댓글 입니다
    • 2009/11/16 20:27 [Edit/Del]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내용을 둘러 볼 때 책의 질과 관계 없이 제가 그렇게 좋게 언급할 내용은 아닌가 합니다. 사실 출간하신 책 중 (모 회사에 관계된) 두 권을 읽었는데 이 책들도 내용은 괜찮았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는지라_-_ 좀 거시기할 듯 하네요.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다가 딱 이거다 싶으면 제가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박을 기원합니다 ^^;
    • 2009/11/17 07:13 [Edit/Del]
      아, 저희 책 읽어보셨다니, 감사드립니다^^ 네 잘 알겠습니다. 관심 지속적으로 가져주시고요, 저도 자주자주 놀러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4. 비밀댓글 입니다
  5. 아...진짜 블로그 적응 안되네...
  6. 마오
    블로그 적응이 안된다는 테츠님 말씀에 동감.. ㅋㅋㅋ
    언제 술 한잔해요~~~
  7. 혹시 전자랜드의 연패도 저런 원리일수도 있겠네요. 서장훈이 좀 까이는 분위기던데...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리지선 사장 강연록 'PR 2.0 어디까지 왔나?'리지선 사장 강연록 'PR 2.0 어디까지 왔나?'

Posted at 2009/09/17 11:21 | Posted in 노동착취 경영부

2주전 우연찮은 기회에 전자신문이 개최한 소셜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여기서 미디어유의 대표이사 겸 CEO 겸 CFO 겸 CSO 겸 오너인 리지선 사장의 PR2.0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과다한 업무에 지친 무거운 몸을 이끌고도 수많은 청중 앞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매끈한 강연을 이어나가 '역시 Sun of Korea!', '리지선 대표는 카라의 한승연, 소녀시대의 유리에 비할 수 있는 단연 돋보이는 존재!', '신라에 선덕여왕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리지선이 있다!', '그대를 사랑해 my love~ 그대를 사랑해 my love~', '너무 너무 멋져 눈이 눈이 부셔 숨을 못 쉬겠어 떨리는 girl, gee gee gee gee~', 'Nobody nobody, but you!', '난미미미미미미미미치고싶어~',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등 수많은 극찬을 들었다는 풍문이 있다.

ps. 사실 이 밖에도 다 받아 적었는데 정리하기 귀찮고, 허락 받기도 귀찮아서 그냥 썩혀 놓을까 합니다-_-;

http://www.realfactory.net/trackback/1119 관련글 쓰기

  1. 저련
    선덕을 진성으로 바꾸면.. ㄷㄷㄷ
  2. 암만봐도 아부성 포스트임이 분명.. ㅎㅎ
  3. 유목민
    ㅎㅎㅎ...
  4. 학주니님 말씀에 한표
  5. 승환님 지각이나 결근했음??
  6. 두목누님 관련 포스트 좀 더 자주 올려 주시죠?
    그것 때문에 여기 오는데 말입니다.

    ...아예 두목누님 비공식 팬블로그로 전업하심이 어떠하신지... ^_^;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