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메이저리그, 진짜 야구진짜 메이저리그, 진짜 야구

Posted at 2015/03/31 23:12 | Posted in 책은곧배게 학술부

직장 초년병 시절 이사님께 그런 말을 했다. 


"컨퍼런스나 이런 데 나오는 말들 뻔한 걸로 약 파는 거 아닌가요?"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었다.


"넌 저 사람들만큼 성실하게 해본 적 있냐? 저런 거 아무나 못해. 밥그릇 가지고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7년차가 돼서 나도 비슷한 입장에 처해보니 그렇더라. 발표자료 만드느라 며칠을 밤 새고, 같은 발표를 할 때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용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남들이 보기에는 우습지만 링에 서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프로야구 선수에 관해 쉽게 이야기한다. 멘탈이 글러먹었고, 노력을 안 하고, 프로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제대로 메시지를 던져준다. 야구장은 전장이라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디테일한 싸움이 펼쳐진다. 포수는 하나라도 더 스트라이크를 얻기 위해 심판의 환심을 사고, 주자는 조금이라도 그라운드를 망가뜨리며 불규칙 바운드를 유도하고, 유물로 알려진 스핏볼을 만들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한다. 병살을 막기 위해 스파이크를 들고 그 댓가로 빈볼을 얻어 맞는다. 그래도 야수도, 타자도, 투수도 쫄아서는 안 된다. 150km/h로 날아오는 공 앞에서.


제이슨 켄달이 원래 좀 정상인은 아니라는데 실제로 꼰대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투구수는 중요하지 않고 부상을 달고 있어도 계속 뛰어야 한다고. 이는 과학화된 현대 야구의 원칙에 완전히 위배된다. 하지만 선수들은 실제로 그렇게 뛰고 있다. 생존하기 위해! 한 투수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안 아프고 공 던지는 투수가 어디 있냐"고. 야구뿐만 아니라 많은 스포츠가 그렇다. 비록 관리 시스템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아무튼 20년 가까이 포수를 맡은 이의 책답게 이 책은 정말 생동감이 넘친다. 실제 야구가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야구를 좀 더 재미있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딱이랄까. '야구란 무엇인가'가 야구라는 종목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게 한다면, 이 책은 야구선수에 대해 존경심을 가지게 해준다. 미생을 언급하며 직장을 전쟁터라 하지만, 실제 하루하루를 자기 생존을 걸고 싸우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내 스타일 책이다. 신나게 볼 수 있다. 기자가 다 써준 것 같은데, 켄달의 똘기에 기자의 필력이 합쳐지니 아주 일품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책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내용으로 별 4개에 필력과 내 스타일이라 별 1개 추가. 이창섭 기자가 바쁜 와중에 번역했나 했더니 동명이인의 번역가가 번역. 문장 하나하나가 맛깔나는 게 번역의 질은 아주 좋은 것 같다. 오역이면 뭐 내 알 바 아니고.

저작자 표시 비영리

http://realfactory.net/trackback/1600 관련글 쓰기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1 2 3 4 5 6 7 8 ...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