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게임 셧다운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Posted at 2012/03/21 00:05 | Posted in 예산낭비 문화부

이전 민주통합당과 관련된 흑역사... 와 관련해 만든 자료가 꽤 되는데, 주변의 많은 전문가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앞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며 프로젝트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프로젝트명은 '인지잉여 프로젝트'로 세상에 넘쳐나는 잉여같은 전문가들이 좋은 분석과 대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일단 하나하나 올리도록 하겠으니, 이런 쪽에 관심있는 분들은 연락을. 이런 쪽이 뭐냐면 그냥 이런 글이 재미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연락 주면 된다는 것. 댓글 대환영입니다.




셧다운제는 무엇인가?


엔하위키에 따르면 "2011년 11월 20일부터 대한민국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온라인 게임에 적용되었으며, 이날 이후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밤 12시 ~ 오전 6시 사이에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 국내에서 주민번호를 요구하는 모든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포함하며, 여기에는 일부 소셜 게임들도 포함될 예정"



왜 셧다운제를 하는가?


여성가족부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무려 수면권 보장이다. 아이들이 잠을 잘 수 있는 권리를 누리기 위해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이러한 표면적 논리의 기저에는 '게임 혐오'가 숨어 있다. 청소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죄 없이 까이는 게 게임이다. 이미 2001년 게임에 중독된 중학생이 동생을 살해했다고 하는데, 그 게임이 무려 영웅전설과 이스 이터널로 아주 아기자기한 게임이다. 11년이 지난 2012년에도 게임에 중독된 고교생이 친구를 살해했다고 하는데, 그 게임은 한 발 더 떠서 피파 온라인!

을룡타라도 한 방 먹인 건지(...)


게임 혐오보다 더 아래로 파고들어가면 결국 아이들이 누리는 문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몰이해가 깔려 있다. 아이들이 즐기는 문화에 대한 혐오는 비단 게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만화도 예전부터 분서갱유의 대상으로 학교에서 압수 대상이었으며, 이는 최근 조선일보의 웹툰 조지기에서도 알 수 있다. 만화와 게임은 아이들은 널리 그 문화를 향유하지만, 부모세대의 이해가 깊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자녀교육에 대한 무책임이다. 현재 기성세대의 만화, 게임 등을 무조건적으로 막음으로 해결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표심을 위해 이를 부채질한다. 셧다운제는 근본적으로 청소년들이 “왜 게임에 중독되는지”, “왜 심야에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 도입된 제도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오히려 발생하는 문제들을 게임에 끼워맞추는 수준. 특히 MB 정부들이 기독교적 보수주의관이 득세하며, 여성가족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등이 게임에 대한 일방적 혐오감을 강조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본부에서 다양한 활동 중인 강인중 음반심의위원회 위원장의 수준



셧다운제의 문제들 : 헌법적 측면


게임에 대한 중독 가능성, 또는 극단적 사례를 부정할 수는 없다. 16세 이하가 인터넷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방지하려는 목적'은' 정당하다. 

하지만 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인터넷게임의 지나친 이용으로 인하여 인터넷게임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손상을 입은 것”라는데, 이건 게임만 죽도록 하는 거지, 야밤에 하는 게 아니다. 사실 사교육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게임 할 시간이 밤밖에 없다는 게 함정(...) 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 시행하는 ’선택적 셧다운제’를 하면 해도 될 것을 굳이 하는 것도 문제다.

헌법적으로 게임셧다운제는 아래와 같은 문제를 가진다. 이는 법무법인 정진 이병찬 변호사의 위헌소송을 요약하였음.


1. 게임을 할 권리 침해
일반적 행동자유권은 모든 행위를 할 자유와 행위를 하지 않을 자유로 가치 있는 행동만 그 보호영역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그 보호영역에는 개인의 생활방식과 취미에 관한 사항도 포함. 당연히 게임도 보호해야. 모든 청소년들은 자신의 소질과 능력에 따라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 미국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게임중독 해결 위한 국가기관의 강제적 조치를 위헌판결한 적도.

2. 발현권 침해
게임에 소질과 능력이 있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는 게임을 통해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 2009년을 기준으로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는 약 6조 5,806억원이며, 게임 수출액은 약 1조 5,838억원. 연 e스포츠 상금규모 총 26억원에 프로게이머도 많아. 게임법 제15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e-sports를 지원, 육성하여야 할 법률적 의무까지 있음. 향후 e-sports 선수로 활동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에게 게임이란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자아실현의 수단인데 게임시간 제한은 이들의 발현권 제한. 해외에서는 게이머 최고 등급 Awesome 위에 Korean이라는 등급이 있음. 한국은 국제 대회를 휩쓰는데, 이가 육체 스포츠와 무슨 차이?

한국 게이머가 등장하면 일단 끄고 볼 정도(...)


3. 평등권 침해
헌법은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 셧다운제는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게임을 하는 청소년과 음악, TV 시청 등 다른 활동을 하는 청소년을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 게임이 오락적 요소가 강하지만 다른 여가활동에 비해 청소년들에게 더 유해하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없어. 비온라라인 게임은 할 수 있는데 이혼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풋볼 매니저"나 "문명"과 같이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도 차별해야 하나?

4. 부모의 교육권 침해
모든 부모는 자녀에 대한 교육권을 가지고,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가 있음. 학교 밖의 교육영역에서는 원칙적으로 부모의 교육권이 우위를 차지한다. 모가 자녀의 심야시간 게임을 허용할지 여부는 부모의 교육철학, 자녀의 적성 및 진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모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로, 국가가 제어할 수 없어. 어차피 모텔은 못 가고 담배는 못 팔잖아? 

2500원 국산 담배를 애용합시다?



셧다운제의 문제들 : 실질적 측면


1. 수면권을 보장하지 못함
수면의 '권리'라고 하는데 게임이 억지로 잠 못 자게 하지는 않는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여성가족부가수면의 '의무'를  주장하는 쪽에 가깝다. 일단 자율 침해인데다가 정말 수면권을 보장하려면 수면제를 먹이는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원희룡 의원은 "수면권 보장이 정말 목적이라면 EBS 방송부터 밤 10시 이후에는 수능방송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 사실상 게임을 막지 못함
한국입법학회의 설문에 따르면 게임셧다운제 실시해도, 어떻게든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한다는 대답이 대다수였다. 인터넷을 안하겠다는 청소년은 꼴랑 5.6%. 어차피 비인터넷 게임 외에도, 해외 인터넷 게임은 얼마든지 가능함. 태국은 이미 도입 2년 만에 셧다운제가 유명무실화 됐고, 베트남에서도 그냥 일반 게임하면서 아무 도움도 못 됨. 한국도 청소년의 게임 이용이 꼴랑 4% 줄었다고… 

3. 실증되지 않은 폭력과의 상관관계
펜실베니아대학교의 범죄학자 로런스 셔먼에 따르면 PC 열풍을 타고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미국 가정 속으로 막 쏟아져 들어오던 시기에 오히려 청소년 범죄도 곤두박질. 게임이 그렇게 치명적인 존재라면 비디오 게임이 보급되자 살인사건의 발생 회수가 오히려 줄어든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음. 게임이 현실 폭력의 중요한 원인이라면 우리나라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집단은 프로게이머 집단이어야 하잖아?

아니, 그럼 아리랑치기는 민요 아리랑에서...?


4. 국내 게임에 대한 역차별
골치아픈 문제로 정작 해외 게임은 셧다운제에 적용하기 힘든데, 셧다운제 적용 대상은 주민등록번호를 기반으로 하기에 국내 게임만을 대상으로 한다. 또 X-box 라이브는 주민등록번호 기반이 아니기에 아예 대놓고 12시부터 6시까지 연령과 관계 없이 서비스를 닫았다. 이는 성인계층의 접속권을 막는다는 문제까지 낳는다. 물론 문명, FM 등 오프라인 게임도 즐기게 되면 다양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나름 좋은 효과를 가지기도 하겠다(...)

이런 협상도 배울 수 있(...)



셧다운제의 문제들 : 본인 인증 측면


이 부분은 마냐님의 분석을 기본으로 작성함. 자세한 내용은 이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

1. 청소년 연령 규제와 관련된 법적 혼선
기술적으로 서비스에 해당 연령에 대한 서비스 접근 제한 혹은 동의 절차 보완이 필요한 인터넷서비스사업자에게는 제도 적용 자체가 불가능함. 현재 14세를 기준으로 법정대리인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데, 16세, 18세를 추가해야 하는지 애매함. 더군다나 각 법령마다 규제 연령 기준의 차이가 존재함. 각 기준이 더럽게 많아서 넘어갔는데 위 링크를 통해서 확인 가능.

2. 본인 인증 절차의 문제
오픈웹의 김기창 교수는 "성명과 주민등록번호의 일치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실명인증(실명확인)은 본인확인과는 기술적으로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명확인’이 마치 ‘본인확인’인 것처럼 오해된 채로 통용, 사용되고 있다”고 이야기. 즉 실제로는 본인확인 기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실제로 본인확인이 가능하려면 담배가게에서 민증을 내미는 방법밖에는 없고 도용은 너무나 손쉬움. 또 주민등록번호 데이터베이스는 금융권 등을 통한 신용정보인데, 거래내역이 없으면 실명확인이 되지 않는 문제도 존재함. 더군다나 청소년은 금융거래를 할 일이 별로 없으므로 무지하게 귀찮음. 학생증, 부모 등 법정 대리인 신분증을 함께 제공함.

대리인의 좋은 예(...)


3. 본인 인증의 개인정보보호 문제
2011년에만 메이플스토리 회원 1320만명, 네이트 가입자 3500만명의 비밀번호, 이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됨. 3500만이면 사실상 노인과 어린이를 제외한 전국민이 유출된 격인데(...) 사고 이후 정부는 개인정보 보관 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함. 행정안전부는 개인정보를 최소한도로 수집하도록 규정한 「개인정보보호법」 을 통과시켰으며, 제한적 본인확인제 주무 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방침. 그런데 정작 셧다운제는 시대에 역행하고 있음. 트위터는 사고가 터져도 회원 가입시 이메일과 비밀번호만 수집하기에 아무 문제가 없음.

4. 본인 인증 및 등급분류 이중규제, 연령 규제 문제
이미 15세, 18세 이용가가 존재함. 국민대 법대 박종현 교수님은 “등급 분류를 통하여 유해성이 없다고 판정된 게임물에 대하여 일정시간 이용금지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중규제의 문제를 낳는다. 애초에 유해성이 없다고 판정한 표현물에 대하여 그것이 많이 이용되면 유해성이 발생한다고 결정한 국가행위는 규제 만능의 편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지적질.



실질적 대안


대안은 아래와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대안이라기에는 꽤 크게 봐야 하는 게, 셧다운제를 한다고 뭐가 바뀔 리가 없기 때문이다. 분명히 아이들이 게임에 과몰입하는 문제는 있다. 그렇다면 셧다운제같은 뻘짓하지 말고 아이들이 왜 게임에 과몰입하게 되는지 '아이들의 시각에서' 거시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


1. 입시제도 어떻게 좀 해 봐
게임에 몰입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입시위주 교육에서 성적으로 인해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 가 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부모와의 갈등을 유발하며, 경쟁에서 도태된 청소년들은 차츰 자신감을 상실하게끔 만듦. 결국, 힘들고, 괴로운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청소년들을 게임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 따라서, 입시위주 교육이 근본적인 차원에서 바뀌지 않는다면, 설사 셧다운제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게임중독 문제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것. 그리고 사실 야간자율학습에 학원 다니면 심야밖에 게임할 시간이 없(…)

2. 다른 놀거리 좀 마련해 봐
솔직히 다른 거 하려고 해도 할 게 없다. 노는 것도 돈이 든다. 게임은 집에서 돈 별로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이다. 아이들도 누릴 수 있을만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가 얼마나 있는가? 요즘 스포츠 어쩌고 하는데 전반적으로 있는 애들 위주로 돌아가는 고비용 구조다. 청소년을 위한 대체적인 놀이문화와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게 우선. 무조건 책 던질 게 아니라 독서교육을 즐겁게 받을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3. 교사와 부모도 게임 좀 알자.
교사와 부모가 게임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게 의외로 난점이다. 전혀 모르다보니 일단 사회적 시선에 이끌려 욕하고 끝이다. 이래서는 부모와 자식, 교사와 학생 간 간극이 벌어질 뿐이다. 어차피 아이들이 엄청나게 누리는 놀이문화라면 차라리 이해하자. 각 게임에 대해 잘 설명된 자료를 만들고, 부모와 교사도 체험해서 아이들을 공감으로부터 이끌게 하자. 물론 먼저 폐인이 될 가능성이 있지만(…) 삶의 다양한 선택의 지점들을 열어주고,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자.

4. 애들을 믿자.
공부 아니면 게임이 아니다. 아이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자. 앞으로 수많은 결정을 해나가야 할 아이들이다.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어릴 때부터 하나하나 간섭하는 과정은 결국 억압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열 뿐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http://realfactory.net/trackback/1507 관련글 쓰기

  1. 사실 게임은 학생들 사이에선 중요한 소통의 수단입니다. 대화의 많은 시간이 게임에 관한 이야기에 할애되고, 방학이나 방과후 같이 피씨방을 가는 등. 충분히 하나의 문화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게 게임이라고 보는 저로서는, 왜 게임이 음악 감상이나 악기 연주, 독서에 비해 '수준 낮은 취미'라는 대접을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만화나 게임에 대해 전연령에 걸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존중받는 일본이 대단히 부럽죠.
  2. 핀트 나간 댓글이긴 한데 럭키 스트라이크는 외산 담배인데도 2500원이더군요. 각하의 국가 정체성을 반영한 가격 책정일까요(....
  3. 행인
    아니 웃긴게 셧다운제는 외국의 콘솔 위주 게임은 규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녀석들은 타격 안 받고 국내 온라인게임만 타격을 받는거고, 그렇게 되면 게임중독 같은 건 결코 줄어들거나 하지 않고 외국 게임회사들만 득보는 정책이 될 수 밖에 없죠.

  4. 난 정말 아주 좋은가이 사이트를 읽고 좋아했다. 이 블로그의 내용은 매우 친절했다.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