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바꾸는 세상은 진보적일까?트위터가 바꾸는 세상은 진보적일까?

Posted at 2010/09/07 14:44 | Posted in 불법복제 통신부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까? 당연히 바꾼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개미도 세상을 바꿨고 메뚜기도 세상을 바꿨고 바퀴벌레도 세상을 바꿨다. 요즘은 꼽등이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하물며 이미 한국에서만도 1백만 이상의 인간들이 쓰고 있는 트위터가 세상을 못 바꾼다면 그게 더 문제일 것이다. 근데 왜 이걸 가지고 시끄러운 건지. 솔직히 트위터는 세상을 꽤 많이 바꿀거다. 인터넷의 등장은 세상을 뒤집었고 블로그의 등장도 세상을 무지하게 바꿨다. 트위터라고 그러지 못할 거라 보기는 힘들겠지. 사실 최근의 논쟁은 점점 산으로 가는지라 별로 주의해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여하튼 일하기 싫은 김에 몇 마디...

김작가님은 '트위터는 도구일뿐이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도구는 라이프스타일을 바꿀지언정 변혁의 근간이 되는 하부구조를 바꾸지는 못하죠.'라고 하지만 하부구조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뭐 대체 세상이 언제 변할지는 알 수 없는 것. 그런 측면에서 미디어의 변화는 하부구조 정도는 아닐지라도 그 다음 정도 가는 변화는 된다. 허지웅 기자는 '인류 역사상 단 한 번이라도 신기술이 가장 기본적인 층위의 권력 구조를 바꾼 일이 있던가?'라고 묻지만 난 미디어의 변화는 계속해서 권력 구조에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문자의 탄생은 중앙집권적인 힘의 생산에 기여했고, 인쇄술의 보급은 그 힘을 무너뜨렸다. 이후 상당히 복잡하기는 하지만 전파를 중심으로 한 매체들부터 시작하여 대중에게도 꽤나 많은 정보가 보급되었다. 인터넷의 탄생은 정보의 폭발을 낳았고, 이후 블로그는 대중에게 정보 생산이 가능해지며 또 폭발, 트위터는 아예 유통까지 가능해지며 또또또 폭발로 나아가고 있다. 

뭐 나같은 도시남의 쏘쿨한 시각으로 보자면 '트위터도 그냥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이잖아요!'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자연스러운 변화들이 지금까지 세상에 꽤 많은 변화를 낳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겠지. 특히 이른바 웹 2.0이라는 이제는 당연한 시대에 들어오면서 정보량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태. 언제나 그렇듯 양의 폭발적 증가는 구조 자체를 뒤흔든다.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을 5년 전 인터넷, 10년 전 인터넷을 생각해 보자. 뭐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래도 구조에 변화는 없어'라고 한다면 모르겠다. 그럼 뭐가 세상을 바꿔 온건지.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져서 공룡이 멸종하는 수준이라도 있어야 하는지, AKB48 멤버가 AV에 데뷔해야 하는 건지.

실제로 보면 좀 구린데 그래도 아이돌이잖아, 한승연이 벗었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큰 보시도 없을 거다.


그럼에도 왜 이런 질문에 시끄러운지. 그 이유는 아마 '트위터 낙관론'에 대한 관점일 것이다. 허지웅 씨의 '트위터가 핵폭탄이든 워프엔진이든 신기술의 도구적 미덕에 대해 회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기술찬양할 시간에 거기 담길 내용이나 신경쓰자는거죠.'라는 말과 허지웅 씨의 '저는 트위터로 이슈의 패자부활전이 이뤄지는 모습은 CJ가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것 만큼 파워풀하고,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생각.'이라는 대립은 이런 입장을 잘 보여준다. 즉 이들은 '트위터는 진보에 도움이 되는가?'를 은연중 깔고 있다고 생각한다. 

허지웅 씨가 보여주는 계속적인 냉소에 대한 비판은 앞에서 꽤나 늘어놓았으니 이제 진보나 좀 엮어서 생각해 보자. 고재열 기자는 이 질문에 대해 낙관적인데 여기서부터 그가 꼬이기 시작한다. 그의 문제는 트위터 전체 판을 쉽게 일반화시킨다는 점이다. 트위터는 수많은 사용자가 있는 곳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슈가 오가는 것을, CJ가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CJ를 언급하려면 트위터 안의 엄청난 인간들이 특정 이슈를 떠들어야 한다. 

그러나 독립영화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한정되어 있고 트위터도 딱 그 정도다.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가 우리 생활에서 나오는 수준을 크게 넘지 않는다. 사실 케이블 TV를 재핑하면 굉장히 띠꺼운 두 채널, KTV와 국회방송에서는 의외로 좋은 프로그램을 종종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이는가? never! 그냥 바로 넘어갈 뿐이다. 동일한 가능성 (어쨌건 채널 넘기다 보면 한 번씩 지나간다) 을 부여받은 프로그램조차도 무참히 씹히는데 원할 경우 언제든지 소식을 듣지 않을 수 있는 트위터에서 해당 이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지는 큰 의문이다. 

참고로 KTV를 이미지 검색하면 이딴 사진들이 나오는데 중국의 KTV는 노래방부터 단란주점까지 다양하게 쓰임


이처럼 트위터를 통해 뭐 자신의 관심사와 벗어나는 새로운 걸 받아들이거나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김민석님의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트위터는 취향의 분별을 더욱 강화시켜 변화보다는 분파적 고착을 이끄는 양상이 더 커 보인다. 신속한 정보의 유통을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저널리즘에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그 정보 이후는 완고하다. 그것이 게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인간일 뿐인 이유다.'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우리는 언제나 보는 것만 보고 듣는 것만 듣는다. 

그럼에도 나는 트위터가 어느 정도 진보를 촉진할 거라 생각하는데 이유는 뭐 툴 자체가 그러기 편해서다. 그 동안 억울한 거 많았지만 글 솜씨 안 되고 독자 확보하기 힘들어서 그냥 속 썩이고 살아온 분들도 있었을텐데 어차피 140자면 그냥 이런 문제점은 줄어든다. 뭐 반대 수꼴 입장에서도 이게 가능하다고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키워질만큼은 아직 좌빨이 한 수 위라고 생각하고 좌빨이 수꼴을 알아서 구축할 테니까. 하지만 여전히 진보언론은 망하기 직전이고 트위터 사용자들은 훈수질을 하고 있을 뿐이다. 고재열 기자는 ''트위터를 똑바로 쓰자'라고 웅변하지 않아도 다중의 선택은 항상 상식을 지향합니다.'라고 말하지만 대중은 이명박을 뽑았고 박정희를 그리워한다. 

한일 양국민이 올바른 선택을 한 시노자키 아이님께서 은퇴한다고 함


capcold옹께서는 집단지성에 대해 '저는 그냥 집단지능이라고 부릅니다. 지성은 왠지 성찰과 가치가 들어간 것 같으니까. 그런데 실제 일어나는 과정은 거의 기계적인 과정이에요. 집단지능으로 한번 뭔가 기발한 게 나왔을 때, 그걸 캐치해서 가치를 부여하고 기록을 축적해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기반으로 삼을 때, 그게 반짝쑈가 아니라 진짜 지성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장치를 궁리하기보다 너무 반짝 빛나는 사례 자체의 발굴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언제나 조직화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사람이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 진보가 필요한 것이라면, 개개인의 파워 트위터 사용자보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자체의 판을 읽고 활동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언제나 고민과 노력이 뒤따라 왔다. 허지웅 씨의 반감이 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근거 없는 낙관 후에 누군가의 노력으로 '역시 매체의 힘이야'라고 즐거워하는 것보다 작은 성과라도 그것을 일구기 위한 노력이 소중하지 않을까?


PS. 그러고보니까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가장 많이 변화시킨 서비스는 싸이월드라고 생각함. 사람들 사진 기술과 포토샵 기술이 장난 아니게 늘었다. 그런 과거를 볼 때 트위터는 회사에서 눈치보는 기술을 발전시킬 거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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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딴소리 해보자면 140자라는 제한은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길게 늘여쓰거나 말이 늘어지는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트윗의 140자 제한은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고 짧게 표현할수 있다는 점이....

    하지만 그 마저도 길어서 안 읽는 사람이 나올테죠.. 깔깔깔...
  2. .........그녀가 떠나는데 트위터가 뭔 소용이에요. ( 마눌님 보시면 또 화내실라 )
  3. 마오
    140자 제한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트위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키워질은 키워질일뿐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 키워질을 어떻게 현실세계와 연계할 수 있을 것인가에 고민없이 트위터가 진보적인가, 아닌가를 논하는건 주객이 전도된 듯... 대충 수령님과 비슷한건가?? 요즘 난독증이 완전 쩔고 있어서... ㅠㅠ

    하여튼 한승연이 벗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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