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승환 장애인되다 vol.2리승환 장애인되다 vol.2
Posted at 2009/12/20 23:26 | Posted in 분류없음
하루를 쉬고 회사로 출근하는 날. 언제나처럼 버스에 올라탔다. 집 바로 앞서 버스를 타면 회사까지 원샷에 도착한다. 움직일 때마다 몸에 통증이 있었기에 무슨 출근길이 유태인이 가스실로 가는, 혹은 돼지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여하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옥수역 환승통로에서 한 장애인이 휠체어에 몸을 싣고 계단을 내려왔다.
그 때 문득 아침 출근길이 떠올랐다. 지하철이야 불편하게서라도 휠체어를 타고 이동 가능하지만 버스는 대체 어떻게 이용하는 걸까? 과거 저상버스 - 그러니까 올라타는 계단이 없고 입구가 넓은 - 를 적극 도입한다고 했는데 본 기억은 거의 없다. 이에 반해 선진국의 사례는 주목할만하다.
그러니까 이런 버스
2008년 4월 23일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한 '129개 시·군 대중교통대책 평가' 자료에서 발표한 주요선진국의 저상버스 도입률을 살펴보면 런던 권역 100%, 마드리드 권역 86%, 베를린 권역 80%, 오슬로 권역 79%, 파리 권역 42%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일본 도쿄도의 경우 2007년 기준으로 저상버스의 비율이 73%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저상버스 도입을 단지 장애인의 복지증진 차원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의 측면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놀라운 것은 선진국은 저상버스를 단지 장애인을 위한 버스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포함 노약자 등 구성원 모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에 최대한 저상버스를 이용한다는 철학이다. 한국에서는 장애인이 소수이기에 저상버스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면 외국에서는 장애인 등 (실질적인) 사회적 약자 역시 똑같은 구성원으로 생각하고 사회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지 1년이 넘었다. 그러나 그 시행 자체에는 큰 의미가 있음에도 여전히 장애인의 삶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여전히 저상버스는 턱없이 부족하고 지하철도 솔직히 휠체어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속도를 보면 그야말로 안습이다. 역무원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 참 나올 맛 안 날 것 같다. 그럼에도 장애인도 모든 권리를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누려야 한다는 이 법의 근본 정신이 퍼지고 작은 부분에서 현실화된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몸이 불편한 어떤 분과 제가 같이 버스를 향해 갔는데, 제가 타자마자 버스는 그냥 출발.. 물론 몸이 불편했던 그 사람은 저 멀리서 아직 오지도 못 하고 있었죠.
그 때 참 어이가...
다행이도 저희동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저상버스가 꽤 도입되어서 저런 사례가 좀 줄어들었을 것 같으니 다행이죠.
아마도, 저상버스는 과속방지턱이 하나라도 있는 코스는 운영할 수가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