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진 교수님과 면담김웅진 교수님과 면담
Posted at 2006/04/09 23:37 | Posted in 실천불가능 멘토링부제 공식 시간표는 1주일에 17시간으로 중국어 11시간, 경제학 6시간입니다. 그런데 청강이 14시간이 있습니다. 이 중 12시간은 정치외교학인데 따지고보니 전공보다 많네요. 여하튼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만큼 정치외교학 수업을 청강까지 하며 듣는 이유는 이 쪽을 좀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도 마찬가지이만 고시사이트와 방송대를 통해 커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혼자 뭔가 커리큘럼 짜기가 힘들다보니 오늘 정치외교학과 김웅진 교수님과 잠시 상담을 했습니다. 김웅진 교수님에 대해서는 길게 서술하기는 귀찮고 연구 실적도, 강의도 매우 훌륭한 분입니다. 어제 수업 마치고 잠시 시간 좀 내달라고 하니 의외로 선선히 응하더군요. 이왕이면 밥이라도 얻어먹을 속셈도 있었지만 얍삽하게 한시 약속을 깨고 다섯시로 미뤄버리더군요. 어쨌든 첨 보는 놈이 시간 내달라는데 선선히 응하는 것을 보니 워낙 좋은 집안에서 자라다보니 세상 무서운 줄 모르나 봅니다. 참고로 교수님 동생이 피아니스트 김대진이라는... 쿨럭...
삼십분 정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시간도 그렇고 제 레벨이 낮다보니 뭔가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매우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들은 조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1. 무엇보다 수업에 충실하라. 수업이야말로 대학의 핵심이다.
1-2. 사회과학은 지식이 끊임없이 축적되어 온 학문이다. 난독으로는 정리가 쉽지 않다.
2-1. 정치학은 결국 사람이 살아온 모습에 관한 학문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
2-2. 만약 역사를 잘 모르고서 표면적 데이타만으로 결론을 내리면 왜곡이 뒤따르기 쉽다.
3-1. 현대 정치학의 기본은 서양 정치학이다. 그렇기에 서양의 역사를 잘 알 필요가 있다.
3-2. 서양의 중요한 정치발전 과정의 핵심은 영국사에 들어있다. 영국사를 통독하라.
3-3. 일본의 역사 역시 반드시 알아야 한다. 동북아 삼개국 중 민주주의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국가는 일본 뿐이다.
3-4. 국제정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교사 역시 몇 번이고 눈여겨 보아야 한다.
3-5. 일정 시각을 가진 책은 정사를 본 후에 접하는 게 좋다. 우선은 당파성이 강하지 않은 책을 집어라.
4-1. 과학철학은 어느 정도 방법론의 논리를 이해한 후 공부하는 게 좋다.
4-2. 과학철학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원전을 접하라.
5-1. 사회과학은 자연과학이 아니다. 정치학의 이론이나 개념부터 다지려 들지 마라.
5-2. 기회가 있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해외여행을 가라. 정치선진국의 국민들의 삶에 대한 현장감각을 길러라.
이 밖에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단 체력이 제일 중요하다는 합니다. 외국 친구들은 금요일 밤부터 새벽까지 깽판을 치고 놀면서도 자세잡고 다시금 공부한다더군요. 우리나라처럼 입에서 김치전 나올 때까지 마신다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지만 -_-...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하셨던 점은 절대 서두르지 말라는 점이었습니다. 한 학기동안 영국사만 제대로 훑어도 아주 성공적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또한 제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가라고 하셨습니다. 확실히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보니 맘은 급해지고 몸이 게을러지는데 이제 관계를 좀 역전시켜야겠습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교수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다니, 제가 봐도 전 인간되었습니다. -_- 예전에는 교수들이 그저 싫었는데 여러 방법의 스토킹을 통해 실력있는 교수님들도, 인품있는 교수님들도 꽤 많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교수님을 찾아 수업을 들으려는 제 적극성에 가장 큰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남은 학교 생활은 얼마 안 남았지만 다른 학교까지라도 좋은 교수님들을 찾아다녀 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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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정치학 방법론 수업이 있는 학교도 몇군데 없다고 들었지만, 정치학방법론에 있어서는 국내 제일의 학자라고 할 수있는 분이십니다.
학부시절 수업을 들었었는데...카리스마와 수업장악력이 대단하신 분이시죠